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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제 관리 푸념
    Miscellanies 2008. 11. 26. 23:59

    연말이 다가온다.  결과 보고서를 제출해야하는 과제가 서너개이다보니 정신이 없다.  이번 주에는 박사논문심사까지 무더기로 들어온데다가, 과제 발표, 기타 발표등이 겹쳐서 결국 학부학생 연구를 위한 URP를 포기하게 되었다.  재미난 아이디어라 학부학생들이랑 좀 생각해보고 싶었는데, 한 번 모일 한 시간이 없어서....  방금 전에는 대학원생에게 과제 경과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폰트 크기를 보기 좋게 고쳐라, 내용을 이렇게 정리해라 저렇게 해라 잔소리를 하고나니 좀 우울해진다.  연구 열심히 해라 다구치진 못할 망정, 과제 관리 잘 해라 다구치는 대한민국 교수의 현실이 서글픈 12월이다.  교수나 사무원이 해줘야 할 일을 왜 학생을 시키느냐고 물을 사람도 있겠지만, 정부 과제 해 본 사람들은 다 안다.  왜 학생들이 할 수 밖에 없는지.  교수가 일년에도 서너번씩 제출해야하는 분기 실적 보고서, 연말 결산 보고서를 수행하고 있는 과제마다 쓰려먼 매일 보고서만 쓰고 있어야한다.  거기다가 또 시시때때로 해야하는 발표 준비 및 미팅까지 합하면 교수는 과제만 하고 살아야한다.  이런 보고서와 발표 자료는 전문 지식이 필요해서 사무원에게는 맡길 수 없다.  근데 그러면 언제 공부해서 강의하고, 숙제 만들고, 채점하고, 연구하나?  오늘은 더 우울했던 게 과제비 1억당 제출해야되는 실적이 분야를 불문하고 몇 건이라는데, 우리 과제는 도저히 그 숫자가 나오질 않는다.  분야의 특성이라는게 있는데.  능력없는 교수니까 돈 싸들고 연구해달라고 오는 산업체가 없어서 정부 과제에 매달려 그런 거 아니냐 힐책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기초연구라는데 아직 상품화까지는 멀다는게 정의라서 정부 투자가 큰 부분일 수 밖에 없다.

    나도 서글프고, 과제 관리 때문에 바쁠 대학원생도 서글플 그런 12월이다.  가을학기가 다 지나가는데, 안식년을 가있었던 봄과는 달리 정말 과제만 하다가 시간이 다 가버린 것 같다.  학생들 대하기가 정말 미안해지는 12월이다.  그래도 과제 관리 잘 해줘야 과제 안 짤리고 계속 할 수 있으니 미안해 하면서도 쫄 수 밖에 없는 내 처지를 이해해주려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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