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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과학재단 과제를 좋아하는 이유
    Miscellanies 2008. 5. 28. 10:44
    올봄에는 박사 학생 수가 제법 늘어나서 과제 규모를 키워야했다.  이번 주도 당장 과제 제안서 2개를 쓰느라 눈코뜰새가 없다.  매년 봄이면 과제 제안서쓰느라 헉헉대다보니 과제 발주 기관별로 과제 관리를 비교하게 되는데 과학재단 과제 관리가 내게는 제일 편하다.

    일단 과제 기간이 대개 3년 이상이다.  과제 기간이 일년 이하이면 제안서, 최종 결과보고서 쓰면 일년이다.  정부출연 과제들은 해당 기관 예산이 일년 단위로 나오기 때문에 위탁과제 기간은 더 짧아져서 6개월이 된다.  이 렇게 되면 그냥 하고 있던 연구 내용과 맞는 내용이면 하는 거지, 의욕적으로 새로운 연구는 할 수 없다.

    다음에는 과제 관련 서류 작성이다.  제안서 형식을 살펴보면 연구 내용 관련된 부분은 서너개 항목으로 정리되고, 연구원 실적은 대표 실적만 적으면 된다.  예산도 항목별 표로 만들어져 있어서 입력이 쉽다. 

    과제비 관리도 용이하다.  3년 과제의 경우, 1년, 2년차에서 일정 비율 이하의 예산이 남으면 그 다음 해로 이월을 해준다.  과제비 관리 해보면 알겠지만, 어떤 과제는 과제비를 남겨도 발주처에서 귀찮아 하기 때문에 연말에 과제비를 딱 마쳐 다 쓰는 것도 일이다.  ("회식비 38,406원 남았으니까 그것만큼만 드세요"라는 말 사무원에게서 안들어 본 사람있을까?)

    그리고 다양한 과제 형태가 있어서 자신의 경력과 연구 내용에 맞게 신청할 수가 있다.  학생 수가 어느 정도 되고, 연구의 틀이 잡혔다 생각되면 좀 큰 연구를 꿈꿔 보기도 하고, 학제간 연구도 할 수 있고, 연구단을 만들어볼 수도 있다.  다른 기관 과제들은 대개 기관 사업에 관련된 단기 과제이기 때문에 쉽지 않지만, 정통부, 산자부 등의 대규모 장기 과제들도 관리는 단기 과제하듯이 빡빡하기 때문에 과제 관리 O/H가 만만치 않다.

    마지막으로 과제 발표가 없고, 최종 보고서 양식도 reasonable하다.  (대규모 과제의 경우에는 발표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소규모만 해봐서 없었다.)  과제 제안서 내고, 발표하고, 또 중간 보고서 내고, 최종 보고서 내고, 또 발표하러 가고.  과제 발주 기관에서는 관리 차원에서 필요하겠지만, 상대적으로 연구에서 시간을 뺏아가는 셈이기 때문에 일정 액수 이하의 과제는 고려를 해주면 좋겠다.

    과학재단 과제라고 다 좋은 건 아니다.  예산 작성할 때 각 항목별 세세한 품목은 적어넣는 것은 여늬 과제처럼 불편하다.  작년 예산 사용 내역 살펴보고 대충 올해는 뭐에 어디 들어가겠구나야 짐작할 수 있지만, 토너를 2개 쓸 지, 3개 쓸 지, 복사하는데 5만원이 들 지, 10만원이 들 지 어떻게 알아내서 예산을 작성하라는 건지는.  예산 액수 맞추느라 복사 인쇄 매수 50장에서 231장으로 바꿔보고, 국내 출장비 1달에 1번에서 2번으로 바꾸다 날새는 날이면 서글프다.

    이제는 그래도 제법 자리가 잡혀서 많은 부분을 사무원 담당으로 넘겨서 편해졌지만, 좀더 효율적인 과제 관리가 가능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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