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or of the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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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명언Humor of the Day 2009. 11. 6. 19:48
오랫만에 주말에 집에 있게 됐다. 이 참에 그동안 밀린 논문 리뷰나 착실하게 해야지 큰 맘먹고 공부할 거리를 집으로 싸왔다. OSDI, NSDI 각각 6년치 논문집을 가지고 오려다 보니 '내가 정말 이걸 다 볼 수 있을까' 내 스스로도 의심이 되서 책 옮기는 걸 도와주던 학생에게 의견을 물었더니 '수학여행에 정석을 싸가는 것 같다고나 할까요'라고 답을 하는게 아닌가! 정말 너무 정확한 표현이라 무릎을 치며 감탄을 했다. 이고지고 싸가지고 온 책을 응접실에 풀어놓으니 한가득이다. '수학여행에 정석'을 싸가지고 가서는 눈치보느라 (내 경우에는 낮잠자고 테레비보느라) 한 번 펴보지도 못하고 왔을 그런 찌질이가 되지 않으려면 이번 주말에는 조금이라도 들쳐보고 밑줄이라도 쳐가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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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o PingHumor of the Day 2009. 6. 5. 17:38
봄에 해외 출장을 갔던 쮜리히 거리에서 "Luo Ping" (羅聘, 라빙) 이란 18세기 중국 화가의 작품 전시회 포스터를 보았다. 전시회가 열렸던 Museum Rietberg Zürich의 웹피이지에 나와 있는 그림처럼 머리를 다 풀어헤쳤지만 어린애 같기도 하고 해탈한 듯 하기도 한 미소를 지닌 얼굴에 여행의 피로가 다 풀렸더랬었다. 아쉽게도 시간이 없어서 전시회를 못 보고 왔는데, 고맙게도 친구들이 포스터를 구해 보내주었다. 너무 근사해서 연구실의 학생들에게 보여줬더니 어느 학생 왈, "굉장히 네트워크스러운 이름이네요." 헐! 우리 학생들이 너무 열공하는 듯. 여름에 휴가 꼭 다녀오라고 말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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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Humor of the Day 2009. 1. 20. 22:05
한참 논문쓰느라 바쁜 1월이다. 여름이 여행하기 편한 시기라 학회들이 많아서 그런지 매년 1월부터 5월까지는 논문쓰느라 고달프다. 학생들이 써가지고 온 논문에 대해 코멘트를 하다가 보면 "we try a few methods"와 같이 일상생활 영어로는 괜찮지만 논문에서는 적절하지 못한 표현을 보게된다. 논문은 한 일과 그 결과에 대해서만 작성해야지 해봤는데 잘 안 되서 뭐 다시 했다 이런 내용은 실은 필요가 없다. 잘 안 됐다는 점이 중요해서 그 부분을 부각해서 논문을 따로 쓰는게 아니라면 말이다. 그래서 "try"라는 단어는 거의 쓰지 않는다.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 거지. 그리고 "a few"란 표현도 될 수 있으면 안 쓴다. 정확하게 몇 개를 해봤다고 써야한다. 그래서 학생들이 이렇게 흐리멍텅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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탔니?Humor of the Day 2009. 1. 3. 21:48
2008년 마지막 날 어머니와 나눈 대화. "너 머리가 빨갛다. 탔니?" "으악 엄마 보라색 물들여서 그렇쟎아!!!" 우리 어머니는 원체 고단수이시다. 그러니까 이번 사건도 결코 엉뚱하게 괜한 소리하신게 아니라 2009년을 맞이하면서 나한테 무언가 메시지를 보내시려고 했던 것 같은데 나는 어머니같은 고단수가 아니라 이해를 못했다. 날나리 같으니까 이제 좀 점쟎아지란 말씀이신지, 연세때문에 눈이 침침해진다는 걸 호소하려고 그러신건지, 어렵다. 어찌 되었건 어머니의 "시대착오적"인 관측에 한바탕 웃었다. 상쾌한 2009년의 시작이다. 2년동안 질질 끌어오던 집 앞 도로가 개통되서 출근시간이 드디어 10분 이내로 줄었고, 조카들 덕분에 많이 웃었고, 신년벽두부터 이래저래 웃으며 바빴다. 이렇게 웃음이 충만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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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ll Name = fullnameHumor of the Day 2008. 12. 29. 23:13
학부생에게 들은 얘기다. 대학교에 처음 와서 포탈 계정을 만들 때 이멜 계정도 같이 만들었는데, 그 때 될 수 있으면 성과 이름을 다 쓰라고 했단다. 근데 그 안내문이 영어로 떴었단다. "Full Name"을 쓰시오 정도였나? 그래서 그 학생은 fullname이라고 썼단다. 그래서 이멜 계정 이름이 fullname이 됐단다. 반나절은 그 얘기를 생각하면서 웃었나 보다. p.s. 연말이라 정신이 하나도 없이 바쁘다. 새해를 맞기 전에 연구실이라도 깨끗하게 청소해놓고, 읽고 싶었던 논문 다만 몇 개라도 읽고 2009년을 맞이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허겁지겁 새해를 맞으면 안되는데. 어쨌건 다가 오는 2009년을 막을 수는 없으니. 모두모두 새해 건강하고 복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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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지 사진Humor of the Day 2008. 7. 11. 07:48
엊그제는 졸업한 학생에게서 메신저 요청이 왔다. 저널에 보내야하는 논문 리뷰를 제때 해주지 못한 죄때문에 미안해하고 있던 참이라 스카이프로 전화를 했다. 리뷰어 코멘트에 대한 답 몇 개 같이 챙기고 나서는 논문 뒤에 실을 사진 얘기가 나왔다. 다른 저자들이 사진을 보내주지 않아서 일단 급한대로 개인 홈피에서 긁어다 붙였다고 하는데 살펴보니 웃음이 마구 터져나왔다. 번듯하게 사진관에서 양복입고 고개 살짝 옆으로 돌리고 웃는 사진은 아무도 없는 정도가 아니였다. 누구는 야외에서 화사하게 찍었고, 누구는 영화배우처럼 비스듬히 멋내고 찍고, 하나는 기타들고 즐겁게. 마지막 하나는 죄수같게 보이는 각도로. 저널에 실린 사진 많이 봤지만, 이런 "motley crew"는 하나도 없었던 듯. 이대로 나가면 다른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