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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임교원 인터뷰 (Job talk)
    Professional 2007. 6. 7. 18:15

    늘 그렇듯이 이번 학기에도 신임교원 인터뷰가 여럿 있었다.  우리 학과에서는 신임교원 인터뷰를 이틀에 걸쳐서 하는데, 총장님부터해서 보직교수님들과의 면담, 학과 교수님들과의 개별면담, 1시간 반가량의 세미나, 그리고 회식을 한다.  신임교원 세미나는 소위 job talk라고 해서 박사연구내용 뿐만 아니라, 어떤 내용의 과목을 가르칠 수 있겠다는 박학다식함도 뽐내야하고, 앞으로 연구에 대한 어떤 비젼이 있으니까 나를 꼭 뽑아야한다는 세일즈도 해야하고, 그 와중에 내 박사 연구내용이 얼마나 intellectually original하고 impact가 컸나까지 보여야하니 그야말로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줘야하는 "종합선물세트"이다.  발표 대상이 학회때처럼 자기 분야 사람들이 아니라 전산학 전분야 사람들이기 때문에 발표 초반에 자기 분야에 대한 서론적인 내용도 짧고 이해하기 쉽게 들어가야하는 부담도 있다.  보직, 학과교수들과의 개별면담에서는 특정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이 있을 수도 있고, 학생 지도를 어떻게 하겠냐는 비젼에 대해 물어올 수도 있고, 앞으로 10년내에 어떻게 자기 분야에서 알아주는 전문가가 되겠느냐, 자신이 책임연구원으로 어느 규모의 과제를 수행해낼 수 있겠느냐, 해외에서의 인지도는 어떻게 관리하겠느냐 등등 많은 질문이 오고 간다. 

    Job interview는 직장이 걸린 문제라서 준비를 심각하게 해야한다.  내가 아는 친구 하나는 연습 발표만 일곱번을 넘게 했다.  내가 그 친구 연습 발표에만 다섯 번쯤 갔으니까.  내가 미국에서 박사를 따고 job market에 나갔을 때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인터뷰를 다섯 군데 이상 했다.  2달 정도는 들락날락 인터뷰만 하고 돌아다녔다.  그렇게 많이 돌아다녀야하나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직장이 정해지기까지는 job interview가 자신의 연구 결과를 알리는 PR의 기회도 되고, 여러 사람을 만나서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도 되고, 세미나때 들어오는 질문을 통해 연구 결과를 더 향상시킬 수 있기도 하기 때문에 다다익선이다.

    위의 이유로 해서 Job talk은 박사 과정 학생들에게는 정말 좋은 배움의 기회이다.  자기가 전혀 모르는 분야의 세미나라고 해도 여늬 학회에서와는 달리 초반에 기초적인 내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도움이 되고, 교수들이 하는 날카로운 질문을 내가 받았으면 어떻게 대답할까 생각해보면, 궁극적으로 내가 왜 박사를 하나, 내 박사 논문 내용이 어떤 가치가 있나를 짚어볼 수 있고, 그리고 잘한 세미나는 논문읽는 것보다 더 쉽게 내용을 파악할 수 있으니까 무조건 플러스.  예전에 내가 박사과정일 때는 올해의 job market의 스타가 온다고 하면 도대체 무슨 연구로 박사를 받았기에 모두가 원하는 스타가 됐을까 시샘 반 호기심 반으로 박사과정 학생들이 떼거지로 몰려가 들었던 기억이 난다.

    석사다닐 때 한 선배 왈, "세미나는 공짠데 무조건 들어야지" 했더랬다.  그렇다, 세미나는 정말 떠먹여주는 밥이다.  준비하는 사람이야 고달프겠지만, 오늘도 나는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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