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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가주 산불
    Miscellanies 2007. 11. 1. 06:18
    지난 일요일부터 남가주에 산불이 나기 시작했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부는  Santa Ana라는 바람이 시속 50마일을 넘어서면 여기저기서 산불이 나서 퍼지기 시작하는데, 2003년의 산불기록을 갱신할 정도로 최악이란다.

    일요일 아침에는 일어나 논문때문에 집에 틀어박혀 있었는데, 오후에 밖을 내다보니 뿌옇고, 탄 냄새가 나기에 Carmel Valley 사는 오빠에게 전화해봤더니 우리가 사는 곳 동쪽에 불이 났는데 바람이 서쪽 바닷가로 강하게 불어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단다.  그게 Witch Creek Fire였다.  불안하게 일요일 밤을 지내고 월요일 눈을 떠보니, 강한 바람 따라서 산불이 내가 사는 쪽 방향으로 이동해서 Poway, Rancho Bernardo를 태우기 시작했다.  오전에는  내렸던 voluntary evacuation  경고가 오후에는  mandatory로 바뀌어서 어쩔 수 없이 짐을 싸서 Mt. Solidad에 있는 친구 어머니집으로 대피했다.  여기서는 Reverse 911을 통해, 해당 주소에 등록되어 있는 전화번호로 대피령을 알려준다.

    일년 강수량이 10cm도 안 되는 샌디에고.  어찌 보면 이런 산불은 피해갈 수가 없는 자연 재해.  올해는 유난히 심한게 문제다.  한국서 짐싸 온 지 얼마되지 않은 덕에 쉽게 짐을 싸서 나올 수 있었지만, 1970년대초 뚝섬살 적의 물난리 때말고는 처음 대피해보는 것이라 좀 얼얼하다.  다행히 산불은 Interstae Highway 5를 건너 내가 사는 Del Mar 해안가까지는 넘어오지 않았다.  대피 나흘만에 집에 돌아와보니 차고에 있는 세탁기 위에 먼지가 새까만 기름때다.  서울에서 한 한달동안 청소 안 하고 산 셈치면 되려나?

    http://www.cnn.com/2007/US/10/23/fire.map/index.html

    CNN 웹페이지에서 남가주의 산불 상태를 위성사진으로 쉽게 볼 수 있다.  샌디에고라고 찍힌 바로 위에 있는 산불 연기가 지나가는 해안가가 내가 사는 곳이고, 샌디에고라고 동그라미 그려진 곳이 내가 피신해있던 곳이다.

    PostScript: 인공위성 사진을 보면 LA에서 샌디에고까지 산불 연기를 피해서 가 있을 곳이도대체 없었다.  산불나자마자 짐싸서 샌프란시스코로 올라가버린 오빠의 선택이 제일 현명했다.  UCSD를 비롯한 많은 학교들이 일주일동안 문닫았다가, 이번 주 월요일에야 다시 열었다.  주말들어 바람이 잦아들고, 산불도 거의 다 잡히고나니 언제 불이 났었냐는 듯이 평화로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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