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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중고 (二重苦)
    Humor of the Day 2011. 4. 18. 14:13

    지난 주는 봄날씨답지 않게 낮 시간에 제법 더웠다. 점심을 밖에서 먹고 땀흘리며 들어와서 미팅을 하는데 영 더위는 가시지 않고 졸음이 슬슬 오기 시작했다.  냉커피가 마구 땡기는데 미팅하다말고 1층 교수휴게실에 다녀올 수는 없고 해서 사무원에게 전화로 냉커피를 부탁했다.  보통 때는 차 심부름은 거의 시키지 않지만 같이 회의하시는 다른 과 교수님 핑게도 있고 해서 부탁들 드렸더랬다.

    냉커피를 시원하게 마신 것 까지는 좋았다.

    그 다음 날엔가 학생 중에서 한 명이 지나는 말로 차 심부름은 시키지 마시라고 슬쩍 얘기를 하는게 아닌가.  손님이 오시면 내가 차를 대접하기도 하고, 일정이 바쁘면 옆방에 덜 바빠보이는 학생들에게 부탁하기도 하고, 사무원에게도 하고, 뭐 딱히 정해놓지 않았는데, 냉커피 한 번 부탁했다고 학생한테 잔소리 들으려니 속이 상했다.  우리 연구실에는 손님 접대용 찻잔은 아예 없다.  손님 접대라고 해봤자 자판기 캔음료나 매점에서 사다놓은 병음료 뿐인데, 그나마 냉장고에 "교수 꺼"라고 시커멓게 써놓지 않으면 그 날로 학생들이 낼름 마셔버리기 때문에 손님들이 오실 때 "융숭"하게 대접할 수 있는 여건은 아예 안 갖춰진 셈이다.

    주말에 사업하는 친구들과 만나서 위의 얘기를 해줬더니 나보고 교육을 잘 못 시킨다고 핀잔을 들었다.  직장에서도 사람 사는 맛이 나야지, 그렇게 빡빡하면 안 된다고.  알아서 커피도 좀 타오고, 음료도 챙기게 교육을 시켜야지 누구는 이것만 하고, 누구는 저것만 하고 이렇게 융통성없이 교육을 시켜 내보내면 사회에서 어떻게 적응하겠냐고.  교육자로서 잘 못했다고 실컷 두드려 맞았다.

    어쩌란 말이냐.  냉커피 한 잔의 뒷맛이 너무 쓰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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