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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년 동안 우리 연구실에서 졸업한 모든 학생들과 졸업 전에 exit interview를 했다.  학교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교수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를 할 기회랄까.  내가 지도교수의 모자를 벗고 마주하는 첫 자리쯤 되는 것 같다.   학생 지도 및 연구실 운영에 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어서 내게 큰 도움이 되었는데 연구실에 남아 있는 후배들도 살펴보면 좋을 듯 해서 공개한다.

Questions:

Were you happy with your pay, benefits and other incentives?

Did you receive sufficient feedback about your performance?

Did your grad school life turn out to be as you expected?

What did you like most about this lab?

What did you like least about this lab?

What was most satistying?

What was least satisfying?

A piece of advice to the advisor?

 

Answers:

 + home-made meals were memorable.

 - rough words are sometimes hard on students.

 - student self-review: not well prepared for grad school (coursework, english, ...) 
 + flexible, self-governing time management

 - 집중할 공간/토론할 공간 부족

 + 물리과와의 학제간 연구 좋았다

 - 교수가 학생들과 같이 있는 시간이 좀더 많았으면 좋겠다

 - 교수의 연구 시간이 절대 부족선택과 집중 필요.

 + 새로운 challenge에 대해 물러서지 않은 점이 좋았다

 - 스카이프 사용시 교수의 "바쁘냐"와 같은 용어가 거칠다

 + Communication의 중요성을 배웠다

 - Feedback을 구체적으로 주면 좋겠다

 - 미팅시간이 미뤄지면 언제로 정해질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어렵다.

 + 규칙적인 주간 미팅, 박사과정들과의 심도있는 연구 관련 토의,

   게임을 편하게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좋았다.

 + 학생 지도법이 많이 부드러워지셨다.

 + 자율스러운 분위기

 - 월요일 미팅은 부담스럽다

 - 같은 분야 연구하는 동료가 없어서 좀 외로왔다.

 - 연구실 분위기가 자유로워서 풀어질 때는 너무 풀어진다.

(+ 스스로 통제력을 키워야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좋다)

 o 석사초창기부터 논문 내용을 효율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해보면 좋겠다.

   랩 차원에서 공동 관리가 되어도 좋겠다.

 - 봉급은 더 많아도 좋겠다

 - 섬세한 지도를 통해 경쟁력 강화 필요

 - 슬럼프에 빠져있을 때 연구에 관해 깊게 토론하며 자극을 줄 수 있는 동료가 필요하다

 - 학생들에게 던진 사소한 멘트들이 상처가 될 수 있다

 + 수평적 관계

 

Posted by 주니고모
교과 과정 설계는 교수들에게 제일 중요한 일 중의 하나이다.  학과, 단대, 학교 단위로 교과과정 심의위원회가 있고, 전공 분야별로 모여서 과목 개설여부를 조절하고, 학과에 2년 강의 계획서를 매학기 제출한다.  헌데 이런 진행형의 교과 과정에 대한 정보가 학생들에게는 전달되기가 쉽지 않다.  교과 과정 심의위원회 회의록이나 학과에 제출된 2년 강의 계획서가 공개되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ICU 통합 이후 지난 2년간 교과 과정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교수 수 증가로 강의 수도 증가하였는데, 다시 재정비하면서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해서 내가 아는 만큼 네트워크 과목의 변천사에 대해서 적어볼까 한다.

2003년 가을학기 KAIST에 부임했을 때, 네크워크 관련해서는 400, 500, 600대 과목이 하나씩 있었다.  441에서는 학부생들에게 전산망 개론을 가르쳤고, 540은 대학원생들에게 학부 전산망 과목에 기초해서 좀더 최신 연구 내용을 다루었고, 644은 주로 논문 위주로 다루었다.  700대 특강 과목이 있었는지는 내가 가르친 적이 없어서 가물가물하다.  대학원 과목에서 540과 644의 차별화가 오랜 고민으로 몇 년간의 논의를 거쳐 644를 폐강하였다.  441과 540은 컴퓨터 네트워크의 기초에 해당되는 내용으로 441은 교과서 위주로, 540은 주로 최신 논문 위주로 정비되었다.

전산학과 전공 필수에 들어있지 않지만 전산과 학부생이라면 꼭 들어야하는 과목들이 시스템 프로그래밍, 형식언어 및 오토마타, 컴파일러 설계, 데이터베이스 개론, 소프트웨어 공학 개론, 인공 지능 개론, 전산망 개론이라고 생각된다.  대학원 진학을 하건, 취직을 하건, 어느 분야에서 일하느냐 상관없이 기초 개념을 알아놓으면 상호연관되서 컴퓨터 시스템 전체를 보는 안목이 생기기 때문이다.  인터넷 관련 지식이 더이상 전산과 학생들에게 전공 선택 중 하나가 아닌, 꼭 들어야 하는 과목이 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네트워크 분야 교수들 사이에 형성되서 전산망 개론을 400대 과목에서 300대 단위로 낮추면서 실습을 추가하여 4학점 341로 2011년 가을부터 변경하였다. 441이 341로 바뀌면서 학기도 봄학기에서 가을로 바뀌었다.  2010년 봄에 441이 개설되었고, 2011년 가을에 341이 열렸는데, 문제는 실습이 많은 운영체제 및 실험과 같은 학기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341이 2012년 봄학기에 개설되지 않았으니 2011년과 마찬가지로 가을학기에 운영체제 및 실험과 같이 열릴텐데 강의 부담에 대해 교수들간에 추가 논의가 필요한 싯점이다.

네트워크 기초 과목인 341과 540 이외에도 추가의 과목들이 여럿 생겼다.

542 인터넷 시스템 기술 과목은 웹 서비스에 촛점을 둔 과목으로 2004년 봄에 파일럿으로 시작해,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매해 가을에 열렸다.  (참고: 새로운 과목을 열기 위해서는 교과과정 심의위원회를 통과해야하는데 대개 1-2년 교과목 번호를 할당받지 않고, 특강으로 열어서 학생들의 호응을 살펴본 후, 교과목 개설 신청서를 제출해야 단대 및 학교 교과과정 위원회에서 통과시켜준다.)

443 분산 알고리즘과 시스템 과목은 대규모 자료 처리를 위한 MapReduce 실습의 필요성을 학생들에게 경험하도록 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2007 가을 - 2008 봄 UCSD에서 안식년을 하면서 UW에서 Google 101, UCSD에서도 비슷한 내용으로 학부생들이 MapReduce를 직접 경험해보는 과목이 생긴 것에 자극받아 만들게 되었다. 2008년/2009년 가을에 492 특강 과목으로 두 번의 파일럿 개설 후, 2010년 가을에는 정식 교과목 번호를 받았다.  2011년에는 개설되지 못하였다.

 542와 443는 인터넷 기술 발달의 시대상을 대변하는 과목으로 2000년대 초기에는 웹 서버 성능이 큰 관건이였고, 서버 클러스터에서의 서비스 설계가 중요한 문제였다. 2000년대 후반 들어서는 구글이 대규모 자료 수집 및 분석을 통해 부가 서비스를 창출하면서 MapReduce와 같은 대규모 분산처리 framework이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또한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의 상용화로 Amazon EC2, Windows Azure 등등의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가 제공되기 시작하면서 네트워크 기술과 분산처리 시스템 기술의 구분이 애매해지기 시작했다. 

 분산 시스템 과목은 2002년을 마지막으로 2000년대에는 개설되지 않았다가, ICU 통합 후 543으로 만들어졌다.
443/542/543 교과목간의 차별화를 위해 443과 542를 통합하여 542로 남기고, 543은 유지하기로 하였다.  542는 인터넷 시스템 기술이라는 교과목명에 맞게 시대 변천을 반영하여 지속적으로 바뀌어 나가는 내용으로 정비하며, 543는 synchronization, consistency, fault tolerance, IPC, replication, concurrency 등을 다루는 내용으로 정착되었다.

542는 이번 학기부터는 웹사이언스공학과 WST510 웹 아키텍쳐 과목으로 공동 개설된다.  웹 상의 많은 서비스들에 소셜 네트워크에 기반한 기능들이 들어가기 시작하였고, 트위터 파생 서비스가 백만개를 돌파한 싯점에서 소셜 네트워크를 중요인터넷 서비스로 포함시키게 되었다.  443은 학부 과목이였고, 542은 대학원 과목이지만, 500대 과목은 학석사 공동이니, 관심있는 학부생들의 많은 참여를 바래본다.

340 네트워크 과학의 분석과 응용 과목은 2010년 가을에 처음 개설되어 2011년 가을까지 2번 제공되었다.  융합 학문에 대한 정보과학기술대학의 지원에 힘입어 물리, 바이오 및 뇌공학과, 문화기술대학원과 전산과 교수 5명이 서로 다르게 복잡계 네트워크를 접근하는 방법과 응용을 강의했다.  수강생의 대부분이 전산과생이나, 물리, 바뇌, 수학, 전자과 등에서도 수강을 하였다.  이렇게 네 분야의 교수들이 모여서 공동 강의를 하는 과목은 전세계적으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탓에 교과서도 없었고, 숙제, 시험 문제 만들어내는 것도 쉽지 않았다.  2012년에는 쉬었다가 2013년 가을에 다시 개설할 예정인데, 그 때는 지금까지의 강의 노트,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서 정비된 모습으로 준비하려고 한다.  340은 컴퓨터 네트워크가 아닌 좀더 추상적인 네트워크를 다루는 과목이다.  340이란 교과목 번호 때문인지 소수의 학생들이 이 과목을 듣고 컴퓨터 네트워크를 했다고 생각하는데 교과목 번호를 349 정도로 변경할까 고민 중이다.

무선 네트워크 관련된 과목들도 2003년 이후 생겼는데, 그에 대해서는 다시 시간을 내서 적어야겠다.

Posted by 주니고모
WCU 지원의 웹사이언스공학 전공을 시작하게 되면서 지난  2년 동안 융합 연구에 관한 고민을 많이 해왔다.  비이공계 배경의 백영민 박사님을 첫 전임교수로 모시면서, 학생들에게 학과 및 연구 내용을 소개하면서.  아직 잘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지난 2년간의 고민해 온 내용을 털어놔본다.

내게 전산학 박사가 아닌 사람들과의 융합 연구는 물리학과 정하웅 교수님과의 공동 연구가 처음이였다. 처음 하는 융합 연구다보니 전산 분야와 참 다르구나 느낄 때가 많았다. 우선 논문을 준비하는 방법 자체가 다르다.  전산하는 사람들은 학회 데드라인에 맞추느라 정신없이 달리는데 막상 논문을 제출하고 나면 논문 당락통고와 발표까지는 최소한 반년은 기다린다.  반면 물리학 분야 저널의 경우 편집장이 당락(대개 떨어지는 경우)여부를 일주일만에 통보해주기도 한다. 리뷰 및 논문 게재까지 반 년이 안 걸리는 게 대부분인 듯하다.

전산학 분야 논문들은 대개 9-14페이지로 제법 긴 편이다.  기승전결로 문제 제기, 해결책 모색 및 평가까지 다 포함되어야 하는데, 물리학 분야 논문들은 6페이지 이내로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으면 우선 논문으로 발표해놓고 추후 그 아이디어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를 내리는 듯 싶다.  헌데 분야 전체 순발력이 대단해서 몇 주 간격으로 꾸준히 보강되는 내용이  arxiv.org에 쉴새없이 올라온다.

네트워크 분석하면서 멱함수(power-law distribution)을 많이 보게 되는데, 우리 분야에서는 다루는 네트워크가 컴퓨터 네트워크 그리고 최근 들어서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 정도로 제한되기 때문에 그런 네트워크에서 멱함수가 나왔다는 건 처음 보고하는 연구가 아니면 쓰기가 힘들다.  과학에서 후속검증의 필요성을 간과하는게 아니라 이미 멱함수라는게 알려져있고 그에 대한 문제 및 해결 방안이 컴퓨터 시스템 설계 및 구현에 반영되어 있다면 후속 연구의 임팩트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물리학에서는 종류가 다른 네트워크에서 멱함수 관계를 보인다는게 중요한 발견이다.  물리학은 자연의 universal law를 규명하려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5년이 넘는 공동 연구를 통해 이렇게 다르구나 느끼면서 참 재밌다고 느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어쩜 저렇게 우리랑 다를까 하면서 말이다.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 분석을 하다보니 어느 순간부터인가 왜 이런 현상이 나오는지 설명하지 않고 정량적으로만 접근하는데 염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우리 분야 논문이 재미가 없어서 읽기가 싫어지던 차, 정하웅 교수님께서 복잡계 네트워크(COREN)라는 학회를 소개시켜 주셨다.  처음 갔을 때는 못알아듣고 해서 재미가 없었는데 몇 번 더 가보니 인문사회학 분야 사람들의 얘기가 귀에 좀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회학 분야분들과 워크샵, 심포지움을 하면서 연구 방법론을 살펴보니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이 정말 많았다.  인터넷에 쌓여있는게 데이터인데 이 데이터를 가지고 우리가 던져야하는 제일 어렵고 힘든 질문이 무엇인가를 같이 고민하고 싶은 동료들을 만났다고나 할까.

KAIST 부임해서 얼마 안 됐을 때다.  HCI (Human Computer Interface) 분야를 연구하는 E란 친구와 우연히 융합 연구에 대한 얘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 때는 내가 융합 연구를 막 시작하던 때라서 아주 기초적인 질문을 했더랬다.  융합 연구를 하려면 양쪽 분야를 반반씩만 잘 하면 되냐 물었더니, 양쪽 분야에서 다 잘해야 한단다.  그럼 그게 가능하냐 스스로에게 묻고는 답을 못하고 있었는데, 요즘은 그 친구의 답이 가슴에 와 닿는다.  교직에 온 이후로 끊임없이 하게되는 질문은 학문이 무엇이냐, 내가 하고 있는 연구가 과연 교육적 가치가 정말 있는 것이냐는 것이다.  웹사이언스공학 전공이 새로운 학문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융합으로 시작하지만 궁극적으로 스스로 타학문과 차별화되는 학문적 기초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다행히 미국의 iSchool로 통칭되는 Information School이나 Web Science 학과들을 벤치마킹할 수 있지만, 그들도 이제 시작 단계이다.  그러면서 더 뼈저리게 느끼는 것은 융합을 통해서이건, 하늘에서 툭 떨어지듯 창조를 하건 새로운 학문 분야를 시작한다는 것은 인접 학문에 대한 깊은 이해없이는 어렵다는 것이다.  웹사이언스공학을 하고자 하는 학생이라면 학부 때 전산학 전공을 하면서 복잡계 물리쪽을 부전공하거나, 수학과 그래프 이론을 열심히 들어 놓거나, 뇌공학이나 Systems Biology 등을 살펴보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문과 계통의 학생이라면 이과 전공을 부전공이나 복수 전공하지 않으면 어렵지 않을까 생각들기도 하고.  한 쪽만 어설프게 알아서는 다른 쪽으로 건너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냥 한 분야에서 편하게 살면 되지 왜 이 고생을 해야하느냐 묻는다면 그 답은 가슴 속에 있다.  재밌으니까.  10년 전에 내가 사회학자와 말이라도 섞게 될 줄 정말 꿈에도 몰랐다.  재밌다고 새로운 전공, 학과, 분야로 꼭 만들어야 하느냐?  많이 듣는 질문이다.  웹사이언스공학 전공에서 전산학과 인문사회학과의 융합을 생각하는 내게는 제일 절실한 분야가 통계이다.  전산과가 이공계인데 통계가 필요하다?  전산과 교과 과정에 확률통계는 학부/대학원 과정에서 한 과목씩만 들으면 된다.  그러나 가지고 있는 자료를 분석하고 의의를 찾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때론 고난이도의 통계 방법론을 습득하지 않고서는 어렵다.  반대로 인문사회학에서 접근하는 사람들이라면 초대용량 자료를 다룰 줄을 고민해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양쪽 다 잘 해야하는 것이다.  또한 인문사회학 이론에 대한 단단한 기초가 없으면 핵심 문제를 도출해내지 못한다.  지금의 교과과정이 제공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면 새로운 시도를 해볼만 한게 아닐지.

E가 덧붙여 얘기하길 융합 연구를 한 연구자들은 취직 및 승진에서도 손해를 본다고 걱정을 했더랬다.  그 땐 잘 이해를 못했는데 이제 생각해보니 양쪽에서 다 잘 해도 실적이 이쪽저쪽 반반씩 있으면 각 분야에서 반만 인정을 받게 될테고, 다른 분야 연구 내용을 이해못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참 어렵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E를 만나면 요즘은 어떻냐고 물어봐야겠다. 미국에서는 iSchool을 통해 어느 정도 융합 연구자들에 대한 평가방법론이 자리가 잡혀가고 있다고 판단되는지 말이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고민하면 답을 만들어 나가겠지.  하지만 혼자는 아니다.  첫 융합 연구를 같이 했던 정하웅 교수님 연구실의 안용열 박사님이 이젠 미국 인디애나 대학의 School of Informatics and Computing 학과에 부임하셔서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시다.  언제든 고민을 같이 나눌 든든한 동료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크게 멀리 한 발자욱 떼어놓은 기분이다.
Posted by 주니고모
[한국정보과학회 뉴스레터 제446호 2011년 11월 16일 전문가 광장 오피니언에 실었던 글을 퍼왔다.]

전에 한국정보과학회 뉴스레터(제438호, 2011.9.21)에 전산학 네트워크 분야 학술대회 활동에 관해 적을 기회가 있었는데 적고보니 학술대회 활동을 어떻게 하나 방법론에 대해서는 적었지만 내 개인 경험담은 거의 적지 못했더랬다. 뉴스레터 편집위에서 컬럼쓸 기회를 또 주신다기에 이번에는 개인 경험을 위주로 정리를 해보기로 했다. 열심히 하려고 했지만 시행착오 등등으로 못했던 경험도 있는데 후배들은 내가 했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에 많이 창피하지만 실패담도 적어보련다.

 

처음 논문 리뷰를 해 본 건 박사과정 시절이였다. SIGCOMM 논문이였나? 지도교수님이 같이 리뷰하자고 하시면서 읽어보고 와서 같이 토론을 하자고 하셨다. 그 때 내가 리뷰했던 논문이 내 연구분야의 떠오르는 스타의 논문이였는데, 정말 잘 써서 흠잡을게 많지 않았다. 이런 논문을 내가 어떻게 감히 깎아내릴 수 있나 하는 경외심까지 있었다. 내가 리뷰를 적어갔는지 어땠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교수님과 의논하면서 의견을 드렸던 것 같다. 다음에는 INFOCOM 논문을 한두개 맡았었는데, INFOCOM은 학술위원별로 책임져야하는 논문수가 많아서 학생들에게 논문 리뷰를 맡겼었다. 회사에서는 매니저가 위원이 되면 그룹멤버들이 리뷰를 도왔다. 그 대신 교수나 매니저 이름으로 리뷰한게 아니라 외부 리뷰어 자격으로 내 이름이 들어갔고, 학술대회 논문집 뒤에 첨부되는 리뷰어 명단에서 내 이름을 찾는 보람에 신나서 했다. 처음으로 리뷰 형식에 맞춰 리뷰를 써야했을 때는 참 막막했다. 내가 처음으로 INFOCOM에 냈던 논문이 떨어졌을 때 리뷰 하나가 "I don't understand the paper." 이렇게 딱 한 줄 왔던 것에 분노해서 나는 절~~~대로 그렇게 성의없는 리뷰는 쓰지 말아야지 맘먹었는데도 평상시 연구실 세미나나 강의에서 질문이 많은 편이 아니였던 평범한 동양인 학생이였던 나로써는 리뷰할 때도 별로 할 말이 없어서 참 힘들었다.

 

논문의 참고 문헌 중에서 내가 읽은게 많지 않아서 중요한 참고 문헌 두세개 챙겨서 읽고 논문 다시 읽고 하다보면 논문 하나 리뷰하는데 최소한 사흘은 걸렸다. 논문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데 서너시간, 관련 논문 찾아서 복사해서 챙겨보는데 하루 이틀 (90년 후반에는 아직 웹에 논문이 많지 않아서 도서실에 가서 논문을 뒤져봤어야 했다), 그리고 다시 논문 한두번 더 읽어보고 리뷰쓰고. 다른 사람의 논문의 당락을 내가 결정한다는 사명감에 신중하게 리뷰하려고 노력했다.

 

박사 졸업을 하고 나서 1-2년 지나서부터 학술대회 위원으로 초청되기 시작했다. 누가 어떻게 알고 나를 학술대회 위원으로 초청했을까 그 때는 정말 미스테리였다. 학술대회장을 스스로 몇 번 해 보고 나니 학술대회 위원으로 선정되는데 요술이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학술대회장을 할 때는 예전에 TPC로 활동했던 사람들, 지난 2-3년간 해당 학술대회에 좋은 논문을 냈던 사람들, 학술대회에서 만났을 때 이런저런 주제에 대해서 명쾌한 의견을 잘 내던 사람들 등등을 기억해두었다가 위원회를 구성하게 된다. 그러니까 박사 졸업 후 학술대회에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누는 토론 그리고 발표하는 논문을 통해 만들어진 내 평판이 학술대회 활동의 기반이 된다. 또한 박사 후 몇 년 동안은 몇몇 학회에 꾸준히 활동해서 한 분야에서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 매년 이 학회 저 학회 기웃거리기보다는 두서너개의 학회에 올인해서 논문도 내고, 참여도 꾸준히 해야 해당 분야를 이끌어나갈 신진인력으로 인정받는다.

 

처음 학술대회 위원으로 초청받기 시작하던 2002년부터 2005년까지는 ‘노’를 못했다. 언제 또 나를 초청해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리뷰 일정이 무리라는 걸 알면서도 ‘노’를 못했다. 일년에 몇 개까지 해야 내 인지도가 유지될까 궁금했지만 누구에게 물어볼 생각도 못했고, 물어볼 여유도 없었다. 한 해 맡았던 논문 개수가 100개를 육박했던 시절 논문 리뷰 속도는 엄청 붙었다. 그러다 한 번은 결국 논문을 하나도 리뷰 못한 최악의 사태가 발생했다. 논문 리뷰 기간에 뭔가 급하게 해야하는 일이 터지면서 결국 리뷰를 손도 대지 못하고 말았다. 학술대회장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논문 리뷰 제 때 안하는 ‘black sheep’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말았다. Moshe Vardi가 Communications of the Association for Computing Machinery (CACM)에 전산 분야 학술대회 face-to-face technical program committee meeting에 대해 적으면서 일 년에 face-to-face 미팅을 하는 학술대회 활동은 하나만 하면 충분하지 않을까라고 의견을 피력했는데 내가 왜 진작에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 땅을 치고 후회했다. 블랙 리스트라는 건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지만 입소문을 타고 퍼져서 되돌리기가 무척 힘들다. 그 이후로는 소규모 워크샵 위원은 학술대회장과 아주 친해서 꼭 도와주고 싶은 경우가 아니면, 거의 다 고사를 했고, 중요 학술대회만 일년에 두세개로 제한했는데 그래도 리뷰를 제 때 못하는 경우가 또 생겼다. 내 딴에는 일정을 다 고려해서 수락했는데 예상치 못한 일이 늘 생겨서 시간을 못내게 되었다. 학술대회 논문 리뷰는 강의, 연구와는 별도의 일이라 대개 주말에 하게 되는데 중요 학술대회 리뷰를 맡으면 두세번의 주말에 놀지 못하고 하루 종일 논문만 읽게 된다. 일 년에 학술대회 서너개 활동하면 열 번 정도의 주말에 리뷰하느라 다른 일을 못하게 된다. 카이스트 부임 후 첫 4년 동안 주말조차 쉬지 못했던 제일 큰 원인 중 하나였다.

 

올해부터는 중요 학술대회 위원은 일년에 딱 하나씩만 하기로 했다. 대신 저널 리뷰를 조금 더 많이 하기로 했다. 학술대회 위원 활동은 학술대회 홈피에 이름이 올라가고 Call for Papers에도 이름이 대개 포함되기 때문에 인지도를 쌓는데 큰 도움이 되지만, 저널 리뷰는 누가 했는지 아무도 모르고 리뷰를 요청해오는 editor들에게만 감사의 말을 들을 뿐이다. 해서 학교에 처음 부임했을 때는 저널 리뷰는 될 수 있으면 하지 말라는 조언도 여럿에게서 들었다. 내가 논문을 제출해본 저널이 두어개 밖에 안 되고, 저널 논문은 거의 챙겨보지 않기 때문에 저널에 논문을 내는게 시간 낭비이고, 리뷰를 왜 하냐고 말하는 친구들도 많지만 그래도 어느 수준의 논문들이 어떤 저널에 나오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내가 저널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게 되기도 했고, 학계 중진으로 저널도 좀 챙겨야 한다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올해부터 저널 리뷰 개수를 늘렸다.

 

학술대회 위원을 하다 보면 학술대회장을 해보고 싶어진다. 어떤 주제로 학술대회를 꾸미고 싶다는 욕심은 학자라면 늘 있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아이디어에 대해서 누가 무슨 연구를 하고 있나 궁금하고, 내가 하고 있는 연구를 발표할 기회를 찾아내는게 눈뜨면 하는 일이니까. 헌데 학술대회장은 도대체 어떻게 하게 되는 것일까? 새로운 연구 분야에 관한 논문을 발표할 곳이 없다 생각되면 몇몇과 의논해서 학술대회를 만들기도 하지만 대개는 이미 만들어져 있는 학술대회를 맡아주길 steering committee에서 초청해온다. 누굴 어떤 기준으로 초청하나는 학술대회 위원과 비슷하지만 조금더 경력이 있고, 인지도가 있는 사람들로 초청을 하게 된다. 학술대회장을 맡게 되면 위원 구성하랴, Call for Papers 적으랴, 논문 제출할 웹사이트 만들랴 제법 바쁘다. 제일 큰 일은 뭐니뭐니 해도 리뷰가 제때 제대로 되느냐는 것이다. 올해 APSys 워크샵을 대회장으로 치뤘는데 2회 째인 하루 반짜리 워크샵 치고 미국, 유럽, 아시아 유수의 연구소 및 학교에서 57편이나 논문이 제출되서 나름 뿌듯했다. 헌데 논문을 냈다가 떨어진 사람 하나가 리뷰에 이유가 제대로 적혀 있지 않았다며 투덜대는 걸 들으면 대회장으로써 굉장히 자존심 상한다. 어느 학회나 탈락된 논문 저자들한테서 불평이 나올 건 예상해야하지만 어쨌건 리뷰의 질 관리가 학술대회장의 최고 중요한 임무이다.

 

박사 졸업하고 십 년이 넘었다. 박사 때는 그렇게 힘들던 리뷰가 이젠 짧은 대여섯 페이지짜리 논문은 앉은 자리에서 서너편 뚝딱할 정도로 속도감이 붙었다. 학생 때는 세미나에서 무슨 질문을 어떻게 해야 하나, 영어로 제대로 말할 수 있을까 가슴 콩닥거리다 시간 다 보냈는데, 이제는 세미나 연사가 단상에 오르기도 전에 논문 제목과 요약만 보고도 하고 싶은 질문을 줄줄줄 꿰고 있다. 그래도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내가 읽어본 논문에 대해서 내가 생각하지도 못한 각도로 논문을 평해주고, 좋은 아이디어를 주는 리뷰를 보면 나도 다음에는 저런 각도에서 평해야지. 때론 학생들이 나보다 더 날카롭게 논문의 장단점을 지적해내면 내가 게을러졌구나 반성하고. 누구처럼 논문만큼 길고 친절한 리뷰를 나도 써줘야할텐데 하고. 이런 학자로써의 욕심을 고단하고 지친다고 놓지 않으면 된다고 스스로를 토닥거리며 간다. 
Posted by 주니고모

[한국정보과학회 뉴스레터 제438호 2011년 9월 21일 전문가 광장 오피니언에 실었던 글을 퍼왔다.]
 

전산학 분야에서는 다른 과학 및 공학 분야와는 다르게 학술대회가 논문 발표의 장 역할을 한다
. 내 전공 분야인 네트워크에서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연구 실적은 대개 ACM SIGCOMM이 주최하는 학술대회인 SIGCOMM, IMC (Internet Measurement Conference), ANCS (Architectures for Networking and Communication Systems), IEEE ComSoc 주최의 INFOCOM, USENIX 주최의 NSDI (Networking Systems Design and Implementation) 등의 학회를 통해 발표된다. 왜 저널이 아니고 학술대회를 중요시하게 되었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혹자는 전산학이 20세기 이후에 정립된 학문분야로 비행기 여행이 일상화된 이후라서 그렇다고도 하는데 검증된 바 없으니 잘 모르겠다.

위에 예로 나열된 학술대회는 모두 일 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데 대부분 논문 채택률 20% 이하로 경쟁이 치열하다. 채택률이 20%가 안되는 학술대회는 제법 있는데도 위의 학회들을 주목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그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게 발표되는 논문과 리뷰의 질이다. 위의 학술대회에 발표되는 논문들은 해당 분야의 최신 연구 동향일 뿐만 아니라 이론적으로나 응용면에서 반향이 크고 중요한 논문들로 인식된다. 또한 발표되는 논문을 포함해 제출된 논문에 대해 객관적이며 구체적인 피드백을 주기 때문에 논문이 탈락해도 저자들이 수긍하며 추후 연구에 도움이 되는 리뷰에 대해 고마워하기까지 한다. 그렇다면 논문 리뷰의 질은 어떻게 관리될까? 가장 특징되는 방법이 TPC 미팅이다. TPCTechnical Program Committee의 약자로 학술대회의 성격과 질을 대변하고 관리하는 주축이 된다. TPC는 어떻게 선발되고 어떤 역할을 하는가? 모든 학술대회는 그 학술대회를 주창하고 시작한 사람들을 주축으로 steering committee가 있다. 이들이 학술대회장을 선발하고 그 학술대회장에게 학술대회 운영을 맡긴다. 학술대회장에는 general chairtechnical program chair가 있는데 전자는 대개 학술대회 홍보, 행사장 확보 및 운영, 등록, 숙박 및 리셉션 등의 행사 운영을 밭고, 후자는 TPC를 구성하는 책임을 맡는다. 학술대회 규모가 작은 경우에는 위의 두 가지 역할을 한 사람이 다 맡기도 한다. 위에 나열된 학술대회에 TPC로 초청받을 때는 face-to-face meeting에 참석할 수 있을 경우에만 초청을 승낙하기를 요구받는다.

개인적으로 위의 모든 학회에 논문을 제출해봤고, ANCS를 제외한 학회에서는 발표 및 TPC 활동을 해 본 경험으로 TPC의 역할과 활동에 대해 적어보기로 한다.

학술대회의 성격 및 범위는 학술대회장이 call for papers에 적어놓은 내용으로 정의된다. 이에 맞춰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을 TPC로 초청하고, 지난 몇 년 간의 통계 내용에 바탕하여 올해는 몇 개의 논문을 언제까지 리뷰해야할지에 대한 예상치를 알려준다. 또한 TPC 미팅 일정이 언제 잡혀 있으니까 참석 가능 여부에 따라 초청을 수락할 지를 결정하게 된다. 초청을 수락하면 학술대회에 따라서 적으면 10편 이내에서 많게는 30편까지 논문을 리뷰하게 된다. 편당 10페이지 이상이니 대개 수백 페이지에 해당하는 논문을 읽게 된다. 최근 대부분의 학술대회에 제출되는 논문 수가 증가하여 TPC 규모를 키우기도 하지만 빠른 1차 리뷰로 정크에 해당되는 논문을 걸러내기도 한다. 이런 경우 1차 리뷰에는 리뷰어 2명이 짧은 평을 쓰는데, 자세한 리뷰를 할 필요가 있냐 없냐가 판단 기준이 된다. 이렇게 1차 리뷰에서 소위 말도 안 되는 논문들을 대강 걸러내고, 본격적으로 리뷰를 시작하면 리뷰어가 3명씩 할당된다.

본격적인 논문 리뷰를 학생들에게 맡기는 경우도 있는데 좋은 학회일수록 이러한 대리 리뷰를 제한하고, 원칙적으로는 금한다. 논문 내용이 TPC안에서는 전문가를 찾기 어려우나 학술대회의 범위내에 포함된다고 판단될 경우 학술대회장과 의논하여 추가 리뷰어를 구해서 자문을 구한다. 일차 리뷰가 끝나면 1-2주 정도 모든 TPC가 자기가 맡은 논문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리뷰했는지 읽고 온라인상으로 토론하는 기간이 주어진다. 이 기간 동안에 TPC 미팅에서 토론할 논문을 걸러내게 된다. 점수에 상관없이 리뷰어들이 만장일치로 탈락을 결정하면 학술대회장이나 다른 리뷰어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한 미팅에서 토론되지 않는다.

TPC 미팅은 대개 미국 동부에서 열린다. 아쉽게도 명망있는 국제 학술대회 TPC 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80% 이상이 북아메리카와 유럽에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때때로 유럽에 있는 연구원들의 구성비가 높거나 학술대회장이 유럽 사람이면 런던, 파리 등에서 열리기도 하는데 대부분 위원들이 비행기 한 번 타고 갈 수 있는 대도시로 결정된다.

TPC 미팅은 토론해야하는 논문 수에 따라 일정이 정해지지만 대개 8시나 8시반 정도에 시작해서 6-7시에 끝난다. 점심은 대개 도시락이나 샌드위치로 해결되기 때문에 따로 정해놓지 않고 회의를 하면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학회장이 토론할 논문 리스트를 회의 시작하면서 제시하지만 위원들 중 누구라도 이 논문만큼은 꼭 다시 한 번 점검해봤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내면 학회장이 제시한 리스트에 없었더라도 포함된다. 대개 토론하는 순서는 리뷰 성적이 좋고, 온라인 토론에서도 지지의견이 많았던 순서로 진행된다. 이런 논문들은 대개 논문의 핵심 내용이 무엇이고, 그게 왜 중요한지를 리드 리뷰어가 요약하고 의견듣고 끝낸다. 대부분의 논문들은 챔피언이라고 칭하는 지지자와 반대 의견을 가진 리뷰어들간의 논쟁을 통해서 결정되는데 face-to-face 미팅의 진가는 여기서 발휘된다. 해당 논문을 읽고 자세히 리뷰한 사람은 원칙적으로 3명이지만, 다른 모든 리뷰어들이 논쟁 내용을 경청하면서 질문을 통해 논문에서 풀고자한 문제와 해결 방법론을 파악해나가고 리뷰어들의 논쟁 근거를 살펴본다. 논쟁 근거가 빈약하면 아무리 자기 보기에 좋은 논문이라고 해도 맞장구쳐주는 위원이 없으면 탈락을 막기 힘들다. 이런 TPC 미팅에서의 토론이 젊은 학자들에게는 특정 분야에서의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는 기회가 된다.

자기 논문이나 conflict of interest (COI)가 있는 논문이 토론 대상이면 회의실 밖으로 나가 있어야 하는데, COI 대상이 같은 기관에서 근무하거나 지난 3년동안 논문을 같이 쓴 사람, 지도교수 등등이기 때문에 밖에 같이 나가게 되는 사람들이 대개 친한 친구들이다. 바쁜 회의 속에서도 친구들과 오랜만에 근황을 살피며 이런저런 얘기하고 안에서 지금 다루는 논문은 도대체 어떻게 될지 같이 상상해보는 것도 힘든 일정 속에서 나름 기운나게 하는 요소이다. 한 번도 나갈 필요가 없을 때는 여러 이유로 속상하기까지 하다. 

저녁 6시가 넘어 위원들이 피로에 지쳐도 학술대회장이 마지막까지 토론이 필요한 논문이 있는지를 계속 상기시키며 확인하고 최종 리스트를 살펴보게 한 후 마무리한다. 논문 저자들에게 당락 통보는 TPC 미팅 1주 후에 보내던게 관례였는데 TPC 미팅 결과에 대한 문의가 위원들에게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1-2년 전부터는 학술대회장들이 TPC 미팅 끝나는 날 당락 여부를 미리 통고하고, 리뷰는 1주 후에 보내주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당락 여부가 결정나도 토론에서 다루었던 핵심 내용을 최종 리뷰에 포함시켜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 최고 논문상은 따로 위원회를 두거나 TPC 위원들 사이에서 추천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학술대회장은 최종 결정된 논문들을 주제별로 묶어서 세션을 만들고, TPC 위원들에게 세션장으로 자원하길 요청해서 프로그램을 마무리짓는다.

지난 10년간 TPC 활동은 수십번, TPC 미팅도 열 번 이상 참석해보니 학술대회를 통해 학문 분야가 어떻게 성장해나가는지를 보이고,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야할지 감이 좀 잡힌다.  지금까지의 수많은 시행착오를 후배들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인데 다음 기회에는 그런 개인 경험을 적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

Posted by 주니고모

지난 주 금요일에는 우리 연구실 곽해운 박사가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에 가서 트위터에 관련된 연구 내용을 발표하고 왔다. Journal of Communiocation Research 48권 1호에 실린 연구 내용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언론정보학에서는 온라인 매체에서의 정보 교환을 어떻게 분석해서 해석하는지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거기서 발표된 내용은 WWW 2010 학회에 실린 "What is Twitter, a Social Network or a News Media?"라는 논문을 근간으로 해서 우리 말로 쉽게 풀어쓰고, 새로운 분석을 조금 더 첨가한 내용이다.  첨삭된 내용이 있지만 그래도 WWW 2010 논문과 연구 결과가 상당 부분 겹친다.

전산 분야에서는 하나의 연구 내용이 다음과 같이 서너 단계의 논문 발표 행로를 거칠 수 있다.  우선 한두장짜리 포스터로 연구 내용을 알릴 수 있다.  학술대회마다 형식이 다르기는 하지만 시스템/네트워크 분야에서 포스터는 따로 발표시간이 주어지지 않고, 한 방에 포스터들만 모아놓고 찾아오는 사람에게 설명할 기회를 준다.  그 다음에는 대여섯 페이지의 워크샵 논문이나 열 장 이상의 논문으로 학술대회에서 발표된다.  그리고 나서도 추가할 내용이 있으면 보태서 저널로 보내진다.  이렇게 하나의 논문 내용이 포스터, 학술대회 논문, 그리고 저널로 발표되어도 자기 표절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요즘은 학술대회 논문집도 ISBN 번호가 할당되고, 저널처럼 온라인 도서실에서 쉽게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30% 정도의 새로운 내용이 들어가지 않으면 저널 논문으로 발표되지 않기도 한다.

문제는 외국에서 발표된 논문들에 대한 국내 학술지 게재 문제이다.  아무리 영어가 대세라고 해도, 우리 말로 쓰여진 논문이 읽기 편하고 쉬운 건 어쩔 수 없다.  WWW 2010에 실린 논문은 1년 만에 피인용횟수가 100회가 넘을만큼 널리 읽히고 있고, 전산 분야에서만이 아니라 MIT Sloane School 경영학 과정, Bowdoin 대학 사회학 학부 교재로도 채택되고 있다.  해서 우리 말 논문 게재도 좋겠다 생각했지만, 막상 언론정보연구소에서 논문 게재 요청이 왔을 때 고민 많이 했다.  나름 정해본 원칙은 모든 그림과 표는 새로운 것으로 대체하고, 국내 독자들 관심사에 맞춰서 내용을 다듬기로 했다.  또한 이미 해외 연구 실적으로 과제에 보고하였기 때문에 추가 발표된 국내 논문은 특정 과제의 연구 실적으로 보고하지 않았다.

매년 연말이면 올해의 연구 실적을 학과에 보고해야한다.  이 논문은 실적으로 포함시켜야 할까? 하지 말아야할까?  학교내 심사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추가 발표된 논문이 외국 논문보다 피인용횟수 등에서는 비교될 수가 없기 때문에 국내 학회 기여 정도로 이해되지 않을까 싶다.

이 정도의 자체 기준이면 자기 표절이 아니라고 생각해도 될까?  이런 고민을 나만 할 것 같지는 않은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Posted by 주니고모

중국 China Computer Federation에서 인정하는 학술지 및 학술대회에 관한 정보를 중국 교수에게 받아서 올려본다.  http://www.ccf.org.cn/sites/ccf/nry.jsp?contentId=2565073010487 에 가보면 정보가 있는데 중국어로 되어 있어서 읽기가 힘들다.  CCF가 우리나라로 치면 정보과학회쯤 되는 것 같은데, 거기서 이렇게 A/B/C급으로 저널들과 학술대회를 나누어놓은 것을 정부가 인정해주고, 과제 실적 평가에 사용한다고 한다.  어떤 기준으로 분류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이런 조사를 따로 하는 나라로 내가 아는 것만해도 미국, 브라질, 중국, 싱가폴, 호주 등인데, 나라마다 이렇게 같은 일을 반복한다면 ACM이나 IEEE ComSoc 차원에서 뭔가 해야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A급 저널/학술대회만 분야별로 적어본다.  컴퓨터 구조, 네트워크는 내 관심 분야라서 B급까지.
나머지 정보는 http://an.kaist.ac.kr/~sbmoon/ccf/ 에 올려놓았다.

인공지능: AI, TPAMI, JMLR, IJCV / IJCAI, ICCV, ICML, CVPR, AAAI
컴퓨터 구조: (A) TOCS, TOPLAS, TPDS, TOC / ISCA, MICRO, HPCA
                  (B) TACO, TOS, CAL, JSA, JPDC, Parallel Computing,
                        Performance Evaluation, TECS, TJS /
                        ASPLOS, FAST, PACT, PPoPP, SPAA, SIGMETRICS, RTSS, ICCD, MSST, HotChips,
                        HPDC, Cluster, IPDPS, EuroSys, ICDCS, ICPP, Euro-Par, FPGA< LCTES
네트워크: (A) TON, JSAC, TOIT / SIGCOMM, MOBICOM, INFOCOM
              (B) TMC, ComNet, TOC, TOSN, CCR, TWC, TOMCCAP / 
                   SenSys, Percom, IMC, IWQoS, CoNEXT, NSDI, Networking, MobiHoc, ICNP, IPTPS
데이터베이스: TODS, VLDBJ, TOIS, IEEE TKDE / SIGMOD, VLDB, ICDE, SIGKDD
그래픽스: TOG, TMM, TVCG, TOCHI / SIGGRAPH, IEEE VIS, ACM MM, CHI
정보 보안: TIFS, TDSC, TISSEC / S&P, CCS, CRYPTO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TOSEM, TSE, TOPLAS / ICSE, FSE, POPL, OOPSLA
이론: TALG, SICOMP / STOC, FOCS

모든 학회들에 대해서 체감하는 난이도와 CCF의 분류가 딱히 맞아떨어진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찌 되었건 위의 분류에 맞춰서 중국 학자들은 학술대회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 학교는 영년직 심사에서 해외 저명 학자들의 추천서가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에 SCI 저널 위주의 학술 실적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지만, 국내 과제 심사 및 취업 요건에서 학술 대회 실적이 인정되지 않으면 교수는 영년직으로 승진하지만 학생들은 취직이 안되는 희한한 상황도 생길 수 있다는.
Posted by 주니고모

어제 미국 NRC에서 미국내 대학원 과정을 랭킹한 결과가 발표되었다.  그런데 전산학과 랭킹 계산에 있어서 큰 오류가 지적되어 전산과 랭킹은 내년 가을에 수정해서 공지하게 되었다.  가장 큰 문제가 저널 논문만 연구 실적에 계산했다는 점이다.  수정된 방법론에서 제일 큰 변화는 Thomson-Reuters Web of Science의 자료를 사용하지 않고 "based on CVs submitted by faculty members"을 쓰기로 한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저널 자체가 전산학 분야에는 좋은 논문이 발표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저널 피인용횟수에 근거하지 않고, 대신 미국 대학 교수들의 이력서에 있는 학술대회들을 고려하겠다는 뜻이다.  이렇게 정리된 학술대회가 265개.  어느 나라에서나 새로운 분야, 특히 기존 학문과 많이 다른 경우 평가가 쉽지 않음을 또 다시 느꼈다.

http://www.cra.org/ Computing Research Association은 미국내 200여개 전산학과를 대변하는 단체로 이번 조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NRC와 같이 새로운 평가 기준을 만드는 노력을 하고 있다.  지금 홈피에 가보면 "CRA Statement on NRC Ranking of Graduate Program"으로 이번 NRC 랭킹에 대한 입장이 정리되어 있다.

http://www.cra.org/resources/crn-online-view/reinvigorating_the_field/
Reinvigorating the Field
Musings from the chair by Eric Grimson, CRA Board Chair

http://www.cra.org/resources/conferencelist/
3DIM International Conference on 3D Digital Imaging and Modeling
AAAI AAAI Conference on Artificial Intelligence
AAMAS International Conference on Autonomous Agents and Multi-agent Systems
ACL Association for Computational Linguistics
ACSAC Asia-Pacific Computer Systems Architecture Conference
AICCSA ACS/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mputer Systems and Applications
AINA International Conference on Advanced Information Networking and Applications
AIPS Conference on AI Planning and Schedulig
AISTATS International Conference on Artificial Intelligence and Statistics
ANCS ACM/IEEE Symposium on Architectures for Networking and Communications Systems
APSCC Asia-Pacific Services Computing Conference
ARITH IEEE Symposium on Computer Arithmetic
ASAP International Conference on Apps for Specific Array Processors
ASE Automated Software Engineering Conference
ASIACRYPT International Conference on the Theory and Application of Cryptology and Information Security
ASPLOS Architectural Support for Programming Languages and Operating Systems
ATS Asian Test Symposium
AVSS Advanced Video and Signal Based Surveillance
BIBE IEEE Bioinformatics and Bioengineering
BPM International Conference in Business Process Management
CASES 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mpilers, Architecture, and Synthesis for Embedded Systems
CAV Computer Aided Verification
CC 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mpiler Construction
CCC IEEE Symposium on Computational Complexity
CCCG Canadian Conference on Computational Geometry
CCGRID IEEE International Symposium on Cluster, Cloud, and Grid Computing
CCS ACM conference on Computer and communications security
CGO International Symposium on Code Generation and Optimization
CHI International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
CIKM ACM international conference on Information and knowledge management
CIVR International Conference on image and video retrieval
CLUSTER 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Cluster Computing
CODES+ISSS International conference on Hardware/software codesign and system synthesis
COGSCI Annual Meeting of the Cognitive Science Society
COLING 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mputational Linguistics
COLT Annual conference on Computational learning theory
COMM Conference on Applications, technologies, architectures, and protocols for computer communication
COMPSAC International Computer Software and Applications Conference
CONEXT ACM International Conference on Emerging Networking Experiments and Technologies
CP International Conference on Principles and Practice of Constraint Programming
CRYPTO Advances in Cryptology
CSB IEEE Computational Systems Bioinformatics Conference
CSCW Conference on Computer supported cooperative work
CSEET Conference on Software Engineering Education and Training
CSF IEEE Computer Security Foundation Symposium
CVPR IEEE Conference on Computer Vision and Pattern Recognition
DAC Digital Arts and Culture
DATE Design Automation and Test in Europe Conference
DCOSS 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Distributed Computing in Sensor Systems
DDECS IEEE International Symposium on Design and Diagnostics of Electronic Circuits and Systems
DIGITEL 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Digital Game and Intelligent Toy Enhanced Learning
DISC International Symposium on Distributed Computing
DS-RT IEEE International Symposium on Distributed Simulation and Real Time Applications
DSN Workshop on Assurance Cases for Security
EC ACM conference on Electronic commerce
ECAI Europeon Conference on Artificial Intelligence
ECCB European Conference on Computational Biology
ECCV European Conference on Computer Vision
ECOOP European Conference on Object Oriented Programming
EDBT Extending Database Technology
EDCC European Dependable Computing Conference
EG Eurographics
EMNLP Empirical Methods in Natural Language Processing
EMSOFT ACM Conference on Embedded Software
EPEP Conference on Electrical Performance of Electronic Packaging
ER 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nceptual Modelling
ESA European Symposium on Algorithms
ESEC European Software Engineering Conference
ESOP European Symposium on Programming
ESORICS European Symposium on Research in Computer Security
EUROCRYPT International Conference on the Theory and Applications of Cryptographic Techniques
Eurosys Eurosys Conference
FAST Conference on File and Storage Technologies
FCCM IEEE Symposium on Field-Programmable Custom Computing Machines
FMCAD Formal Methods in Computer-Aided Design
FOCS IEEE Symposium on Foundations of Computer Science
FSE International Workshop on Fast Software Encryption
GECCO Genetic and Evolutionary Computation
GRID IEEE/ACM International Conference on Grid Computing
HC Hot Chips
HiPC Int'l. Conf. High Performance Computing
HiPEAC International Conference on High Performance and Embedded Architectures and Compilers
HOTI IEEE Symposium on High Performance Interconnects
HotOS USENIX Workshop on Hot Topics in Operating Systems
HPCA International Symposium on High Performance Computer Architecture
HPCC 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High Performance Computing & Communications Conference
HPDC ACM International Symposium on High Performance Distributed Computing
Hypertext ACM conference on Hypertext and hypermedia
i3D ACM SIGGRAPH Symposium on Interactive 3D Graphics and Games
IAAI Innovative Applications in AI
IACR 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Cryptologic Research
ICAC 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Autonomic Computing
ICALP International Colloquium on Automata, Languages and Programming
ICAPS International Conference on Automated Planning and Scheduling
ICASSP International Conference on Acoustics, Speech and Signal Processing
ICC 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mmunications
ICCAD IEEE/ACM 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mputer-Aided Design
ICCCN 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mputer Communications and Networks
ICCI 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gnitive Informatics
ICCP 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Intelligent Computer Communication and Processing
ICCS 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mputational Science
ICCV 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mputer Vision
ICDCS International Conference on Distributed Computing Systems
ICD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Data Engineering
ICDM 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Data Mining
ICDT International Conference on Database Theory
ICEBE 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e-Business Engineering
ICFP Intl Conf on Functional Programming
ICGSE 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Global Software Engineering
ICICIC International Conference on Innovative Computing, Information and Control
ICIS International Conference on Information Systems
ICLP International Conference on Logic Programming
ICMAS International Conference on Multi-Agent Systems
ICML International Conference on Machine Learning
ICNP International Conference on Network Protocols
ICPP Int'l. Conf. Parallel Processing
ICPR International Conference on Pattern Recognition
ICRA International Conference on Robotics and Automation
ICS ACM International Conference on Supercomputing
ICS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Software Engineering
ICSLP International Conference on Spoken Language Processing
ICSM 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Software Maintenance
ICST International Conference on Software Testing Verification and Validation
ICWS 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Web Services
ICWSM International Conference on Weblogs and Social Media
IFIP-TM IFIP International Conference on Trust Management
IISWC International Symposium on Workload Characterization
IJCAI International Joint Conference on Artificial Intelligence
IJCAR International Joint Conference on Automated Reasoning
IMC Internet Measurement Conference
INFOCOM IEEE Conference on Computer Communications
INFOVIS  IEEE Information Visualization Conference
INTERACT IFIP Conference on Human-Computer Interaction
INTERSPEECH Annual Conference of the International Speech Communication Association
IOLTS IEEE International On-Line Testing Symposium
IPCCC IEEE International Performance Computing and Communications Conference
IPDPS IEEE International Parallel and Distributed Processing Symposium
IPMI Information Processing in Medical Imaging
IPSN Information Processing in Sensor Networks
IROS International Conference on Intelligent Robots and Systems
ISC Information Security Conference
ISCA ACM International Symposium on Computer Architecture
ISLPED International Symposium on Low-Power Electronics and Design
ISMAR IEEE/ACM International Symposium on Mixed and Augmented Reality
ISMB Intelligent Systems for Molecular Biology
ISMM International Symposium on Memory Management
ISMVL International Symposium on Multiple-Valued Logic
ISORC IEEE International Symposium on Object-Oriented Real-time Distributed Computing
ISPA IEEE International Symposium on Parallel and Distributed Processing with Applications
ISPASS IEEE International Symposium on Performance Analysis of Systems and Software
ISSAC Intl. Symposium on Symbolic and Algebraic Computation
ISSCC Int'l Solid State Circuits Conf
ISSRE International Symposium on Software Reliability Engineering
ISSTA International Symposium on Software Testing and Analysis
ISVLSI IEEE Computer Society Annual Symposium on VLSI
ISWC Intl Semantic Web Conference
ITC IEEE International Test Conference
ITNG International Conference on Information Technology: New Generations
IUI International Conference on Intelligent User Interfaces
JCDL/DL International conference on Digital libraries
KDD Conference on Knowledge Discovery and Data Mining
KR International Conference on Principles of Knowledge Representation and Reasoning
LCN IEEE Conference on Local Computer Networks
LCTES ACM SIGPLAN Conference on Languages, Compilers and Tools for Embedded Systems
LICS IEEE Symposium on Logic in Computer Science
MASCOTS Symposium Model Analysis and Simulation of Computer and Telecommunications Systems
MASS IEEE Internatonal Conference on Mobile Adhoc and Sensor Systems
MDM 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Mobile Data Management
MICCAI Medical Image Computing and Computer Assisted Interventions
MICRO International Symposium on Microarchitecture
MIDDLEWARE  ACM/IFIP/USENIX International Middleware Conference
MM ACM Multimedia Conference
MMCN ACM/SPIE Multimedia Computing and Networking
MobiCom ACM International Conference on Mobile Computing and Networking
MobiHoc ACM Symposium of Mobile and Ad Hoc Computing
Mobisec International ICST Conference on Security and Privacy in Mobile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Systems
MobiSys ACM SIGMOBIL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Mobile Systems, Applications and Services
NAACL/HLT Human Language Technologies: Conference of the North American Chapter of the Association for Computational Linguistics
NANOARCH IEEE/ACM International Symposium on Nanoscale Architectures
NAS International Conference on Networking, Architecture and Storage
NDSS Usenix Network and Distributed System Security Symposium
NIPS Advances in Neural Information Processing Systems
NOMS Network Operations and Management Symposium
NSDI Symposium on Networked Systems Design and Implementation
OOPSLA ACM Conference on Object-Oriented Programming, Systems, Languages, and Applications
OSDI USENIX Symposium on Operating Systems Design and Implementation
PACT International Conference on Parallel Architectures and Compilation Techniques
PADS ACM/IEEE/SCS Workshop on Parallel and Distributed Simulation
PERCOM 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Pervasive Computing and Communications
PERFORMANCE International Symposium on Computer Performance, Modeling, Measurements and Evaluation
PLDI ACM SIGPLAN Conference on Programming Language Design and Implementation
PODC ACM Symposium on Principles of Distributed Computing
PODS ACM SIGMOD-SIGACT-SIGART Conference on Principles of Database Systems
POLICY IEEE International Symposium on Policies for Distributed Systems and Networks
POPL ACM-SIGACT Symposium on Principles of Programming Languages
PP SIAM Conference on Parallel Processing for Scientific Computing
PPoPP Principles and Practice of Parallel Programming
PSB Pacific Symposium on Biocomputing
PVLDB Proceedings of the Very Large Databases Endowment
RAID International Symposium on Recent Advances in Intrusion Detection
RE IEEE International Requirements Engineering Conference
RECOMB 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mputational molecular biology
RSS Robotics: Science and Systems Conference
RTAS IEEE Real-Time and Embedded Technology and Applications Symposium
RTSS IEEE Real-Time Systems Symposium
S&P IEEE Symposium on Security & Privacy
SAC ACM symposium on Applied Computing
SACMAT Symposium on Access Control Models and Technologies, ACM (was RBAC)
SAINT International Symposium on Applications and the Internet
SBAC-PAD International Symposium on Computer Architecture and High Performance Compuing
SC ACM/IEEE Supercomputing Conference
SCG ACM Symposium on Computational Geometry
SDM SIAM International Conference on Data Mining
SEA International Symposium on Experimental Algorithms
SEC IFIP International Information Security Conference
Securecomm International ICST Conference on Security and Privacy in Communication Networks
SenSys ACM Conference on Embedded Networked Sensor Systems
SGP Eurographics symposium on Geometry Processing
SIGCOMM ACM Conference on Applications, Technologies, Architectures, and Protocols for Computer Communication
SIGGRAPH ACM SIG 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mputer Graphics and Interactive Techniques
SIGIR ACM International Conference on Research and Development in Information Retrieval
SIGMETRICS ACM SIG on Computer and Communications Metrics and Performance
SIGMOD ACM Special Interest Group on Management of Data Conference
SIGSOFT International symposium on Foundations of software engineering
SoCG Symposium on Computational Geometry
SODA ACM/SIAM Symposium on Discrete Algorithms
SOSE 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Sytem of Systems Engineering
SOSP ACM SIGOPS Symposium on Operating Systems Principles
SPAA Symposium on Parallelism in Algorithms and Architectures
SPLASH Systems, Programming, Languages, and Applications: Software for Humanity
SRDS Symposium on Reliable Distributed Systems
SSDBM International Conference on Scientific and Statistical Data Base Management
STACS International Symposium on Theoretical Aspects of Computer Science
STOC ACM Symposium on Theory of Computing
Supercomputing The International Conference for High Performance Computing and Networking, Storage and Analysis
TCC Theory of Cryptography Conference
TOPLAS ACM Transactions on Programming Languages and Systems
TPHOLs International Conference on Theorem Proving in Higher Order Logics (will be ITP from 2010)
UAI Conference on Uncertainty in Artificial Intelligence
UBICOMP Ubiquitous Computing
UIST ACM Symposium on User Interface Software and Technology
USENIX ATC USENIX Annual Technical Conference
USENIX FAST Conference on File and Storage Technologies
USENIX NSDI Symposium on Networked Systems Design and Implementation
USENIX Security USENIX Security Symposium
V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Virtual Execution Environments
VIS IEEE Visualization Conference
VL/HCC IEEE Symposium on Visual Languages and Human-Centric Computing
VLDB International conference on Very large data bases
VLSI Symposia on VLSI Technology and Circuits
WADS Algorithms and Data Structures Symposium (was Workshop on Algorithms and Data Structures)
WCCI World Congress on Computational Intelligence
WiMOB 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Wireless and Mobile Computing, Networking and Communications
WoWMoM IEEE International Symposium on a World of Wireless, Mobile and Multimedia Networks
WSDM ACM International Conference on Web Search and Data Mining
WWW International World Wide Web Conference
Posted by 주니고모
TAG 2010, CRA, NRC, 랭킹
또 하나의 리스트 등장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산분야 국제 학술대회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맘으로 반겨본다.  이젠 SCI냐 아니냐 다 떠나서 좋은 연구에 매진!  제도는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계속 개선해나가면서 우리와 같이 발전해나가는 공동체로!!!

ACL - Meeting of the Association for Computational Linguistics
Advances in Computer Graphics Hardware
AIRWEB - Adversarial Information Retrieval on the Web
AMEC - Agent-Mediated Electronic Commerce
AMTA - Conference of the Association for Machine Translation in the Americas
AOSD - Aspect-Oriented Software Development
ASPLOS - Architectural Support for Programming Languages and Operating Systems
BCC - British Combinatorial Conference
CAV - Computer Aided Verification
CCS - Computer and Communications Security
CIDR - Conference on Innovative Data Systems Research
CRYPTO - CRYPTO
CSCW - Conference on Computer Supported Cooperative Work
CSFW - Computer Security Foundations Workshop
CVPR - Computer Vision and Pattern Recognition
DMKD - Research Issues on Data Mining and Knowledge Discovery
EACL - Conference of the European Chapter of the Association for Computational Linguistics
EC - ACM Conference on Electronic Commerce
ECOOP - European Conference on Object-Oriented Programming
ESOP - European Symposium on Programming
EUROCRYPT - Theory and Application of Cryptographic Techniques
Eurographics Workshop on Rendering Techniques
European Across Grids Conference
EUROSYS - EuroSys
FOCS - IEEE Symposium on Foundations of Computer Science
HIPS - High-Level Parallel Programming Models and Supportive Environments
HPCA - International Symposium on High-Performance Computer Architecture
HRI - Human-Robot Interaction
ICAPS(AIPS) - International Conference on Automated Planning and Scheduling/Artificial Intelligence Planning Systems
ICCV - 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mputer Vision
ICDT - International Conference on Database Theory
ICML - International Conference on Machine Learning
ICNP - International Conference on Network Protocols
ICSNW - International Conference on Semantics of a Networked World
IJCAI - International Joint Conference on Artificial Intelligence
IMC - Internet Measurement Conference
INFOCOM - IEEE INFOCOM
Information Processing in Sensor Networks
INFOVIS - IEEE Symposium on Information Visualization
Intelligent Systems in Molecular Biology
ISCA - International Symposium on Computer Architecture
ISMIR - International Symposium/Conference on Music Information Retrieval
ISSAC - International Symposium on Symbolic and Algebraic Computation
JSSPP - Job Scheduling Strategies for Parallel Processing
KDD - Knowledge Discovery and Data Mining
KR - Principles of Knowledge Representation and Reasoning
LICS - Logic in Computer Science
MICRO - International Symposium on Microarchitecture
MM - ACM Multimedia Conference
MOBICOM - Mobile Computing and Networking
Mobile Ad Hoc Networking and Computing
MobiSys - International Conference on Mobile Systems, Applications, and Services
Multimedia Information Retrieval
NDSS - Network and Distributed System Security Symposium
North American Chapter of the Association for Computational Linguistics
NSDI - Networked Systems Design and Implementation
OSDI - Operating Systems Design and Implementation
PADS - Workshop on Parallel and Distributed Simulation
Passive and Active Network Measurement
Peer-to-Peer Systems
Pervasive Computing
PLDI - SIGPLAN Conference on Programming Language Design and Implementation
PODS - Symposium on Principles of Database Systems
POPL - Symposium on Principles of Programming Languages
PPoPP - Principles and Practice of Parallel Programming
RAID - Recent Advances in Intrusion Detection
ROCAI - ROC Analysis in Artificial Intelligence
RSS - Robotics: Science and Systems
RTSS - IEEE Real-Time Systems Symposium
S&P - IEEE Symposium on Security and Privacy
SASN - workshop on security of ad hoc and sensor networks
SCA - Symposium on Computer Animation
SENSYS - ACM SenSys
SGP - Symposium on Geometry Processing
SIGCOMM - ACM SIGCOMM Conference
SIGCSE - Technical Symposium on Computer Science Education
SIGIR - Research and Development in Information Retrieval
SIGMETRICS - Measurement and Modeling of Computer Systems
SIGMOD - International Conference on Management of Data
SIGOPS European Workshop
SIGSOFT FSE - Foundations of Software Engineering
SODA - Symposium on Discrete Algorithms
SOSP - Symposium on Operating Systems Principles
TACAS - Tools and Algorithms for Construction and Analysis of Systems
Theory and Applications of Satisfiability Testing
Theory of Cryptography
TLDI - Types In Languages Design And Implementation
UAI - Uncertainty in Artificial Intelligence
UbiComp(HUC) - Ubiquitous Computing Handheld and Ubiquitous Computing
UIST - User Interface Software and Technology
USENIX - Technical Conference
USENIX Conference on File and Storage Technologies
USENIX Security Symposium
VLDB - Very Large Data Bases
VM - Virtual Machine Research and Technology Symposium
VMCAI - Verification, Model Checking and Abstract Interpretation
WebDB - International Workshop on the Web and Databases
WORM - workshop on rapid malcode
WWW - World Wide Web Conference Series
Posted by 주니고모

올겨울도 어김없이 12월~1월에는 과제 보고서를 쓰느라 바빴고, 1~2월에는 제안서, 계획서, 그리고 지금은 기다림의 계절이다.  과제 제안서 작성은 예산, 과제 참여 연구원 명단 등등의 과제 관리에 필요한 내용 빼고는 실은 연구 내용에 관련된 거라서 그리 싫지만은 않다.  하지만 여러 명이 하는 과제이면 과제 제안서 취합하고, 내용 조정하는게 어렵다.  취합하는 입장에서는 재촉해야하고, 내야하는 입장에서는 큰 그림에 끼워맞춰야하고.

어렵게 써서 낸 과제 제안서가 통과되서 연구비를 지원받게 되면 마냥 기분이 좋지만, 탈락하거나 계속 과제의 예산이 삭감되면 왜 그랬을까 반성하게 된다.  연구 성과 내지는 기대 효과가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라서?  그런 평가는 어떤 기준으로 하게 될까?

과제 평가 기준에 따라 연구자들의 연구 내용과 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무척 중요한 사안이다.  국내 과제 평가 제도는 지난 수십년동안 꾸준히 변해왔고, 지금의 형태는 전세계적으로 봤을 때 나름 경쟁력이 있는 제도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몇몇 평가 여건은 개선의 여지가 있지 않을까 판단된다.

전산학 분야에서 SCI 저널 논문의 폐해는 지금까지 너무나 많이 얘기했는데 2010년부터는 WCU 기준에는 이미 변경된 내용이 적용되기 시작했으니 좀더 두고볼 일이다. BK의 경우에도 제한적이나마 바뀌기는 했는데 전산학의 실정과는 동떨어진 여건들이 많아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지만, 적어도 전산학과 다른 분야와의 차이를 인정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전혀 없지만은 않다.  WCU, BK 뿐만 아니라 국가 정부부처들의 과제 평가에서도 바뀌어야하는데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수학, 물리, 화학 등과 같이 오래된 학문 분야처럼 중요도가 impact factor로 쉽게 정의되는 저널이 없고, 중요도, 인기도 및 수준이 부침이 10년 단위로 보면 적지 않은 전산 분야 학회들에 대한 순위 매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Impact factor가 결국은 저널에 실린 논문들의 citation count를 평균한 수치임을 생각하면, Google Scholar, Web of Science 등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논문 각각의 citation count를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이것도 중국인이나 우리 나람 사람들과 같이 동명이인이 많은 경우에는 제3자가 객관적으로 검색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전산학 내에서도 분야마다 citation의 행태가 달라서 절대량 비교는 어려울 수도 있다.  정량적인 평가에 크게 의존해온 지금까지의 관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타협할 수 있는 것은 여기가 한계인 듯하다.

NSF proposal review를 해보면 국내 과제 평가와 크게 다른 점이 한 가지가 있다.  과제 평가가 점수가 아니라 글로 된다는 것이다.  물로 최종 결과에는 점수가 있기는 한데 점수보다는 리뷰에서 나온 내용이 결정적이다.  이는 학술대회 논문 리뷰와 같다.  전산 분야 학술대회에서 논문 심사를 할 때는 논문 1개당 리뷰어가 서너명이 붙어서 리뷰를 쓰게 된다.   대개 200~1000자 정도의 리뷰를 쓰는데 발표되는 논문의 질과 리뷰의 질이 비례를 한다.  좋은 학회에 논문을 내면 정말 논문 연구에 도움이 되는 리뷰를 받게 되고, 논문의 당락에 상관없이 연구 내용이 좋아질 수 있다 (주석1).  나는 어느 학회에 논문을 낼까 고민할 때는 그 학회의 학술위원들을 살펴본다.  누가 어떤 연구를 예전에 했으니까 내 논문을 리뷰할 때 어떤 부분을 지적할 수 있겠구나 생각하기도 하지만, 이 정도 수준의 사람들이라면 내 논문에 대해 좋은 feedback을 줄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하게 된다. NSF proposal review는 맨 마지막에 하루나 이틀을 다같이 모여서 토론을 거친 후 그 토론 내용을 정리해서 제출하게 되어 있다.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서 하는 토론이니 technical한 내용이 대부분을 이루고, 평가서에도 그런 내용이 대부분을 이루게 된다.  과제에서 논문을 몇 개 쓸 예정이고, 특허를 몇 개 낼 예정인지는 한 번도 살펴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과제 제안서는 열심히  리뷰하지만, 과제 결과 보고서는 보도듣도 못했다. NSF는 논문에 ack을 하고 그 ack된 논문만 제출하면 되기 때문에 보고서가 따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내 과제 평가에서는 내 연구에 도움이 되는 feedback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대개 당락만 통고하거나 짧은 의견서가 첨부되서 오는데, 의견서만으로는 왜 탈락했는지, 지원받게 됐는지 잘 모르겠다.  정량적인 실적없이, 정성적인 평가만으로 과제 지원을 고려할 수는 없을까?  우리는 왜 논문의 질에 대해서는 딱히 뭐라고 말을 많이 안 하면서 정량적 수치에 촛점을 둘까? (주석2)  왜 과제 제안서에 대한 평가를 좀더 정성적으로 하지 못할까?  어떻게 하면 스스로 내린 정성적인 평가를 서로 믿어줄 수 있을까?

예전에 박사 과정 때 처음 제출한 논문이 모 학술대회에서 탈락되었더랬다.  내 논문이 떨어졌다는 것보다는 딱 한 줄로 날라온 리뷰 때문에 정말 화가 났더랬다.  "I don't understand this paper."  무엇을 왜 이해 못했는지 아무런 설명없이 딱 한 줄 (주석3).  다른 리뷰 2개는 좀더 친절했고, 좋은 얘기도 많이 해줬고, 심지어 점수도 나쁘지 않게 줬던 것 같은데, 한 줄짜리 리뷰어의 박한 점수 때문에 탈락되었던 것 같다.  그 논문은 결국 저널로 보내졌는데 지금은 내 논문 중에서 피인용횟수로는 상위 다섯 개 안에 드는 것이니 내용이 형편없었던 것은 아니였던 듯 싶은데.  정량적인 치수에 의존하는 평가는 어떤 면에서는 이런 한 줄짜리 리뷰 같은게 아닐까 싶다.

혼자서라도 좋은 연구 열심히 하면 과제 평가 및 관리 제도와 상관없이 늘 지원 빵빵하게 받을 수 있는 거 아니냐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처음부터 대가로 연구를 시작하지 않는다.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에서 열심히 하다보면 능력도 있고, 운좋은 몇몇은 대가가 되고, 그렇지 못해도 든든한 이공계의 일원이 되는 것이다.  한 사람의 천재는 제도와 상관없이 생길 수도 있지만, 수십만명의 과학도는 좋은 제도 하에서만 생길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제도는 유기적인 생명체와 같아서 끊임없이 변해가야 한다.

오늘 저녁엔 일이 손에 잘 안 잡혀, 잠시 제도 보완이라는 딴 생각을 하면서 몇 자 적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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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1) 좋은 학회에는 리뷰 받으려고 제대로 준비도 안 된 논문들을 내는 사람들이 생기고, 그런 논문들 때문에 리뷰어가 해야되는 일이 너무 많아져서 일정 수준이 안되는 논문들은 리뷰를 짧게 해서 탈락시키는 quick reject track을 만들게 되는 등 끊임없이 제도 보완이 이루어지고 있다.

(주석2) 국내 모든 과제가 같은 평가 기준을 가진 것은 아니다.  한국연구재단의 경우 과제마다 평가 기준이 다른데, 몇몇 과제에서는 연구자의 역량이 40% 이상이 된다.  지금까지 해 온 연구 실적을 많이 참고하겠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또한 정량적인 수치보다는 대표 실적과 파급효과에 대한 설명을 첨부하게 되어 있는 등 국내 과제 관리 시스템으로는 가장 합리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주석3) 해당 학회는 몇 해 지난 후부터 얼마 이하보다 짧은 리뷰는 받아들이지 않게 제도를 바꾸었다.

Posted by 주니고모
엊그제 WCU 사업 시안에 대한 의견을 학과/단대 차원에서 준비한 내용을 살펴보면서
문득 주저자와 교신저자라 분야마다 어떻게 다른가 궁금해서 Twitter/Facebook에 
화두를 던졌더니 많은 분들이 답해주셨다.  해서 여기에 정리해 올려본다.

    Sue Moon 저널 중심 분야에서 주저자와 교신 저자가 무슨 차이인가요? 박사 과정이 쓴 논문에 학생, 지도교수 이름이 들어가면 누가 주/교신 저자인가요?

    Today at 12:04am via Twitter  ·  · 
    Yong-Yeol Ahn
    Yong-Yeol Ahn 
    교신 저자의 일차적 의미는 논문의 '교신'을 책임지는 저자입니다. 저널과 주고 받는 편지와 리뷰등은 모두 교신 저자가 책임지게 되죠. 교신 저자는 보통 지도, 관리 역할을 맡는 senior author가 맡기에 중요한 contribution으로 카운트 되는 경우가 있죠. 

    보통 학생이 주저자, 지도교수가 교신 저자가 되지만, 그냥 주저자가 교신저자를 하는 경우도 있죠.
    Today at 12:21am · 
    Sue Moon
    Sue Moon 
    전산 분야에서는 학생이 주저자하면서 교신 저자 역할까지 다 합니다. 지도교수는 지도, 관리 역할을 cc:로 하죠. ^^ 한국연구재단에서는 교신/주저자는 실적을 같은 수준으로 인정해주는데 전산분야에서는 일단 교신/주저자 구분도 없고. 쉽지 않네요. 끙.
    Today at 12:54am · 
    Seung-Woo Son
    Seung-Woo Son 
    YY의 설명이 정확한 것 같습니다. 한국연구재단에서는 항상 그 구분을 요구하죠. 관례상 지도교수를 교신저자로 표시하면 되겠지만, 증빙자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리에서는 논문에 corresponding author 표시가 따로 되어 있거나, 실제로 submit 과정에서 이메일을 주고 받은 정보를 제출했었습니다. 
    한국연구재단의 실적인정에서 수학/전산학 분야의 실적 산정 방법은 꼭 바뀌어야할 듯 합니다. 매년 문제로 지적되지만 대안을 마련하지 않는군요.
  1. 엄상일sioum 
    RT @ensual: @sbmoon 과제 실적을 어떻게 하는가는 저자를 정하는 것과는 또 다른 문제라서.. 암튼 많은 수학자들은 공저자 모두가 주저자라고 생각하고 실적을 계산하여 보고합니다.http://bit.ly/9xgrAa
  2. Heesung SHINensual 
    @sbmoon 과제 실적을 어떻게 하는가는 저자를 정하는 것과는 또 다른 문제라서.. 암튼 많은 수학자들은 공저자 모두가 주저자라고 생각하고 실적을 계산하여 보고합니다.http://www.math.snu.ac.kr/~kye/co-author/
  3. Sang Hoon Leelshlj 
    @sbmoon 참고로 (제가 알기로) 물리학 분야에서는 교신저자의 의미가 크지 않아서 논문에 따로 표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 연구성과 reporting 관련해서 교신저자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표기를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4. Sang Hoon Leelshlj 
    @sbmoon 주 저자가 제 1저자를 말씀하시는 거라면, 실질적으로 일을 가장 많이 했고 이름이 처음에 오는 (주로 학생) 저자를 뜻합니다. 교신저자는 말 그대로 저널의 editor와 메일 등을 통한 교신을 담당하는 (주로 지도교수) 저자입니다.
  5. Yongdae Kimyongdaek 
    @sbmoon 제 경우 Case-by-case 입니다. 원칙은 주 저자가 하거나 불가피한 경우 저나 다른 교수가 합니다. 학생이 Academia로 갈 경우 학생이 Contact author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한국에서는 다르게 하는 것 같지만.
  6. Heesung SHINensual  @sbmoon 수학 분야에서는 주저자 개념이 없습니다. 따라서 저자들의 순서는 성(Surname)으로 정렬하여 표시합니다. 교신저자는 말 그대로 학술지 담당자와 교신을 할 저자일 뿐, 일반적으로 교신저자 유무에 큰 무게를 두고 있지 않습니다만..


Posted by 주니고모
지난 금요일 오후에는 서울 양재동에 있는 한국연구재단 분원에 다녀왔다.
World-Class University 육성 3차 사업계획에 관한 공청회가 열렸는데, 사업 시안에
전산학과의 현실에 맞지 않는 내용이 자격 요건으로 나와있어서 의견을 개진하러 갔다.

사업 시안에 보면 SCI(E), SSCI, A&HCI 및 SCOPUS급 저널 논문들만 실적으로 일정된다.
이는 전산학과에서는 학술대회가 더 중요한 논문 발표의 장이라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아서
이 기준에 맞춘다면 사업의 취지에 맞는 세계적인 석학들은 모셔올 수 없고, 국내 전산학자들도
좋은 연구보다는 국내 실적용 연구를 하게 한다.  아직도 모든 정부 과제에서
저널 실적을 사용하고, BK21 과제에서만 IEEE/ACM/USENIX 지원 학회 중 학회 논문 수가
50편이 넘고 acceptance rate이 30% 미만인 학회에 한해서 저널급으로 인정해주는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주저자/교신저자라는 개념도 전산분야에는 없는데 이를 명시하여
실적으로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이에 카이스트 전산과에서는 WCU와 같은 대규모 국가 과제에서부터 전산학 분야에 대한
제대로 된 실적 인정 기준을 제시하고자 아래의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완벽하진 않지만
현행 기준보다는 전산과의 현실에 많이 근접한 대안으로 판단된다.  타대학 전산과의 많은 지원을
바라며, WCU 사업 뿐만 아니라 한국 연구 재단, 더 나아가서 모든 정부 과제에 아래의 사항이
반영되길 희망해본다.

2010년도 WCU신규사업 관련 의견

K A I S T

[IT(SW)분야]연구실적 평가기준

문제점

* 논문 인정: IT(SW)분야에서는 상위 conference 논문의 중요성이 SCI(E)논문보다 더 높은 경우가 많음 (피인용 회수 기준 근거 자료 있음)

* 피인용 횟수 기준: 동 분야에서 conference 논문으로부터의 인용을 제외한 저널 논문간의 피인용 회수만을 고려하는 것은 실제 개인의 학문적 영향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함

* 논문 및 피인용 횟수 인정 기준: 실험, 개발을 해야 하는 이공계의 특성상 거의 모든 연구는 학생이 공저자로 들어가며 일반적으로 주저자는 학생으로 하고 교신저자도 편의상 학생으로 지정하는 경우가 많음. 따라서 1/N 인정은 불합리함.

구 분

현재 WCU평가기준

개 선(안)

논문 인정

- 학문분야별 상위 10%저널에 게재한 1인당 논문수(총논문수/총참여자수)

- 학문분야별 상위 10%저널에 게재한 1인당 논문수(총 편수/학생 제외 참여저자 수)

- 학문분야별 상위 10% conference에 발표된 논문수(총합=논문별1/학생 제외 참여저자수)

피인용 횟수 기준

- SCI(E), SSCI, A&HCI 및 SCOPUS급에 수록된 최근 5년간 논문의 피인용 횟수(피인용횟수 총합/총 참여교수 수)

- 게재된 모든 논문 (저널 및 conference)의 최근 5년간 피인용 횟수(피인용횟수 총합/학생 제외 참여저자 수)

- IT(SW)분야의 경우 Microsoft Academic Search 나 Google Scholar의 통계 이용

논문 및 피인용 횟수 인정기준

- 공동논문의 경우 참여교수가 주저자, 교신저자인 경우 1건당 0.8건으로 인정하고 기타공동저자일 경우 1/N건으로 인정

- 공동논문의 경우 학생 외 참여저자수가 없는 경우 1건당 0.8건으로 인정하고, 학생외 참여자가 있는 경우 1/학생 제외 참여저자 수+1

저널 편집위원

- SCI(E), 의 저널 편집위원 (editor, editorial board member) 경력 증빙 자료 (위원명이 명시되어 있는 저널별 Hard Copy사본 또는 저널 출판 기관에서 발행한 증명서 등) 제출 (Guest editor 경력은 실적으로 불인정)

- 학문 분야별 상위 10% conference의 technical program chair 및 area chair 혹은 이에 상응하는 경력 증빙 자료 (위원명이 명시되어 있는 conference proceedings 명단 hard copy, conference web site 주소, 기관에서 발행한 증명서 등) 제출 (Executive committee 경력은 실적으로 불인정)

 

Posted by 주니고모

국제 학술대회에 처음 참가했을 때다.  1995년 보스톤에서 열렸던 INFOCOM으로 기억하는데 학생봉사자로 가서 일을 돕는 대신 학회 참가비를 면제받는 조건이였다.  튜토리얼 진행 좀 도우면서 학회에 참석했었다.  논문 발표없이 처음 가보는 대규모 학회라서 아는 사람이라고는 같은 연구실 친구들 뿐이고, 유명한 사람들도 이름과 얼굴이 따로라서 인상적인 만남은 없었던 것 같다.  QoS에 관한 패널이 무척 재미었던 정도가 기억에 남았을 뿐이다.  그리고 몇 년후 졸업할 때 즈음해서 다시 INFOCOM을 가게 됐었다.  그 때는 논문도 있고, 인턴도 해보고 아는 사람도 좀 생기고 해서 복도에서 만나 얘기할 사람도 있고해서 처음 참석했을 때보다는 덜 심심하고 힘들었다.  직장을 구해야하는 때라서 아는 사람 지나가면 달려가서 인사하고 혹시 신임 연구원 구하냐, 내 박사 논문 연구 내용 관심있느냐 뭐 이런 소개를 해야했었다.  그래도 학회 참석자들의 반의 반도 모르던 때라서 친한 친구랑 복도에서 서로 마치 얘기를 나누는 듯이 서 있다가 말을 걸어보고 싶은 사람이 지나가면 매정하게 저버리고 휘리릭 달려갔다 오곤을 반복하면서, 어지간히 친하지 않으면 이렇게 매정하게 할 수 있겠냐, 우리 정말 친한 친구다 하면서 웃어댔었다.

박사 졸업하고 10년이 지나고 나니, 내 분야 학회에 가면 대부분의 참가자들을 알고, 석박사 학생들만 좀 낯설고 하니까 이제는 거꾸로 학회에서 얘기하고 만날 사람이 너무 많아서 바쁘다.  친한 친구들이랑 회포풀고 싶어도 몇 분 이상은 길게 시간이 안 나서 저녁에 따로 약속을 잡아야하고.  꼭 만나서 연구 얘기를 하려면 미리 연락해서 한두시간 시간을 맞춰놓아야한다.  점심, 저녁 여기저기 다른 사람들과 먹으면서 정보도 얻고, 요새 논문 얘기들을 하다보면 내 학생들이랑은 밥도 한 끼 같이 못먹고 오곤 한다.  대신 학회 나가기 전에 학생들과 중요한 논문들은 같이 챙겨 읽어보고, 누구 만나서 무슨 얘기할까 준비해간다.  내 딴에는 잘 준비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준비해야에 대해서는 적어놓은게 없던 차, 졸업생에게서 학회에 가기 전에 해야하는 준비사항에 대한 조언을 적은 이멜이 왔기에 들은 내용은 소개한다.  웹페이지도 있고, 개인이 정리한 how-to도 있다.  국제 학술대회를 처음 가는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 블로그에 소개한다.

http://www.icse-conferences.org/2002/advice/notkin.html
http://www.icse-conferences.org/2002/advice/notkin.html

"Plan your trip" by Andrey Rybalchenko

related to accepted papers

- read the list of accepted papers
- try to get and read those papers that you'd like to read before taking off
- prepare a list of authors who you'd like meet and discuss
- pick the sessions/presentation your want to attend in advance

related to meeting other researchers
- (with your adviser/colleagues) compile a list of people you'd like to meet and who might attend the conference
- ping/schedule? meetings with people when the meeting deserves this (just to increase the chances of the meeting to happen)

related to maximizing your trip
- check if there are any universities/research labs close to the conference venue/on the way there where you would like to
give a talk/visit someone. If so, contact the person and organize the meeting/seminar in advance.

related to socializing
- don't hang around with members of the institute (you can do it any other time)
 but support each other, e.g., by introducing to someone, throwing the conversation ball,
 pointing out at interesting discoveries/people
- when joining a group of unknowns, e.g., when taking a seat at the lunch/dinner table,
 introduce yourself asap (longer you wait, more cumbersome it will be make this step later on)

related to this list
- type in the answers and keep the print out with you during the conference
- discuss the items with your adviser and fellow students well in advance (you might want to coordinate and
 split the knowledge harvesting part among your fellows)
- think what is missing/should be dropped/improved and send me your comments.
- this list will get in shape and will be posted on the wiki


Posted by 주니고모

올 여름초이다.  봄철 내리 이어졌던 학술대회 논문 제출이 초여름까지 계속 되면서 녹초가 됐었다.  친구들이 저녁먹자고 해도 늘 학술대회 논문 제출 기한이 두 주밖에 안 남아 바빠서 안되겠다는 핑게를 반 년동안 계속 해대다 보면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삼사주 간격으로 한 학술대회 논문 제출이 끝나면 다음 학술대회 준비.  데드라인 위주로 스케쥴을 짜다보니 숨쉴틈이 없게 됐었다.  녹초가 되고나니 이건 뭔가 아닌데라는 생각을 안 할 수 없었다.  연구는 전산과만 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분야 사람들도 공부하고, 논문쓰고 하는데 왜 나만 바쁠까?  생각해보니 학술대회 논문 제출 기한에 매달려 살아야하는 우리 분야의 특성상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똑같이 연구했어도 전산 분야는 제출기한에 맞춰 논문을 내야하고, 다른 분야는 아무 때나 논문이 준비되면 저널에 내면 된다.  학술대회는 일년에 한 번씩 열리기 때문에 올해 제출기한을 놓치면 내년까지 기다리거나 아니면 비슷한 다른 학회를 찾아봐야 한다.  한 분야에서 제일 권위있는 학회에 꼭 내고 싶다면 연구 결과물 발표를 학회 일정에 맞춰 해야되는 셈이다.  그래서 나와 같은 연구 분야에 있는 친구들과는 1월말, 5월초, 9월말, 10월말에는 무슨 행사를 잡지 못한다. 다들 학회 논문쓰느라고 바쁠테니까.  학술대회가서도 다른 학회에 낼 논문쓰느라 밤잠 설치기도 부지기수.  연구도 좋지만 내가 50살, 60살 되면 체력이 달려서라도 이렇게는 못하겠다 생각한게 몇 번인지.

올봄부터 여름까지 열심히 연구한 덕에 이번 가을에는 세 개의 국제학술대회에서 논문 발표를 하고, 서너개의 학술대회 논문을 쓰고 있다.  보통 때 같으면 한 학기에 한두번의 해외출장은 가볍게 소화해낼텐데, 이번 학기에는 학술대회말고도 위원회 활동 때문에 해외출장을 두 번 더 하게되서 학생들 학회 논문 발표를 아예 가보지도 못할 것 같다.  기껏 논문썼는데 그 결과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얘기하고 의견을 나눌 기회를 잃는다는게 많이 아쉽다.  헌데 연구를 많이 하는 사람은 도대체 일년에 몇 개의 학술대회를 소화해야하는 건지?  대부분의 학술대회가 아직은 미국과 유럽에서 열려서 동양권에 있는 연구자들은 상대적으로 여행 경비 및 시간에 대한 부담도 크다.

이번 달 2009년 8월호 Communication of the ACM (Association for Computing Machinery)에 "Time for Computer Science to Grow Up"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전산학 분야에서 학술대회가 저널보다 더 중요한 논문 발표의 장으로 인식되고 있는 현재, 학술대회 논문 제출기한에 의한 연구 결과 발표 기회의 인위적 주기성, 소통의 기회로써의 학술대회의 한계점, 여행 부담 등등을 지적하면서, 전산학도 이제 슬슬 저널로 옮겨가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Computing Research Association(CRA)이 리더쉽을 보여야한다는 요지이다.  논문 데드라인에 마냥 목메고 살 수는 없으니까 취지는 십분 지지하지만, 과연 학술대회 위주의 관행에서 저널로 옮겨갈 수 있을까?  내가 정년퇴직하기 전까지 바뀔 수 있을까?

Posted by 주니고모

어제부터 사흘간 2010년 석박사 면접시험이다.  우리 학과에는 매년 100명이 넘는 석사 지망생들이 지원하기 때문에 박사 지망생들까지 합해서 대개 사흘정도를 면접에 할당한다.  아침 9시부터 점심 1시간 빼고 6시까지 논스톱으로 매일 50명씩 사흘 면접을 치르고 나면 몸살이 날 정도다.  그래도 내년도 신입생들은 과연 어떤 학생들일까, 내 분야에 관심있어 하는 학생들도 있을까, 요새는 어떤 분야에 관심들이 있어 할까 궁금한게 많아서 입시가 고되기만 하지는 않다.

올해는 교수 2~3명이 한 방에서 10분에 한 명씩 면접을 했다.  학생이 일단 방에 들어오면 1분 가량 자기 소개를 하게 했다.  1차 서류전형에서 교수들이 서류를 살펴보기는 하지만 100명이 넘는 학생들의 신상명세를 기억할 수 없으니 1분 안에 어느 학교 무슨 학과에서 공부했고, 군대는 다녀왔는지, 수상 경력, 인턴쉽, 외국어 연수, 기타 장기 사항을 얘기해줘야한다.  어떤 학생들은 군기가 팍~ 들어가서 우렁차게 또박또박 말을 하기도 하고, 누구는 교수들과 눈도 못 맞추고 수줍게 얘기를 하기도 한다.  나는 오랜 외국 생활에 젖어서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얘기하는 학생이 좋은데, 그게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도 있고 해서 어떤 태도로 얘기하는 가는 실은 별로 중요하게 보지 않는다.  태도보다는 자기 소개의 내용인데, 장황하게 "존경하는 교수님들을 모시고 XXX에서 훌륭한 연구를 하고 싶다" 뭐 이런 얘기를 늘어놓으면 졸려워진다.  학부를 우리 학교 나오지 않은 학생은 면접하는 교수들을 잘 모를테니, "존경하는 교수님" 보다는 "존경할 교수님"이 맞는 얘기일테고, 내 입장에서는 사흘내리 반복해서 듣게되면 식상해진다.  대신 면접하는 사람의 호기심을 이끌어내는 내용을 얘기해줘야한다.  "이런이런 일을 해봤다, 관심이 있다"  그럼 면접하는 사람들이 왜 관심이 있느냐, 이런 내용도 들어봤느냐, 어떻게 문제를 풀었느냐라고 자연스럽게 질문하게 되고, 질문들에 대해 답을 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게 된다.

면접 시험의 장점은 학생의 관심 분야 및 수준에 맞춰서 질문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서 학생은 어떻게든 자신있는 분야로 질문을 유도해야하고, 면접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학생의 잠재력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는 질문을 준비해야한다.  제일 많이 듣는 대답 중 하나가 "배웠는데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이다.  군대 다녀오기 전에 배운 과목 내용이면 3~4년 됐을 수도 있고하니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다.  그러나 면접시험에서 진짜 묻고 싶은 것은 그 학생이 어느 정도의 논리력이 있고, 배운 내용의 중요성 및 효용가치를 잘 파악하고 있는가이다.  해서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라고 딱 잘라버리기보다는 그 과목에서 다뤘던 내용 중에 이런이런게 있는데 아마 거기 관련된 내용 같습니다만, 자세한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 뭐 이 정도라도 얘기해주면 점수를 딴다.  또 그렇게 자기 생각을 되짚어보다보면 기억이 날 수도 있고.

어디에 가던지 말하는 상대를 잘 파악해야한다.  대학원 입시에서의 상대는 하루종일 10분간격으로 면접을 하느라 지쳐빠진 교수들이다.  들고 들어온 입시원서가 손에 쥐어지기 전까지는 이름이고, 출신 학교고, 학점이고 아무런 정보도 없이 자기 소개만 하릴없이 들어야하는 사람들이다.  총기 넘치는 자기 소개를 기다릴 뿐이다.
Posted by 주니고모


이번 여름에 학교장 추천 입시를 위해 고등학교를 방문하면서 이런저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중 하나가 전자전산학과에 지원하겠다는 학생들이 적어졌다는 것이다.  25년 전에 내가 대학 진학할 때와는 전혀 딴 판이다.  그 땐 전자전산 분야 인기가 최고로 커트라인이 제일 높았더래서 가고 싶어도 차마 가겠다고 말을 못했더랬는데.  솔직히 지원하면서도 실은 컴퓨터가 뭐하는 것인지 전산학이 뭔지도 잘 몰랐지만 유망한 분야라니까 가기 어려운데라니까 궁금도 하고 호기심도 발동하고 컴퓨터라는게 많은 계산을 엄청난 속도로 해낼 수 있는 자동화 기기라는 면에서 뭔지는 몰라도 할 일이 많겠다 생각했었다.

25년이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잘은 몰랐지만 전산학이 할 일이 정말 많은 학문이였구나 싶고, 우리가 25년 전에는 공상과학소설에서조차도 상상 못했던 웹검색과 같은 일들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 분야가 엄청나게 빨리 발달했구나 감탄하게 된다.  그 때는 전산학이 뭐냐고 물었다면 우물쭈물 컴퓨터 가지고 뭔가 하는 거라고 대답했을텐데.  뭔지 잘 모르겠지만 호기심 때문에 진학했던 것 같다.  이제는 집집마다 컴퓨터가 있고 또 매일들 쓰고 하니까 그 호기심이 예전같지 못한 것도 있겠다.  하나의 학문분야가 영원히 잘 나갈 수는 없으니까 좀 사그라들어도 그러려니 해도 괜찮을 때가 된건가?  학문의 인기도 부침이야 단기적인 홍보효과도 있고 하니까 어쩔 수 없어도 대학에서만 전산학이 다뤄지고 초중고등학교 교과과정에는 전혀 없는 아쉬점에 대해서 여름도 됐고, 휴가철이기도 해서 복잡한 논문 연구에서 잠시 머리도 식힐 겸 적어보려한다.

우선 전산학이란 무엇인가 대해 얘기해보기로 하자.  몇 년 전엔가 전산학에 관심이 있는 조카가 전산학이 뭐냐고 물었을 때 마침 대우조선을 다녀왔을 때라서 조선소에서 쓰이는 전산학에 대해 얘기해줬다.  조선소에서는 두꺼운 강철판을 제철소에서 받아다가는 설계도면이 시키는대로 요리조리 조각조각 잘라내서 붙여야한다.  마치 종이인형 옷 잘라내듯이.  이 때 조각나서 못쓰게 되는 부분을 최소화하게 하려면 설계도면에 있는 조각들을 어떻게 배치해야하는가?  이런 문제는 대개 최적화된 답은 복잡도가 너무 높아서 계산할 수 없고 근사값을 사용하게 된다.  근사값 계산하는 알고리즘을 사람이 만들수는 있을지언정 사람이 계산하기에는 너무 복잡하다.  컴퓨터가 있어야만 그 복잡한 알고리즘을 단순연산의 반복으로 변환해서 눈깜박할 사이에 계산해낼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전산학은 정보을 습득하고, 가공처리하고, 보여주는데 들어가는 모든 전 과정을 다루는 학문이다.  정보의 습득이라고 한다면 소위 오래된 고문서들을 스캔해서 문자 인식을 하거나, 사진에서 누구의 얼굴인지 인식하거나,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이 어느 그룹이 언제 발표한 것인지 등이 모두 포함되겠다.  이런 정보를 어떻게 가공처리하는가?  스캔된 고문서의 내용은 인덱스가 붙어서 저장되면 필요한 사람들이 쉽게 뒤져 볼 수 있게되고, 인식된 사람의 얼굴은 그 사람의 사진첩에 자동으로 저장되고, 어느 그룹이 부른 노래인지를 알게 되면 그 그룹이 발표한 다른 노래들도 찾아보기 쉬워진다.  최종적으로 보여주는 과정은 다음지도(http://map.daum.net)를 생각하면 된다.  지도를 맘대로 확대축소해서 보고, 맘에 드는 장소를 지도에 쉽게 첨삭하고 오고가는 길을 지도 위에 그려보고.

컴퓨터는 이러한 정보 습득/가공처리/표현하는 과정 중에서 일반인들이 흔히 쓰는 작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키보드, 모니터 등이 붙은 장비일 뿐이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어지간한 가전제품들이 이젠 20~30년 전 소형 컴퓨터가 했던 정도의 성능을 가지고 있다.  전기압력밥솥을 보면 메뉴 고르고, 타이머 시간 정해서 밥짓기 시작해야하는데 이것도 아주아주 간단하기는 하지만 프로그래밍인 셈이다.  전기압력밥솥보다 좀 복잡한 건 VCR 녹화하는 법.  일흔이 넘으신 우리 어머니 같은 분들은 여기서 막힌다.  VCR 녹화보다 조금 더 복잡한 건 MP3에 음악 다운로드 받는 것.  요기서는 이공계를 나오셨서도 마찬가지로 일흔이 넘으신 아버지께서 스톱되는 부분.  이렇게 주위를 둘러보면 컴퓨터가 하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앞으로도 수십년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고등학생들이 대학지원할 때 분야별 업계 인력 수급 현황같은 전문 자료를 살펴볼리 없겠지만, 김진형 교수님의 블로그 자료만 봐도 인력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소프트웨어 산업의 규모가 삼성, LG가 경쟁하는 하드웨어 산업의 규모보다 몇 배나 더 크고, 그 큰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몫이 아직 미미한데.  갈 길이 먼데.  초중고생들이 전산학을 학문이라는 포괄적 '숲'을 보지 못하고 골방에 틀어박혀 프로그램만 짜는 '나무'만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컴퓨터는 전산학의 총아이기는 하나 그것을 설계하고 최적화하고 거기에서 돌아갈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과정이 실제 전산학에서 연구하는 부분이다.  실제 프로그램을 짜는 부분은 일부이다.  해서 학부 1학년 프로그래밍 기초 강의를 가르칠 때 나는 이 과목은 전산 전공을 하지 않을 학생들을 위한 과목이라다고 얘기한다.  왜냐면 이제 누구든 프로그램을 못짜면 실험실습도 할 수 없고, 발표 자료도 제대로 준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다면 프로그램짜기 싫어서 전산과에 안 온다는 말은 안되는데 왜 현실은 그렇지 않을까?

글이 길어졌다.  다음 생각이 좀더 정리되면 또 써야지.

Posted by 주니고모


지난 금요일에는 독일 베를린의 Deutsche Lab에서 열린 ACM SIGCOMM Internet Measurement Conference의 Technical Program (TPC) 미팅에 다녀왔다.

TPC 미팅이라 함은 학술대회에 제출된 논문을 TPC 멤버들이 읽어보고 리뷰를 한 후, 한 곳에 모여서 논문의 당락을 결정하는 회의이다. 전산학의 모든 학회가 TPC 미팅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일단 논문접수가 끝나면 학술대회장이 위원들에게 리뷰할 논문을 할당하고, 첫단계 리뷰가 끝나면 위원들끼리 리뷰 웹사이트에 올라온 다른 위원들의 리뷰를 읽어보고 논문의 당락에 대한 결정을 하게 된다.  논문의 당락은 만장일치로 결정하는데, 위원들간의 의견 격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추가 리뷰를 요청하게 되고, 마지막에는 학술대회장이 중재를 하게 된다.  이 모든 결정을 웹사이트를 통해서 하는게 대부분의 학회이나, 때로는 전화 회의를 하기도 한다.  이 결정을 웹사이트나 전화 회의를 통해 하지 않고 학술대회위원들이 단 하루의 TPC 미팅을 위해 전세계에서 몰려올 정도의 수고를 한다는 뜻은 TPC 미팅을 통해 좀더 흥미롭고, 좋은 내용을 결정해야할 정도로 제출되는 논문의 수준이 높아야된다는 뜻이다.

내가 학술대회 위원으로 활동해본 학술대회 중 TPC 미팅을 하는 학회는 SIGCOMM, IMC, NSDI, INFOCOM 정도밖에 없다.  SIGCOMM, IMC, NSDI의 경우에는 학술위원 초청을 할 때 TPC 미팅 참석을 전제로 한다.  전화 회의를 하는 경우도 비록 직접 모이지는 않아도 위원들끼리 전화로라도 의견 개진을 해야하기 때문에 논문리뷰에 신경을 쓰게 되서 전화 회의조차 하지 않는 학회보다 깐깐하기 십상이다.  COMSNET 2009의 경우 TPC가 수십명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두 명의 학술대회장이 call-in할 수 있는 국제전화번호를 6개나 준비하고,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위원들이 편한 시간에 맞출 수 있도록 토론할 논문의 순서를 미리 준비해놓는등 신경을 많이 썼더랬다. 전화 회의를 한 다른 학술대회로는 ROADS Workshop 2008, ICNP 2008 등이 기억에 남는다.  전화 회의는 아시아권에 있는 내게는 절대 불리하다. 대개의 TPC들이 미국과 유럽에 있기 때문에 나는 대개 밤 12시에서 새벽 3~4시가 할당된다. 어떤 전화 회의에서 한 친구는 자기 시간으로 밤 11시에 논문 하나 토론하고, 다시 새벽 5시에 토론하게 되었는데도 꼬박 성실하게 참여하는 걸 보고 감동받기도 했지만, 내 몸이 고된 건  어쩔 수 없다.

언제였는지 처음 TPC 미팅을 갔을 때다. 아마도 INFOCOM 미팅으로 기억하는데 INFOCOM TPC 미팅은 일단 TPC 초청을 할 때 미팅에 참석할 것을 전제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억이 실은 가물가물) TPC 위원들이 반 정도만 참석했더랬다. 주제별로 소그룹으로 나눠져서 토론을 했는데 참석한 위원들중 아무도 읽지 않은 논문에 대해서 참석하지 않은 다른 사람들이 쓴 리뷰만을 가지고 결정을 하려니 쉽지않았다.  특히 리뷰가 자세하지 않거나 구체적으로 쓰여져 있지 않은 경우는 더 했다. INFOCOM의 규모가 너무 커서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인 줄은 짐작했지만, 그 땐 처음 해보는 TPC 미팅이라서 별다른 의견을 내지 못하고 답답해하다가 말았다.

그 다음에는 IMC TPC 미팅을 갔을 때였던가. 거의 모든 TPC들이 다 참석해서 하루종일 회의를 했는데 내가 리뷰한 논문이 토론될 때만 정신을 차리고 있고, 내게 할당된 논문 이외의 논문은 읽어보거나 리뷰조차 살펴볼 여유가 없었더랬다. 미팅 도중에 나한테 추가 리뷰를 부탁하기도 했던 것 같은데 해당 논문을 그 자리에서 급하게 읽고 의견을 얘기해야 했다. 그 땐 할당된 논문 이외에 추가로 논문을 읽고, 또 거기에 붙은 리뷰까지 읽어가면서 토론에 활발하게 참여하는 몇몇이 무척 부러웠더랬다.

지금까지 해본 TPC 중에서 제일 힘들었던게 NSDI TPC였다. 일단 내가 NSDI에 논문을 내본적도 없고 참석해본 적도 한 번밖에 없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동향을 가늠하기가 힘들었고, 제출된 논문들의 related work를 내가 새로 챙겨봐야하는게 굉장히 많았다. 또한 논문 길이가 14페이지나 되는데다가 TPC 위원수가 작아서 20~25개씩 논문을 할당받은 통에 그냥 절대적인 양이 너무너무 많았더랬다. 거기다가 미팅 전에 내게 할당된 논문들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쓴 리뷰까지 읽어보고 가려는데, 리뷰들은 또 왜 그렇게 긴지. 14페이지 논문에 리뷰만 서너페이지씩 되는 것도 있었다. 미팅에선 설전이 오갈 수도 있기 때문에 단단하게 준비를 하고 가야 한다. TPC 미팅에서 어느 정도로 예전 연구에 대해 해박한 지식이 있고, 제출된 논문의 장단점을 예리하게 파악하고 있는지를 설파하느냐를 가지고 다른 TPC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 있는 TPC들 중에서 다음 학술대회장이 나오기도 하고, 또 좋은 인상으로 대회장에 선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IMC TPC 미팅에서는 오후 늦은 시간에 내가 맡은 논문을 토론하게 되서 지쳤다는 티를 좀 내려고 한숨을 쉬면서 "This paper did some analysis"하고 운을 떼자 다른 TPC 멤버들이 깔깔대며 "and some experiment and some evaluation"하고 "some"이라는 불특정한 수식어를 가지고 웃어댔는데, 심각하게 토론할 때는 이렇게 어정쩡한 논리는 안된다는 뜻이다.

TPC 미팅은 전산학 고유의 문화로 끼리끼리 마피아라는 얘기도 듣고, 그럴 거까지 있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그런다고 정크논문이 안 들어가냐 주장할 수도 있지만, 미팅에 참석해보면 위원들이 나름대로 참 열심히 리뷰를 했구나는 생각이 든다. 이 분야에서 나름대로 최고라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리뷰했는데 그 결정이 100% 완벽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리 낙담할 것까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학술대회의 질은 논문의 질이 결정하지만, 좋은 논문이 발표되기까지는 리뷰어들의 노력이 결정적인 것이다. 미팅을 따로 할 정도의 정성을 들이는데 논문의 질이 나쁠리가 없지 않겠는가.

행복한 고민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내년 초까지 2개의 TPC 미팅을 더 소화해야 한다. 둘다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라 출장비도 만만치 않고, 14 페이지짜리 20~30개씩 소화할 생각을 하면 한숨부터 나온다. 하지만 이렇게 엄청난 속도로 논문을 읽어대면 내가 몰랐던 분야에 대해 지식도 쌓이고, 또 그게 내 연구에도 도움이 되니까 불평은 없다.  어느 학회든 고생한 TPC들에게 수고료는 못주지만, 대신 미팅 후 그 동네에서 잘 나가는 식당에서 저녁을 대접해준다.  뉴욕에서의 맛난 저녁을 꿈꾸며 버텨야겠다.

Posted by 주니고모

김진형 교수님께서는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자생력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오셨다.  2003년 귀국해서 학교에만 있어온 나로써는 파악하지 못한 국내 산업 구조에 대해 늘 걱정하시는 모습이 잘 담겨 있는 글이라 퍼와봤다.

[ET
단상] SW시장에서의 사회주의적 정부 관행 타파해야

대한민국은 시장경제를 표방하지만 소프트웨어(SW) 및 콘텐츠 분야는 아직 사회주의 경제 성격을 띠고 있다. 여러 부처에서 SW산업 특성을 이해하지 못해 발생하는 시장 파괴적 사회주의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국가 CIO 역할을 하는 행정안전부가 전자결재를 위한 SW를 시장에서 라이선스 구매하지 않고 유사한 SW를 용역으로 개발해 전
부처에서 나눠 쓰는 관행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995년 행정부에서 사용할 전자결재시스템 표준을 제정 고시하자 여러 전문기업이 그 표준에 맞춰 SW를 개발했다. 그러나 바로 그 다음해 총무처에서는 전자결재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전 관공서에 무상보급했다. 이런 시장 파괴적인 관행이 그 후 10여 년간 더욱 심화돼 국정보고시스템, 온나라시스템, 통합 온나라시스템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면서 지금까지 용역비로 약 600억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물론 모든 개발용역은 대기업 몫이었다.

이명박 정부에 들어와서는 예산 절감을 내세우며 개발 프레임워크와 공통 모듈 소스코드까지 요구하고 있다. 그 와중에 SW전문
기업은 하나 둘 사라져 갔다. 행안부에서는 이렇게 확보한 소스를 유지 관리하기 위한 전담조직을 만든다는 소문과 대표적 전자결재시스템 업체인 핸디소프트가 SW업을 접는다는 소문도 들린다.

교육부에서는 디지털 교과서 콘텐츠 저작권의 정부 소유를 강요하고 있다. 몇 년을 공들여 개발한 콘텐츠 소유권을 정부에 넘겨주면
그 기업이 어떻게 생존하나. 콘텐츠는 한번 개발해 여러 매체에서 사용하는 것이 비즈니스의 핵심인데 정부 지원을 받았다는 이유로 그 소유권을 정부에 넘기라니 콘텐츠 사업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와 무엇이 다른가. 그러면서도 정부는 콘텐츠 강국 건설을 부르짖고 있다.

산업자원부에서 나서서 중소기업에 ERP시스템을 무상으로 공급해 시장을 왜곡하고 결과적으로는 우리 SW기업들을 고사시켰던
2001중소기업의 IT화 지원 사업의 망령이 재현되고 있다. 이번에는 IT산업 육성 책임을 일부 나눠 지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와 자라나는 새싹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과학기술부의 합작품인그린 i-Net 사업이다. 어린 학생들이 인터넷 유해정보에 노출되는 것을 예방한다고 유해정보 차단 SW를 가정에 무료로 보급하고 있다. 기업에 약간의 지원금을 지급하고는 누구나 그 기업 SW를 인터넷에서 무료로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 사업으로 인해 유해정보 차단 SW 시장은 더 이상 우리나라에 존재하지 않는다. 앞으로 급속하게 변하는 인터넷 기술 환경에서
어느 회사가 유해정보 차단 SW를 만들어낼 것이며 어느 누가 기술 개발을 할 것인가.

기업이 수긍했다고 하지만 이것은 정부가 약자인 기업의 지식재산을 강탈하고 생존권을 침해하는 행위다. 사업 참여 기업에 왜
거부하지 못했냐고 질책을 했다. 그 대답에 눈물이 난다. 정부가 추진하는 이 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다가는 기술력이 없어 선정이 안 됐다는 누명을 쓰게 될 것이고, 또 한두 기업이라도 참여한다면 시장은 결국 죽을 것이니 적지만 정부지원금이라도 건져서 다른 사업을 찾아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더욱 슬프게 하는 것은 어린 학생들에게 SW는 무상으로 받아 쓰는 것이라는 생각을 심어주게 된 것이다. 누가 미래 직업으로
SW 기술자를 선택할 것이며, 빌 게이츠처럼 SW를 만들어서 돈도 벌고 사회에 공헌하겠다는 생각을 하겠는가. 가뜩이나 심각한 우리 젊은이의 SW 관련 직업 기피현상에 기름을 부었다.

청와대에 둔다는 대통령 IT특별보좌관의 첫 업무는 SW시장을 죽이는 정부의 사회주의적 관행을 중지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면
SW산업은 자생한다.

김진형 KAIST 전산학과·소프트웨어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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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in Hyung Kim
KAIST Computer Science Department
블로그 : http://profjkim.egloos.com

 

Posted by 주니고모


지난 주초였나보다.  예전에 영국 캠브리지의 인텔 연구소에서 만났던 친구가 이멜을 보내왔다.  작년 서울에서 열렸던  Conference for Future Internet에서 발표했던 4장짜리 extended abstract를 어떻게 뒤져냈는지 읽고는 자기도 비슷한 거 한다며 같이 해보자고 연락을 한 것이다.  우리야 계속 그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손이 딸려서 그 친구 밑으로 학생들이 여럿 있다기에 같이 해볼까 궁리하던 중에 한국학술진흥재단(KRF)의 글로벌 네트워크 연구사업 공지를 보게 되었다.  살펴보니 우리가 하려는 협력 형태에 잘 맞는 것 같아서 신청을 해보려고 하니 하나 걸리는게 있었다.  국내 연구자 연구 업적.  2006년 1월 1일 이후 SCI급 학술지 5편.

전산 분야에서는 SCI급 학술지는 외국 대학에서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지난 달에 우리 학과를 다녀간 Microsoft Research India의 Ramachandran Ramjee 박사는 "irrelevant"라고 얘기했고, CMU 전산학과 학과장이신 Peter Lee 교수는 딱 잘라서 영년직 교수 심사에서 저널은 전혀 고려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다.  독일 Max Planck Institute for Software Systems의 Paul Francis 박사는 자기는 저널이 1편밖에 없다면서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얘기해주었다.  내가 SCI 저널 논문이 없어서 국내 과제 신청을 못할지도 모른다고 했더니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돌아갔다.

나는 학술지 논문을 못쓰는게 아니다.  외국의 유명하고 일 잘하고 열심히 하는 연구자들이 저널 논문 안쓰고 연구에 매진하는데, 나도 그만큼 하려면 1초도 낭비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일단은 학술대회에 신경을 쓰는 것이다.  우리 분야에서 저널은 학술대회 쓰고 거기에 미처 다 싣지 못한 내용을 좀더 보강해서 내거나 하는데 연구 내용상 더 붙일게 없으면 저널에 안 내기도 한다.  더 보탤 내용이 있는 연구 내용이면 작업 좀 더 해서 좋은 저널에 내고, 그렇지 않으면 학술대회 논문으로 일을 마무리짓는다.

이런 전산학 분야의 현실을 학술진흥재단에서는 아직 반영을 못하고 있는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우리 학과에서는 지난 수년간 많은 신진 연구 인력을 보충했는데, 곧 나와 똑같은 벽에 부딪힐텐데, 어떡하나 걱정이 앞선다.  근데 이 SCI 문제가 단순히 과제 신청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수 승진 심사에서도 적용된다는게 문제다.  승진 심사 내용이야 대외비이기 때문에 누가 무슨 근거로 어떻게 판단을 했는지야 알 수 없지만, 국가 과학 정책의 선봉에 있는 학술진흥재단 및 과학재단에서 속수무책인데 하물며 다른 곳은 어떠랴.

그나마 BK21에서는 전산학의 경우 IEEE, ACM, USENIX 학회가 주관하고, 논문 게재율이 30% 이하이며, 50편 이상 게재되는 경우는 학술지급으로 인정해주는 것으로 바뀌었다.  근데 이것 또한 실정을 모르는 얘기다.  ACM 및 USENIX 주관 학회들은 대개 single track으로 3일.  해서 발표 논문 수가 30~35편을 넘지 않는다.

우리는 왜 이렇게 숫자에 급급해졌을까?  누가 어떤 연구를 했는데, 그 연구가 좋더라 나쁘더라를 이렇게 숫자로밖에 판단하지 못하는 불신의 사회가 됐을까?  내력이나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바꿔나가야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좋은 아이디어가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5년 전에 귀국할 때 지도교수님를 찾아가 SCI 얘기를 하고 걱정을 했더니, 지도교수님께서 쓰신 추천서의 일부를 보여주셨다.  미국에서도 예전에는 학술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다른 분야의 사람들 때문에 단대나 대학 차원의 인사심의위원회에서 문제가 된 적이 있어서 National Research Council 등에서 만든 자료를 아래처럼 꼭 붙여서 낸다고.

[1] "If I had to find any potential issue with Professor XXX's tenure case, journal publications would be the only possible issue.  However, I would note that the conferences in which xxx has published are as
selective, and in some cases more so, than most journals.  Thus, many of her top conference papers are undoubtedly of the caliber of journal papers.  I am sure you are also aware that the best conference
proceedings in Computer Science are often more heavily read and cited than journals." [A,B]

[A] A 1994 report from the Nation Research Council notes, "A substantial majority of respondents to the CRA-CSTB survey of ECSE faculty preferred conferences as the means of dissemination by which to achieve maximum intellecutal impact; many fewer preferred journals," from Academic Careers for Experimental Computer Scientists and Engineers.  National Research Council, National Academy Press, Washington, D.C., 1994.

[B] In its study of publication and publication dissemination in computer science, the Research Libraries Group notes, "In computer science, conferences are the venue for presenting important new research, and competition for the opportunity to do so intense.  In fact, presenting a paper at the more prestigious conferences is preferred to publication in a leading journal" [from C. Gould, K. Pearce, "Information Needs in the Sciences: An Assessment, report prepared for the Program for Research Information Management, Resaerch Libraries Group, Inc. Mountain View, CA, pp.71]. Cited in footnote [A] above.

작년에 안식년을 가 있을 때도 이 얘기가 나왔었는데 거기 교수들은 Computing Research Association에서 발간하는 Computing Research Review에 1999년 David Patterson (U. of California Berkeley), Lawrence Snyder (U. of Washington), Jeffrey Ullman (Stanford U.)가 작성한 "Best Practices Memo: Evaluating Computer Scientists and Engineers for Promotion and Tenure"에서 "publish in archival journals .... Obligating faculty to be evaluated by this traditional standard handicaps their careers and indirectly harms the field."라고 천명해놓은 이후로는 저널은 신경쓰지 않는다고 한다.  저널에 논문내는게 handicap 정도가 아니라 심지어 해가 된다고 얘기해놨으니, 당연히 국가 과제 심사도 같은 기준으로 peer review되고.  이걸 읽고서 나는 그래도 국내 과제비를 따기 위해 저널 논문을 써야하는지, 외국 연구자들과 경쟁하기 위해서 학술대회 논문을 써야하는지.  결정이야 이미 내렸지만.  KRF, KOSEF 및 다른 정부 과제 심사 기준이 현실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바뀌어나가고는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게 느껴진 하루다.

Posted by 주니고모

이번 월요일에는 한국 Human Computer interaction 2009 학회에 Social Computing이란 주제로 워크샵을 기획해보았다 (실은 패널 형태로 진행되었다).  기획의도는 다음과 같다.

21세기에서 인터넷은 통신 수단으로써만이 아니라 동영상, 사진, 글 등의 다양한
미디아의 자료가 공유되는 장으로 인류의 사고와 행동을 기록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이러한 기록의 수단으로써의 인터넷의 역할은 아직 제대로 이해되고 있지 않다. 본
워크샵에서는 인터넷의 이러한 역할을 학제간 역할을 통해서 필요한 연구 분야와
학제간 연구가 강조되어야하는 주제들을 도출해내도록 한다.

본 워크샵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시고 해당 분야에서의 연구 내용이
어떻게 social computing이란 주제하에 연결되는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물리학에서의
복잡계 네트워크의 특성에 관한 연구는 네트워크에 대한 기초 이해를 도우며,
사회학에서 다루는 관계의 역학, 그리고 심리학에서 다루는 온라인 미디어와
오프라인의 차이에 대한 우리의 인지 능력, 또한 온라인 미디어에서의 정보 습득
능력의 한계, 전산학에서 다루는 자연언어처리 및 정보처리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되어
있나,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이를 이용하는 경영학에서 바라보는 새로운 마케팅 등에
관한 내용으로 꾸며보기로 한다.  발표자들은 현재 연구 관심에 대한 소개와 자신의
분야에서 다루지 못하는 내용에 대한 예시를 통해 학제간 연구에 대한 필요성 및
새로운 학문분야에 대한 방향성 도출을 본 워크샵에서 다뤄보도록 한다.

워크샵 발표자
정하웅 (KAIST 물리학과)
오혜연 (KAIST 전산과)
한상기 (KAIST 문화기술 대학원)
서정연 (서강대 컴퓨터학과)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몇 년동안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를 연구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접하게 되면서 이러한 interdisciplinary한 토론의 장을 만들어 보았으면 하는 조그만 바램을 이룬 셈이다.  소셜 네트워크를 각자의 전문 분야의 관점에서 들으니 또 새로 왔고, 어떤 점이 재미있고 중요한 연구라고 생각하는지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바쁘실 일정에도 흔쾌히 참여해주신 연사분들, 그리고 오후 4시부터 7시까지라는 `배고픈' 시간대의 일정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끝까지 지키고 경청해주신 학회 참가자분들께 감사드리는 바이다.
Posted by 주니고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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