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essional
-
논문 저자에게 보내는 이멜 작성법Professional 2023. 12. 28. 13:01
엊그제 연구실 세미나에서 학생이 최근 논문 하나를 발표했다. 그 논문은 우리 연구실에서 논문을 내 본 적이 없는 학회에서 발표된 터라 질문이 많았고, 궁금한게 많았다. 세미나가 끝나도 궁금증이 많이 남아있어서 발표한 학생에게 제1저자에서 바로 이멜을 해보라고 얘기를 했다. 제1저자의 책임이 10년이 지나도, 20년이 지나도 논문 관련한 질문이 오면 답해주는 거라고 하면서. 그리고 마지막 저자인 지도교수에게도 cc를 하면 지도교수도 답신이 가는지 챙길거다라고 알려줬다. 근데 이런 이멜을 작성해본 적이 없다보니 학생들은 어떻게 써야할지 잘 몰라서 주춤하게 된다. 영어로 작성하는 학생들의 논문, Resume, CV, Research Statement 등은 리뷰를 해주지만 이런 이멜 소통에 대해서는 알려준 적이..
-
CC500: Technical Writing for Computer Sciences (전산학도를 위한 영어작문)Professional 2019. 1. 24. 20:19
지난 봄부터 우리 학교 EFL 프로그램(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Program)의 Carter Peyton 교수님을 도와 "전산학도를 위한 영작과목" 설계에 참여했다. EFL에서는 CC500 (Technical Writing) 과목이 분야에 상관없는 일반적인 내용이라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해당 분야별 맞춤 과목 설계를 시도하게 되었다고 한다. 지난 15년 넘게 학생들과 영어 논문을 써오면서 나도 나름 노우하우가 쌓였고, 학생들 영어 실력도 전반적으로 크게 향상됐지만 한계를 느끼고 있던 참이라 너무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과목 설계에 참여했다. 우선, 기초를 다지기 위한 첫 3-4주 과정은 기존의 CC500과 대동소이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이 부분은 "Academic..
-
신임교원 인터뷰 (Job Talk) IIProfessional 2018. 12. 10. 20:49
블로그에 Job Talk에 관한 글을 올린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다시 읽어보니 중요성만 써있지, 어떻게 구성해야되는지는 작성되어 있지 않아서 보태본다. Job Talk는 학술대회처럼 특정 분야 사람들만 듣는게 아니기 때문에 전산 학부 정도의 배경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발표 준비를 해야한다. 해서 내 분야 연구가 현재 컴퓨팅 산업/학계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10~15분 정도 설명해줘야한다. 내 전공분야에서는 너무나 익숙한 용어들도 타분야 사람들에게는 낯설기 때문에 설명을 아주 상식적인 수준으로 해야한다. 예를 들어, 네트워크 분야에서는 TCP/IP가 뻔한 얘기일 수 있지만, 이론이나 그래픽하는 사람들한테는 "학부때 배웠는데 뭐였더라?" 이럴 수 있다는 얘기다. 그 다음에는 내 박사 논문 중에서 ..
-
ACM Publication Board 미팅 참석 후기 [작업중]Professional 2018. 9. 28. 18:42
2018년 9월 ACM Publication Board 미팅 참석차 런던에 왔다. ACM에서 출판하는 모든 출판물에 관련한 정책을 결정하는 보드로 매년 3번 미팅을 한다. 지난 2월 뉴욕 미팅에 처음 참여했고, 6월 샌프란시스코 미팅을 참석 못했다. 보드 규모는 20명이 좀 넘는데,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대부분 보드 멤버들이 누구인지는 아직 잘 외우지 못했다. 이번 미팅에서 다뤘던 안건들을 간략하게 정리해본다. ACM 학술대회에 제출되는 논문 수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논문 리뷰 부담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설문을 돌려보니, 아래와 같은 통계가 나왔다 (참고로, 2만명이 넘는 회원들에게 설문지를 돌렸는데 답신은 500명 가량). 2011년 학술대회 프로그램 위원 초청에 대해 64%가 초청을 받아들였고, ..
-
닷새에 논문 한 편? 1년에 논문 70편 이상 쓰는 교수들 분석Professional 2018. 9. 18. 11:46
Nature지에서 2000년부터 2016년 사이에 한 해에 논문 72편 이상 쓰는 교수들을 심층 취재 분석했다.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8-06185-8 사설, 워크샵 논문 등등을 빼고도 72편 이상의 논문을 쓴 사람들이 9000명이 넘었다. 이 중 86%에 해당되는 7,888명이 물리 분야였다. 물리 분야는 1,000명이 넘는 대규모 프로젝트도 있어서 이 분야 저자들은 조사에서 제외했다. 남은 사람들 중에서 909명이 중국이나 한국인일 것으로 추정된다. Scopus에서 쓰는 disambiguation 알고리즘에 따른 분류이기 때문에 추정일 뿐, 확인되진 않았다. 어찌 되었던 이렇게 분류된 사람들을 빼고도 265명이 남았다. 논문의 저자의 역할이 무엇이냐에..
-
나는 국내 전산학 1세대Professional 2018. 6. 27. 15:31
대학교 들어와 처음으로 컴퓨터를 접한 후, 전산학을 공부하며 가르쳐 온 지 벌써 30년이 넘었다. "우리가 어렸을 땐~" 이러면서 학부생들 못 알아듣는 구닥다리 옛날 얘기를 할 수 있을만큼 "경력"이 쌓였다. 돌이켜보면 학부생 때는 교수님들이 강의하시니까 그게 진리요, 참이요, 모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내가 그 자리에 서보니 얼마나 부족함이 많은지를 깨닫는다. 나는 서울대 컴퓨터 공학부 7기이다. 당시엔 전자계산기 공학과라는 마땅치 않은 이름의 학과였다. 교수님이 6분 밖에 안 계셔서 수치해석은 인하대 김하진 교수님께서 해주셨고, 거의 모든 교수님들 수업을 매학기 들었다. 컴퓨터 아키텍쳐 강의는 당시 박사과정이셨던 전화숙 선배님께서 하셨고, 인공지능은 권혁철 선배님, 그래픽스는 신현식 교수님께서 ..
-
학술대회 수익으로 만든 기금: WWW 2014, WKK, CoNEXT, 그리고 쭉 계속Professional 2018. 6. 26. 13:52
작년 12월 개최한 ACM SIGCOMM CoNEXT 학술대회 정산이 이번 주에서야 마무리되었다. 200명이 넘는 참가자에 예산이 천만원이 넘는 규모였다. 정산을 하면서 기분좋았던 일이 있어 적어본다. 2014년 서울로 유치했던 WWW 학술대회는 엄청난 규모였다. 3년의 준비 기간에 1000명 이상 규모로 예산만 10억이 넘었다. 더군다나 이 학회는 ACM이나 IEEE처럼 W3 Consortium이 예산을 책임지지 않고, 로컬 주최측이 책임도 지고, 이익이 남으면 가지는 구조였다. 우리 학부 정지완 교수님께서 조직위원장으로 당시 서남표 총장님을 설득해 우리 학교가 예산을 책임지는 주최측으로 해서 유치했고,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원체 대규모 예산이다보니까 조직위는 적자를 면하려고 피가 말랐다. 기업 스폰서..
-
과제 결과 보고서 없애기Professional 2017. 8. 17. 00:27
교수들은 은퇴할 때까지 과제비 관리에 허덕이며 산다. 지난 수십년간 꾸준히 좋아진 우리나라 연구 환경에 대해 또 불평이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제도는 꾸준히 진화해나가야한다. 조금이라도 보완해서 얻는 득이 크다면 안 그렇게 할 이유가 없으니까. 이번 봄여름에는 종료 과제 최종 보고서를 두 개 제출했고, 제안서를 두세개 썼다. 제안서를 쓸 때는 관련 자료도 찾아보고, 내가 지금까지 해온 연구도 다시 요약해보고 (신입생들에겐 공부가 된다), 무엇을 어떻게 연구할까 고민도 해보니 제안서 쓰는 시간이 크게 낭비는 아니다. 하지만 과제 결과 보고서는 다르다. 과제 결과 보고서가 우리 국내 학계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걸림돌이라고 생각한다. 왜? 미국에서는 결과 보고서를 안 쓰니까. 난 미국 대학에서 교편을 잡아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