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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술대회 수익으로 만든 기금: WWW 2014, WKK, CoNEXT, 그리고 쭉 계속
    Professional 2018. 6. 26. 13:52

    작년 12월 개최한 ACM SIGCOMM CoNEXT 학술대회 정산이 이번 주에서야 마무리되었다. 200명이 넘는 참가자에 예산이 천만원이 넘는 규모였다. 정산을 하면서 기분좋았던 일이 있어 적어본다.

    2014년 서울로 유치했던 WWW 학술대회는 엄청난 규모였다. 3년의 준비 기간에 1000명 이상 규모로 예산만 10억이 넘었다. 더군다나 이 학회는 ACM이나 IEEE처럼 W3 Consortium이 예산을 책임지지 않고, 로컬 주최측이 책임도 지고, 이익이 남으면 가지는 구조였다. 우리 학부 정지완 교수님께서 조직위원장으로 당시 서남표 총장님을 설득해 우리 학교가 예산을 책임지는 주최측으로 해서 유치했고,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원체 대규모 예산이다보니까 조직위는 적자를 면하려고 피가 말랐다. 기업 스폰서쉽 따러다니는게 큰 업무였고, 매주 예산을 확인하며 적자만 면하자고 빌었다. 다행히 학회가 임박해 스폰서쉽이 늘었고, 외국의 경우와는 달리 현장등록자가 많아서 흑자로 돌아섰다.

    WWW 2014 조직위에서는 이 흑자로 한국정보과학회에 젊은 과학자 상을 신설했고, WWW-KAIST-KIISE (WKK) 기금을 만들어, 향후 국내 유치되는 최정상급 학술대회에 외국 학생 참여를 지원하는 Travel Grant 로 쓰이게 했다.

    ACM SIGCOMM 플래그쉽 학회 4개 중 하나인 CoNEXT 2017를 국내 처음 유치하면서 WKK 기금은 큰 도움이 되었다. 기금 지원금 2000만원은 외국에서 15~20명 가량의 학생들을 초청할 수 있는 큰 규모의 재원이였다. 서울대 권태경 교수님과 공동 조직위원장으로 여늬 때나 마찬가지로 적자를 면하려고 사방팔방 돌아다녔지만, WKK 기금이 있기도 했고, ACM이 주최하기 때문에 적자가 나도 큰 걱정은 없었다. 그래도 조직위원장으로써 적자는 안 났으면 하는 바램으로 부지런히 뛰었다. 학회 1달 전에는 겨우 적자만 면하나보다 했는데, 학회가 열리기 2주 전에 카페에서 만난 어느 지인께서 학회 지원을 해주시기도 했다. 또 국내 많은 연구자들이 학회에 와주셔서 역대 최대 규모로 200명이 넘게 참여하며 성황리에 끝났고, 예산도 많이 남았다.

    헌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본 학회를 위해서 국내 많은 기업들(신세계 I&C, NAVER, INTECH&Company, Huawei 국내지사)이 후원을 해줬고, 국내 대학 및 연구소에서 많은 사람들이 등록해줬는데 그 남은 돈이 고스란히 국내 학계 진흥에 쓰이지 못하고, ACM으로 가는건 좀 아니다 싶었다. 해서 ACM에 정산하면서 WKK 기금만큼은 그냥 한국정보과학회(KIISE)에 남겨주길 요청했다.

    ACM SIGCOMM 운영위 보기에 학회 운영 및 정산이 순조로왔던 덕인지, 우리의 요청이 흔쾌히 받아들여졌고, 해서 WKK 기금 2000만원은 ACM으로 이관되지 않고, 차기 국내 유치 국제학술대회를 위해 KIISE에 남게 되었다. 학술대회를 국내 유치하면서 수많은 학생들이 국제 학술대회를 쉽게 접해보고, 앞마당에서 숨쉬듯이 국제 활동을 시작하는 것을 보는게 제일 큰 보람이지만, 이번 기금 유지도 굉장히 뿌듯했다. 지금까지 열렸던 대규모 국제 학술대회들이 WWW 2014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국내 학계 진흥을 위해 재원을 썼던 전통에 CoNEXT도 보탤 수 있어서 기뻤다.

    2019년 SIGCOMM 학술대회는 북경에서 열린다. 이미 일본 교토, 인도 뉴델리, 홍콩에서 열렸으니 아시아권에서는 한국도 유치할 때가 됐다. 컴퓨터 네트워크 분야 최고의 논문들이 발표되는 SIGCOMM이 한국에서 열리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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