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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어 논문의 국문화: 자기 표절(Self-Plagiarism)?
    Professional 2011. 4. 18. 15:01

    지난 주 금요일에는 우리 연구실 곽해운 박사가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에 가서 트위터에 관련된 연구 내용을 발표하고 왔다. Journal of Communiocation Research 48권 1호에 실린 연구 내용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언론정보학에서는 온라인 매체에서의 정보 교환을 어떻게 분석해서 해석하는지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거기서 발표된 내용은 WWW 2010 학회에 실린 "What is Twitter, a Social Network or a News Media?"라는 논문을 근간으로 해서 우리 말로 쉽게 풀어쓰고, 새로운 분석을 조금 더 첨가한 내용이다.  첨삭된 내용이 있지만 그래도 WWW 2010 논문과 연구 결과가 상당 부분 겹친다.

    전산 분야에서는 하나의 연구 내용이 다음과 같이 서너 단계의 논문 발표 행로를 거칠 수 있다.  우선 한두장짜리 포스터로 연구 내용을 알릴 수 있다.  학술대회마다 형식이 다르기는 하지만 시스템/네트워크 분야에서 포스터는 따로 발표시간이 주어지지 않고, 한 방에 포스터들만 모아놓고 찾아오는 사람에게 설명할 기회를 준다.  그 다음에는 대여섯 페이지의 워크샵 논문이나 열 장 이상의 논문으로 학술대회에서 발표된다.  그리고 나서도 추가할 내용이 있으면 보태서 저널로 보내진다.  이렇게 하나의 논문 내용이 포스터, 학술대회 논문, 그리고 저널로 발표되어도 자기 표절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요즘은 학술대회 논문집도 ISBN 번호가 할당되고, 저널처럼 온라인 도서실에서 쉽게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30% 정도의 새로운 내용이 들어가지 않으면 저널 논문으로 발표되지 않기도 한다.

    문제는 외국에서 발표된 논문들에 대한 국내 학술지 게재 문제이다.  아무리 영어가 대세라고 해도, 우리 말로 쓰여진 논문이 읽기 편하고 쉬운 건 어쩔 수 없다.  WWW 2010에 실린 논문은 1년 만에 피인용횟수가 100회가 넘을만큼 널리 읽히고 있고, 전산 분야에서만이 아니라 MIT Sloane School 경영학 과정, Bowdoin 대학 사회학 학부 교재로도 채택되고 있다.  해서 우리 말 논문 게재도 좋겠다 생각했지만, 막상 언론정보연구소에서 논문 게재 요청이 왔을 때 고민 많이 했다.  나름 정해본 원칙은 모든 그림과 표는 새로운 것으로 대체하고, 국내 독자들 관심사에 맞춰서 내용을 다듬기로 했다.  또한 이미 해외 연구 실적으로 과제에 보고하였기 때문에 추가 발표된 국내 논문은 특정 과제의 연구 실적으로 보고하지 않았다.

    매년 연말이면 올해의 연구 실적을 학과에 보고해야한다.  이 논문은 실적으로 포함시켜야 할까? 하지 말아야할까?  학교내 심사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추가 발표된 논문이 외국 논문보다 피인용횟수 등에서는 비교될 수가 없기 때문에 국내 학회 기여 정도로 이해되지 않을까 싶다.

    이 정도의 자체 기준이면 자기 표절이 아니라고 생각해도 될까?  이런 고민을 나만 할 것 같지는 않은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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