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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표 관상학Miscellanies 2022. 11. 17. 14:21
입시철이다. 고등학생들은 수능 준비에 여념이 없고, 대학 졸업반은 취업과 진학에 신경쓰느라 가을학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것이다. 교수들은 중요 업무가 학생 지도이다보니 학생들의 성적표와 이력서를 많이 보게 된다. 지난 20년간 최소한 수천명의 성적표를 봤고 [주1], 수백명의 학생들을 상담했다. 그러다보니 성적표만 봐도 이 학생이 어떤 학부생활을 했구나가 대충 짐작이 간다. 성적표만으로 판단하지는 않지만, 일단 한 학생이 어떻게 성장해왔는지 큰 흐름을 잡을 수는 있다. 나름 통계에 기반한 성적표의 관상학을 풀어놔본다. 우선, 기초 교양 과목 성적과 전공 과목 성적이 차이가 제법 나는 학생들이 있다. 전공 성적이 좋으면 전공이 적성에 잘 맞는 거라서 대학원 진학 시 자기 소개서에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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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유머] 해외 출장Humor of the Day 2022. 11. 17. 10:44
우리나라에서 교수라는 직함은 강의/연구 책임과 함께 국내외 학계에서의 활동과 전문가적 의견을 통한 정책 자문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주어진다. 또는 그런 기회가 많이 주어질 거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지난 주 우리 학부 국제 협력 차원에서 캄보디아 출장을 다녀왔다. 아세안 정상 회담 일정을 파악해야 한다고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일개 교수에겐 현지에서 고생스럽기만 했던 출장이였다. 헌데 어느 모임에서 출장 다녀온 얘기를 했더니 다음의 반응이 나왔다. "아, 아세안 정상 회담 순방팀으로 다녀오셨군요!" "MBC 기자들 못 탄 자리 얻어타고 가셨나요?" 헉.... 담에도 순방팀에 들어가거나 정상 회담 일정을 파악해서 해외출장을 가진 않을 것 같은데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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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치아픔: 팬데믹 시대의 해외 출장비 계정 처리Miscellanies 2022. 1. 6. 19:15
작년 말이다. 2월말 해외 행사 참여를 고심하다가 그 때쯤이면 팬데믹 상황이 좀 좋아지지 않을까 희망을 가지고 출장을 결정했다. 지난 2년간 해외 학회에 가보지 못한 학생 한 명도 같이. 헌데 일정이 2.28부터 3.1까지 이틀. 출장비를 쓰려던 계정은 2.28에 닫혀서 3.1에는 적용이 안 된단다. 학교 본부 연구처에 전화해서 2.28까지 열린 계정이니 만에 하나 법적으로 문제가 되면 책임지겠다고 얘기하고는 출장 허가를 받았다. 과제 자체는 2022.2.28까지 공식 기간이지만 실질적인 정산은 작년 12월에 마감이였다. 1~2월에는 인건비 이외의 다른 비용은 처리가 어려워 비행기표를 12월에 바로 결재했다. 오늘 새로운 반전. 막 이멜로 해당 행사가 온라인으로 변경되었다고 알려왔다. 비행기표는 다행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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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기고문: "아이들 미래 위한다면 코딩부터 가르쳐야"Miscellanies 2021. 9. 13. 12:27
https://n.news.naver.com/article/310/0000090494 50대의 나는 어린 시절 미닫이문이 달렸던 흑백 텔레비전을 기억한다. 드라마 '여로'가 끝나면 채널을 돌리러 달려가는 건 집안 막내 담당. 그러나 동생은 너무 어려서 내가 많이 했던 것 같다. 그 후 컬러 텔레비전도 좋았지만, 리모컨의 등장은 가히 혁명이었다. 소파에 누워서 손가락만 까딱하면 되는 편리함이라니. 텔레비전에 오디오 시스템이 붙고, VHS 플레이어, 케이블 TV 셋탑박스가 추가되면서 조작해야 하는 리모컨 수가 서너 개로 늘었다. 아버지는 여러 개의 리모컨에 적응하셨지만, 어머니는 아버지에 의존해 VHS 비디오 플레이어를 샀을 때부터 전자제품엔 손을 놓으셨다. 전자제품 작동에 능숙해지려면 시간과 노력이 좀 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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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사회 서열화의 단면Miscellanies 2021. 8. 6. 14:14
책상 앞에 앉아 이런 저런 궁금한 게 생기면 논문을 찾아보기도 하고 웹 검색을 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다른 과 교수들, 다른 학교 교수들이 어느 학과에 소속되어 있고 무슨 연구를 하나 살펴보기도 한다. 검색 결과에는 어느 과 소속이라고 나오는데 막상 그 과에 가 보면 학과 이름이 틀렸는지 소속을 옮겼는지 없는 경우도 있다. 헌데 그 학과에 있는지 없는지를 보는게 쉽지 않을 때도 있다. 구성원이 가나다 순으로 나열되어 있지 않아서이다. 외부인으로써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순서로 구성원들이 웹 페이지에 소개되어 있다. 학과 서열순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웹 페이지는 학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 유지하는 사이버 공간이다. 그 웹페이지에 찾아오는 사람들 중에서 학과내 교수들 간의 “서열”을 궁금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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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 기고문] 빨간 돼지저금통에서 클라우드로Miscellanies 2019. 8. 20. 09:45
http://www.daejonilbo.com/news/newsitem.asp?pk_no=1383372 대전일보 :: [외부기고] 빨간 돼지저금통에서 클라우드로 어릴 때 문방구점에 가면 한구석 가득 빨간 돼지저금통이 쌓여 있었다. 설날 세뱃돈으로 그 빨간 저금통을 ... www.daejonilbo.com 어릴 때 문방구점에 가면 한구석 가득 빨간 돼지저금통이 쌓여 있었다. 설날 세뱃돈으로 그 빨간 저금통을 사서 용돈을 모았던 기억이 있다. 요즘엔 학생들을 위한 용돈관리 특화 신용카드가 나와서 현금으로 받는 용돈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 필자가 자랄 때 용돈을 모아 샀던 것 중에 제일 큰 물건이 컴퓨터였다. 전공이 컴퓨터라서 대학 들어와 알바비와 용돈을 긁어모아 샀다. 플로피 디스크에 이런저런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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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500: Technical Writing for Computer Sciences (전산학도를 위한 영어작문)Professional 2019. 1. 24. 20:19
지난 봄부터 우리 학교 EFL 프로그램(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Program)의 Carter Peyton 교수님을 도와 "전산학도를 위한 영작과목" 설계에 참여했다. EFL에서는 CC500 (Technical Writing) 과목이 분야에 상관없는 일반적인 내용이라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해당 분야별 맞춤 과목 설계를 시도하게 되었다고 한다. 지난 15년 넘게 학생들과 영어 논문을 써오면서 나도 나름 노우하우가 쌓였고, 학생들 영어 실력도 전반적으로 크게 향상됐지만 한계를 느끼고 있던 참이라 너무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과목 설계에 참여했다. 우선, 기초를 다지기 위한 첫 3-4주 과정은 기존의 CC500과 대동소이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이 부분은 "Academ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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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교원 인터뷰 (Job Talk) IIProfessional 2018. 12. 10. 20:49
블로그에 Job Talk에 관한 글을 올린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다시 읽어보니 중요성만 써있지, 어떻게 구성해야되는지는 작성되어 있지 않아서 보태본다. Job Talk는 학술대회처럼 특정 분야 사람들만 듣는게 아니기 때문에 전산 학부 정도의 배경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발표 준비를 해야한다. 해서 내 분야 연구가 현재 컴퓨팅 산업/학계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10~15분 정도 설명해줘야한다. 내 전공분야에서는 너무나 익숙한 용어들도 타분야 사람들에게는 낯설기 때문에 설명을 아주 상식적인 수준으로 해야한다. 예를 들어, 네트워크 분야에서는 TCP/IP가 뻔한 얘기일 수 있지만, 이론이나 그래픽하는 사람들한테는 "학부때 배웠는데 뭐였더라?" 이럴 수 있다는 얘기다. 그 다음에는 내 박사 논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