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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들과의 교과과정 심의위원회
    Professional 2007. 6. 20. 21:31
    종강한 후라 좀 여유가 생겨서 학부생 몇몇과 저녁 식사를 했다.  처음 부임해왔을 때 중진교수님들께서 한 학기에 한 번씩 정도 지도하는 학부생들과 식사를 한다고 하시기에 나도 그래야지 하고 자리를 만들었더랬는데 그 때는 그 나이대의 학생들과 무슨 얘기를 해야할지 몰라서 힘들었더랬다.  이제는 신세대 어휘도 좀 익혔고, 아라보드가 뭔지도 알고, 뭐하는 동아리가 있는지도 파악이 끝나서 캐발랄한 학부생들과의 식사는 정말 즐거운 행사가 되었다.

    봄학기 어느 과목을 쨌고 잘 했고, 여름 방학에는 뭘 할 거고 하는 얘기가 오고 가면서 이 강의는 어떻고 저 강의는 어떻고 얘기가 많았다.  교환학생 다녀온 학생들도 이젠 제법 많아지니까 외국의 강의와 우리 강의를 비교도 하고, 이 과목은 선수 과목과 연결이 잘 되네 안 되네, 저 과목은 우리 학과생을 위해 따로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등 "소비자"의 입장에서 좋은 의견이 많았다.

    이론이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 실제 사용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강의를 짜주면 좋겠다는 의견이 제일 인상적이였다.  내가 학부다닐 때에도 도대체 fourier transformation은 왜 배우는지, OS, DB, 네트워크 따로 배워서 다 합치면 어떻게 돌아가야 하는지, 상용 DB는 도대체 뭐가 다른지 등등등 전산학을 하고나서도 감이 없었다.  대학원을 가면 좀 감이 생기려나 진학했었지만 그리고 나서도 길이 안 보여 취업을 했더랬다.  일도 해보고, 박사도 해보고 결국 시간이 지나니까 뭔가 보이고, "감"이 잡히기 시작했더랬다.  선생들은 다 그렇겠지만 나도 내가 겪은 시행착오를 학생들이 덜 겪고 더 큰 일에 매진하게 해주고 싶은데, 내 생각에도 그리 잘 되고 있는 것 같지가 않아 속상할 때가 종종 있다.

    아직 몇 과목 가르쳐보지 않은 신참인 나한테만 신선한 얘기들일 수도 있겠지만, 나 혼자 듣기에는 아까운 얘기가 많았다.  그렇게 포괄적인 얘기는 딱히 얘기나눌 장도 없고, 교수들에게 전달하기도 쉽지 않아 아쉬운데, mock parliment도 만들고, mock UN도 한다는데 학생들끼리 mock 교과과정 심의위원회를 만들어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들었다.   포괄적인 내용이 아니더라도 각 과목별로는 강의평가에 코멘트를 쓸 수가 있으니까 거기에라도 많이 써주면 좋겠다.  강의한 교수만 읽을 수 있는지, 학과장, 학장, 총장님들까지 읽어서 영향이 일파만파가 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교수들에게는 중요한 "소비자"들의 피드백이다.  다다익선.

    p.s. 참고로 강의평가 결과는 성적입력이 끝난 후, 학생들에게 성적 공지가 된 후 교수들에게 공개된다.  평가를 나쁘게 하거나, 불만을 털어놓은 학생들이 너무 많아 전체 성적을 나쁘게 주시지 않을까 걱정 안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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