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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 성실 중단Professional 2015. 2. 23. 18:18
구정 연휴 마치고 출근한 월요일, 처음 받은 전화가 과제 중단 통고였다. 휴가에서 누렸던 나른함이 한 방에 날아갔고, 아~ 인생 편할 날 없구나라는 절망감에 목이 타올랐다.문제의 과제는 "신뢰성 검증을 겸비한 대규모 소셜스트림 분석 플랫폼 연구" 과제로 3명의 교수가 매년 2억 예산으로 3년간 진행하는 과제였다. 2년차에 상대평가를 받게되면서 하위 10%에 들어가 탈락하게되었다. 과제 짤린게 무슨 자랑이라고 블로그에 올리냐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난 12년간 국내에서 과제를 하면서 겪었던 고충 중 제일 강도가 높아서 마음을 가다듬고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지 싶어 적어본다.예전에 정보통신부(정통부)를 거쳐 지경부에서 방통위로 관리 체계가 바뀌는 동안 3+2 과제를 했던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5명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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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나믹 코리아 (I): 아프리카와 우리Miscellanies 2015. 2. 9. 16:07
방학이지만 강의만 없다 뿐이지, 여늬 때처럼 학교 안팎으로 분주하다. 이번 주에는 중국 칭화대에서 방문단이 학교에 오는데 우리 전산학과에도 한 시간 방문하기로 되어 있어서 학과장님께서 국제협력위의 참석을 부탁해오셨다. 작년 한 해 우리 학과 국제협력위에서 챙겼던 교류 내역을 살펴보면 러시아, 태국, 우즈베키스탄, 독일, 덴마크, 이스라엘 등등이다. 미국보다는 유럽, 아시아권 대학들이 더 많다. 거리상의 잇점도 있을테고, 국가별 국제 협력에 대한 우선순위가 다른 이유도 있는 것 같다. 학과 차원 교류를 빼고, 초청 세미나, 공동 과제, 과제비 수주 등으로 살펴보면 아마도 미국이 제일 많았겠지만.몇 년 전인가 아프리카 유수 대학의 전산학과 학과장과 단대 학장들을 초청해서 국제교류 가능성 타진을 위한 워크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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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분야 학술 평가지표 개선안Professional 2014. 12. 23. 15:50
SCI 기반 평가지표를 개선하고자 한국정보과학회에서 학술대회 목록을 제정했다. 지난 11월 7일 공청회를 거쳤고, 2015년부터는 국가과제 평가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우수 학회 총 64개, 우수학회 총 215개. 우선 급한대로 최우수학회 총 64개만 나열해본다. 나머지 자료는 링크한 공청회 자료와 학술대회 목록을 참조하길.Algorithm / Theory: FOCS, STOC, SODA, LICS, SOCGArtificial Intelligence / Machine Learning: AAAI, IJCAI, ICML, NIPSComputer Vision & Pattern Recognition: CVPR, ICCV, ECCVNatural Language Processing: ACL, COL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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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말이라도...Humor of the Day 2014. 11. 30. 01:13
코딩을 좋아하고 잘 하는 학생이 있는데, 글쓰는 거에 익숙치 않다보니 논문써오라고 하면 도망만 다닌다.[교수] 이 정도 했으면 논문으로 정리하자.[학생A] 한 학기만 더 해보고, 디버깅 좀 더 해서 여름에 쓰고 싶습니다. 봄학기 마치고, 어느 여름 날.[교수] 학기 마쳤으니, 논문쓰자.[학생A] 좀더 고친 다음에 겨울에 쓰고 싶습니다.[교수] ....[학생B] 쓰면서 고쳐. 논문은 그렇게 쓰는거야[학생A] (벼락맞은 표정) 2주 후, 논문은 완성되어 제출되었고, 어느 학회에 accept되어 해피엔딩이 되었습니다.*******이 대화의 교훈. 똑같은 말이라도 교수가 하면 안 듣고, 동료가 하면 듣는다. 왜? 교수는 자기 처지와 다르다고 생각되지만, 같은 학생 처지에서 해주는 말은 같은 경험에서 온다고 믿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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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의 밤"과 "Male Allies Plenary Panel"Miscellanies 2014. 10. 14. 03:00
매년 Anita Borg Institute에서 Grace Hopper Celebration이란 학회를 한다. 디버깅이란 말을 처음 만들어냈고, 여성 최초 프로그래머 중 한 분인 Grace Hopper를 기념하는 행사로 전산분야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만나서 네트워킹하고 최신 연구 내용을 공유하는 장이다. 나는 한 번도 못 가봤지만 언젠가는 가봤으면 하고 벼르던 학회이기도 하다.엊그제 페북의 여친들이 GHC 관련된 기사들 링크와 코멘트를 다느라 바빴다. 뭔일인가 살펴보니 올해 GHC에 Male Allies Plenary Panel을 만들어서 마이크로소프트 CEO인 Satya Nadella를 비롯해 GoDaddy CEO Blake Irving, 페북 CTO Mike Schroepfer, 구글 SVP Alan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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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졸업 30주년 홈커밍을 준비하며Miscellanies 2014. 9. 19. 18:36
오늘 난생 처음으로 여중생들을 대상으로 전산학에 대해서 40분짜리 강의를 했다. 얼마만인가 여중생들을 이렇게 우르르 만나본게. 중학교 졸업하곤 처음 아닌가? 그렇쟎아도 모교에서 마침 가을 축제한다고 동문 선배들이 가셔서는 카톡방에 사진을 우르르 올려주셔서 보면서 옛날 생각하는 하루다.공부 마치고 직장 잡고 귀국했던 때다. 고등학교에서 부모님 댁으로 연락이 몇 번 왔었다고 들었는데 그 땐 너무 바빠서 무슨 일일까 생각해볼 틈도 없었다. 아이러브스쿨이 유행이였다고는 하지만, 거기도 들어가볼 짬이 없었고. 비단 나만이 아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20년쯤 후면, 대부분 직장에서 한참 과장, 부장하면서 바쁠때다.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도 애가 막 초등학교 졸업하고 중학교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학원 보내고, 뒤치닥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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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전산학과 대학원 진학 준비Professional 2014. 9. 15. 21:27
교직에 있다 보니 학생들에게 이멜을 많이 받는다. 제일 많이 받는건 외국에서 우리 학과 대학원으로 진학하고 싶다는 이멜인데 거의 매일 한두통씩 오기 때문에 열어보지도 못한다. 그 다음으로는 국내 타대학 학생들이 가끔씩 이멜을 한다. 내가 답을 쓸 수 있는 이멜이 하루에 20-50개밖에 안되는데 매일 받는 이멜은 온갖 필터를 다 돌려도 100개 이상이라 대부분 제목만 보고 지우거나 읽어보더라도 답을 못한다. 그동안 답 못해준 학부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블로그에라도 정리해본다.학부생들이 수업 이외로 전공에 대한 심화 공부를 하기는 쉽지 않다. 교수 연구실에 인턴으로 들어가 배울 수도 있지만 수업 들으면서 연구실 일을 한다는건 대학원생도 힘들기 때문에 특정 주제에 대해 맡은 내용에 대해서만 집중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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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서 쓰기Professional 2014. 8. 28. 00:47
이번 주에 우리 학과 2015년 전기 대학원 면접 입시가 치뤄졌다. 박사 과정 지원자들의 경우 지도교수가 추천서를 학과 사무실로 제출한다. 그래서 입시에 참가하면 다른 교수들이 쓴 추천서를 보게 된다. 추천서에는 학생의 장점이 무엇인지 교수들 나름대로의 스타일로 부각되어 있다. 언제부턴가 난 이 추천서를 영어로 쓰기 시작했다. 우리 학과에는 영어가 편하신 분들이 제법 되서 나만 추천서를 영어로 쓰는 건 아니다. 올해의 경우에는 추천서를 써야한다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아서 후다닥 내야했기에 대강 우리말로 써서 낼까 했지만 기왕 쓰는거 한두시간만 더 투자하자 하곤 영어로 냈다.왜? 입시에 우리 학과의 외국인 교수가 들어올지도 몰라서? 물론 그것도 고려했지만, 제일 큰 이유는 앞으로 써야할 추천서가 줄줄이라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