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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WW2014 마치고
    Professional 2014. 4. 14. 09:54

    2010년 여름이였나, KAIST에 Web Science로 WCU를 시작하면서 주제에 제일 가까운 학회를 국내에 유치해보자 맹성현 정진완 교수님과 밥을 먹으며 "작당"을 시작해서 2011년 인도 하이더라바드에서의 bidding 이후 3년. 맹교수님은 WCU 때문에 너무 바쁘셔서 조직위에 못 모시고, 심규석 교수님께서 조직위로, 그리고 학술대회장이 되시면서 이상구 교수님과 바톤터치. 매달 하던 조직위 회의로는 시간이 부족해서 1년 전부터는 매주 회계 이석룡 교수님, 로칼 민준기 교수님과 PCO였던 제니컴과 소위원회 회의만 36번. 내가 연구에 도움 안되는 이걸 왜 하나 참 바보다 하길 수만번....

    10여년전 외국에서 학술대회를 다닐 때였다. 학생들이 유명한 학자들을 만나 쉽게 토론하고 질문하고 발표에 대해 feedback 받아 자신감을 얻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에서도 학회가 자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다. 귀국해서는 작은 규모의 학술대회부터라도 가지고 와보자 하면서 내 분야 학술대회 유치를 시작했다. ACM IMC 유치에 밀리고는 PAM을 가지고 왔고, USENIX 학회들은 미국 밖으로 안나오니까 EuroSys 같은 학술대회로 키우길 바라며 APSys를 유치했고, ACM SIGCOMM 유치에 밀리고 WWW를 생각했다. WWW은 bidding할 당시 부교수였던 내가 치룰 수 없는 규모의 학술대회였다. 회계, 로칼은 조직위에서 큰 역할임에도 잡일에 가까워서 맡아줄 사람을 구하기가 힘든데, 도와줄 후배들이 포진해있는 분을 모셔야했고 정진완 교수님께서 기꺼이 나서주셨다. ACM/IEEE 후원의 학술대회가 아니라서 서남표 총장님께서 KAIST가 금적직인 문제를 책임지게끔 해주셨고, 기표원이 코엑스 장소대여료 전액을 맡아주기로 하면서 안정적으로 출발했다.
    USENIX 학술대회는 USENIX에서 장소 섭외, 호텔 예약, 웹페이지, 등록 등을 다 맡아 해주기 때문에 학술대회장은 논문에 관련된 내용만 챙기면 된다. 그러다보니 장소가 늘 Best Western급의 호텔에, 갈라디너쇼는 상상도 못하고, BoF (Birds of a Feather)세션처럼 관심분야 사람들끼리 저녁먹고 토론하는 자리로 저녁시간을 꽉 채운다. ACM SIGCOMM의 경우는 갈라 디너 이후에 Outrageous Session으
    로 자체 유흥을 즐긴다. 이에 반해 WWW의 갈라 디너 이후의 프로그램은 지금까지는 무언가의 공연이 있어왔다. WWW2015 피렌체에서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이 있는 시청에서 갈라 디너를 한다니 공연없이 그 공간에서 밥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리라. 우피지 미술관도 가능한지 섭외해보고 있다니 기대해볼 참이다.

    Online Social Network/Media 연구 때문에 다니기 시작한 WWW 학회는 내 주전공인 컴퓨터 네트워크 분야 이외의 사람들의 연구를 접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괜히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발표를 많이 듣지는 못했지만, Netflix Prize를 탔던 Chris Volinsky, 학술대회장과 트랙체어로 만나기만 하고 연구얘기는 해보지도 못했던 Yoelle Maarek, 오랫만에 만난 UMass의 Ramesh Sitaraman, Social Network 트랙에서 늘 큰 도움을 주는 Ashish Goel 등등의 발표를 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내겐 큰 공부가 되었다. Data mining, web search, NLP, OSN, UX, security 등등을 폭넓게 다루는 학술대회라서 각분야의 대가들이 제법 오는데 타분야 사람들은 잘 모르기 일쑤.  민준기 교수님 왈, Rakesh Agrawal이 이렇게 대접 못받는 학술대회는 처음이라며 웃으셨다. Preston McAfee라는 분도 session chair를 하길래 누군가 살펴봤더니 정말 재미난 배경의 economist!

    조직위는 학술위에 비해서 프로그램에 줄 수 있는 영향이 많지 않다. Research track은 전혀 없고, industry/developer/phd/workshops/tutorials 등등에는 결정권을 가진다. Plenary speaker 초청도 역시 조직위의 역량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뭐니뭐니해도 조직위로써 제일 보람찬 부분은 역시 학생들의 참여이다. 학술대회를 국내에서 하기 때문에 와보게 된 학생들. 논문이 있어도 제 2, 3 저자이면 연구비 사정때문에 가기 힘들었든 학회인데 참여해서 볼 수 있게 된 학생들. 논문이 없으면 참여를 꿈도 못 꿀 학횐데 국내에서 열리기 때문에 와보게 된 학생들. 그리고 아무래도 참여가 확실한 사람들 위주로 섭외하게 되는 세션 체어, workshop invited speaker들. 
    3여년 간의 조직위 활동을 하면서 혈압이 올라 고생하시면서도 묵묵히 조직위 나머지들이 쏟아부은 시간의 합보다 더 많은 시간을 바쳐서 "대장"의 역할을 해주신 정진완 교수님, 치밀한 회계 준비로 학술대회를 흑자로 만들어주신 이석룡 교수님, 마지막 1년 몰리는 로칼의 잡일을 즐겁게 해치워주셨던 민준기 교수님,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티나지않게 crisis를 아무렇지 않게 넘기게 해주셨던 이상구 교수님, 그리고 조직위로 또 학술대회장으로 양쪽 일을 챙기시느라 갑절로 힘드셨던 심규석 교수님, 모두가 아무런 대가없이 오로지 학술대회를 통해 후진들이 몸으로 배우길 바라는 마음이였음을 꼭 기억해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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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술대회 조직위를 할 때는 그 학술대회 첫날 9시부터 마지막날 마지막 세션까지 내가 있고 싶은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중간에 나는 나와서 놀고, 다른 사람들은 들어야한다고 생각되는 그런 프로그램은 애초부터 내가 만들면 안된다.  일년에 내가 참여할 수 있는 학술대회가 대여섯개로 제한되고, 조직위 활동을 그런 차원에서는 정말 극소수로 제한될 수 밖에 없다.

    외국 학회와 우리 학회의 큰 차이점이라면 리뷰의 질/강도와 아직도 학술대회의 social program에서 느끼게 되는 조직위와 참여자들간의 "거리감"이라고 생각된다. 국외국 학회는 모든 소셜 프로그램이 조직위/학술위원들을 일반 참여자, 특히 학생들에게 "access"하게 하는 기회로 활용되는데, 국내 학술대회는 아직도 점심, 저녁이 조직위 위주로 준비되지 않나 싶다. 문화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외국 학술대회처럼 그대로 바꾸는 건 쉽지 않겠지만 고민해서 조금씩 바꿔나가야겠다.

    WWW2013과 2014를 심규석 교수님과 연달아 하게됐는데, 학술대회위원을 초청하면서 제일 걱정하게 되는게 리뷰의 질이다.  올여름이나 겨울에 "How to Review"란 주제로 리뷰하는 법에 대해 후진들에게 정리해서 발표하기로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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