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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SC vs 69개 최우수 학술대회
    Professional 2024. 9. 11. 00:29

    전산학은 자연과학 또는 타 공학분야와는 달리 저널보다는 학술대회가 주요 연구 실적을 발표하는 장이다. 왜 그렇게 됐는지 살펴보자면 전산학이 2차대전 이후 항공 여행이 급속도로 확대된 시대에 발달한 학문이기 때문이라는 설이다. 신생 분야이다보니 이산수학, 통신, 산업공학 등등의 인접 분야에서 전산학으로 옮겨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였고 그래서 서로를 잘 모르다보니 논문 심사할 때 서면으로 보다는 만나서 심사하게 되면서 논문 심사위원들이 최종 심사를 대면으로 하는 전통이 자리잡았고, 대면을 매달 할 수 없으니 연례행사가 되었다고 보면 될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해외에서는 학술대회 논문으로 승진도 하고, 과제 수주도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가, 2000년대 초반 국내에 자리잡으면서 고생이 많았다. 국가 과제에서 실적으로 안 인정해주니 전산 분야가 아닌 타 분야와 경쟁해야하는 상황에서 전산학자들은 늘 불리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산학계 전쳬가 다같이 한림원 정책 과제부터 한국정보과학회 포럼 진행, 우수학술대회 선정 등등의 노력을 통해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혔다고 생각한다.

     

    헌데 아직도 자연과학 분야에 계신 분들에겐 이해가 안 가는 면이 있나보다. 언젠가 국가과학기술자문회 심의회의 이후 저녁을 하는 자리였다. 어쩌다 보니 실적 평가 방법론에 대한 얘기가 나왔고, 전산학 분야는 타 분야와는 달리 학술대회가 중요하다는 말을 했다. 앞자리에 앉으신 자연과학도께서 그런 학술대회가 뭐가 있냐고 물으셔서 수십개라고 답을 했더니  깜짝 놀라셨다. 아니 어떻게 최우수 학술대회가 서너개도 아니고 수십개냐고 하셨다. 난 그 자리에서 뒷통수를 맞은 것 같았다. 그 유명한 NSC 3대 저널이 자연과학 거의 전 분야를 망라하는데 전산학 한 분야에서 최우수가 수십개. 아, 전산학 분야의 수월성 평가가 왜 타 분야에선 이해가 안 가는지를 깨달았다. 전산학 분야의 최우수 학술대회는 NSC 저널들처럼 매주 나오지 않고, 1년에 1번 프로시딩이 나오고, 많은 학술대회들이 단일 트랙으로 구성되서 논문의 수도 많지 않음을 타 분야에선 모르기 때문이였다.

     

    단순하게 계산을 해보자. 우선 Nature부터 보자. 매주 20~30개의 연구 논문이 발표된다. 1년이 52주이니 적어도 1,000편 이상이 된다. 다음 Science를 보자. Nature에 비해서는 적은 수로 매주 10~15편의 논문이 발표된다고 한다. 그래도 1년이면 500편은 된다. 마지막으로 Cell. Cell은 격주로 나오고 논문 수도 Science처럼 10~15편을 싣는다. 1년이면 250편 이상. NSC 총합은 매년 1750편 이상이다. 단순 논문 뿐 아니라 editorial, perspective, review 등등 다양한 형태의 연구 결과물들이 실리기 때문에 실제 노출시키는 논문 편수는 3000편 이상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럼 이제 전산 분야 최우수 학술대회를 살펴보자. ACM SIGCOMM의 경우 1년에 한 번 30~40편 정도의 논문을 싣는다. OSDI, NSDI, SOSP, ATC 등과 같은 시스템 & 네트워킹 분야 학술대회도 다르지 않다 30~50편 정도? 특별하게 대규모 학회들이 있기는 하다. CHI나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폭발한 AI 분야 학술대회들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oral, spotlight 기회가 주어지는 논문수는 제한적이다. 몇몇 대형 학술대회를 빼면 69개 학술대회 논문을 다 더해도 2000편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자연과학 전 분야를 망라해도 수천편인데, 전산학 분야만으로 2000편을 NSC급이라고 하면 될까? 음, 단순 편수 비교가 공평한지 모르겠지만 좀더 생각해볼 여지는 있는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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