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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생각하는 전산학과 대학원 진학 준비
    Professional 2014. 9. 15. 21:27

    교직에 있다 보니 학생들에게 이멜을 많이 받는다. 제일 많이 받는건 외국에서 우리 학과 대학원으로 진학하고 싶다는 이멜인데 거의 매일 한두통씩 오기 때문에 열어보지도 못한다.  그 다음으로는 국내 타대학 학생들이 가끔씩 이멜을 한다.  내가 답을 쓸 수 있는 이멜이 하루에 20-50개밖에 안되는데 매일 받는 이멜은 온갖 필터를 다 돌려도 100개 이상이라 대부분 제목만 보고 지우거나 읽어보더라도 답을 못한다.  그동안 답 못해준 학부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블로그에라도 정리해본다.

    학부생들이 수업 이외로 전공에 대한 심화 공부를 하기는 쉽지 않다.  교수 연구실에 인턴으로 들어가 배울 수도 있지만 수업 들으면서 연구실 일을 한다는건 대학원생도 힘들기 때문에 특정 주제에 대해 맡은 내용에 대해서만 집중하게 된다.  (면접입시 때 연구실에서 인턴하면서 무엇을 했냐고 물어보면 큰 문제에 대해 폭넓게 대답을 잘 하는 학생이 많지 않다.)  우리 학교는 Undergraduate Research Program도 있고, 개별 연구, 졸업 연구 등등 학생이 궁금하거나 관심 많은 주제를 들고 교수에게 찾아가서 같이 연구해볼 수 있는 형태가 많이 있지만, 그래도 해당 분야에서 내가 콕 짚어 하고 싶은  연구 내용을 찾는건 쉽지 않다.

    혼자서 전공에 대해 강의 이상의 공부를 하고 싶다면 다음을 권하고 싶다.

    IEEE SpectrumCommunications of the ACM (CACM)  두 개의 잡지를 권한다.  IEEE Spectrum은 특별히 학부생을 대상으로 IEEE 학회에서 다루는 전분야에 관한 내용을 담는다.  전자 신문 이상의 깊이, 그러나 Nature/Science 보다는 조금더 대중을 대상으로 작성된 기사들이 대부분이라 영어만 되면 나름 즐겁게 읽을만하다.  CACM은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잡지는 아니지만 ACM에서 다루는 전산분야 전체에서 시사성 높은 연구 내용 및 동향을 다룬다.  특히 Research Highlight 같은 경우 이미 게재된 논문을 다시 게재하면서 이 논문이 왜 중요하고 가치있는지를 해설해서 같이 싣기 때문에 해설만봐도 논문의 진가를 파악할 수 있어서 좋다.  처음 논문을 읽는 학생들에게는 좋은 논문과 왜 좋은지 이유가 다 있어서 일석이조의 효과다.

    WIRED 잡지도 재밌고 신기한 내용이 많이 담겨 있고, TechCrunch의 Twitter feed를 통해서도 요즘 소식을 제법 접할 수 있다.

    그 다음은 학과에서 하는 세미나다. 우리 학과는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콜로퀴엄 세미나를 하는데, 석사 1년차나 학부 4학년이나 뭐 두서너 과목 더 들었다 차이밖에 없으니까 하늘 땅 차이는 아닐거다.  콜로퀴엄 세미나는 다양한 분야의 최근 연구 내용에 대해 폭넓게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콜로퀴엄 세미나 뿐만 아니라 교수님들이 초청연사 모시고 하는 세미나도 좋다.  또 우리 학과는 신임교원 후보가 공개 세미나를 하게 되어 있는데 이게 초청 세미나 중에서는 제일 잘 준비된 세미나지 싶다.  신임교원 후보들의 이런 job talk에서는 처음 10-15분 가량 해당 분야 개론적 내용이 들어가고, 그 다음 30-40분은 자기 연구 내용, 그리고 마지막 5분 정도는 해당 분야에서 앞으로 2-5년동안 하고 싶은 자신의 비젼이 들어간다.  직장이 걸려있는 발표이기 때문에 나도 내 평생 제일 열심히 준비했던 발표가 job talk이였더랬고,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사안의 중요성 때문에 엄청 준비해서 대개 발표를 잘 한다.

    요즘은 Coursera 같은 곳에 올라와 있는 전공 강의도 좋다고 한다.  배운 과목도 다른 교수에게 들어보면 새로울테고, 모르는 주제에 대해서는 호기심을 만족시켜줄만 하니까.  학점을 따지 않는 이상 들었다고 해서 다 이해했다고 주장할 근거는 없지만.

    전산학도라면 프로그래밍도 많이 해야하는데 이런 저런 프로젝트 해봤다는 것보다는 내가 2년 이상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활동할 Open Source Project를 찾아서 활동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많은 소프트웨어 시스템들이 오픈 소스로 시작해서 인지도를 높이고, 사용자층을 확보한 다음 서비스 단계로 들어가 상용화되는 예가 굳이 아니더라도 꾸준히 프로그래밍 스킬을 높이고 전공자로써의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좋은 플랫폼이라고 생각된다.

    더 공부하겠다고 방법을 알려달라는 기특한 학생들한테도 답을 못 주는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이렇게나마 조금 덜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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