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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 인력 양성을 위한 재고Miscellanies 2018. 11. 30. 18:52
다음 주에 '여성 과학 기술인 정책, 4차 산업 혁명시대를 준비하는가'라는 주제로 한림원탁토론회가 열린다. 패널로 초청받아 짧게 준비한 의견을 적어봤다. 자세한 정책 자료는 발제맡으신 분들이 준비하셨는데 그 분들 자료에 비하면 준비가 미약하지만, 내 나름 고민한 내용이다. 무슨 내용을 어떻게 더 얘기해야할지 주말에도 꾸준히 고민해봐야겠다.
초연결성, 초지능화, 융합화로 특징지어지는 4차 산업혁명은 융합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 인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융합적 인재 교육방법론에 대해서는 아직 적당한 대응책이 없다고 판단됩니다. 대부분의 학문은 전공자들 위주로 설계되어 있고, 융합을 고려한 교과과정 설계는 흔하지 않습니다. 전산학 분야 국제학술협회인 ACM(Association for Computing Machinery)의 교과과정 가이드라인을 보더라도 Computer Science, Computer Engineering, Information Systems, Information Technology, Software Engineering 다섯개 전공에 대한 내용만 있지, 융합을 위한 교과과정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타분야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해서 대부분의 학문적 융합은 대학원 과정에서 먼저 시도됩니다. 교과과정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4년 이내에 학부 전공 2개 이상을 다루게 하면 어느 한 전공도 자신있게 다루지 못할 수 있습니다.
현재 융합 인재 수요에 대한 답은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카이스트의 경우, 전산학부에 속한 학부생 수가 674명인데 비해, 부전공, 복수전공으로 전산학부를 택한 학부생 수도 243명으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서울대의 경우, 최근 전산학부 부전공자가 크게 늘어 정원의 2배수로 제한하여 성적순으로 승인합니다. 미국 MIT에서는 부전공자를 포함하면 신입생의 90% 이상이 전산학을 하는 셈이라고 합니다. 융합을 고려하지 않은 교과과정 하에서는 이런 복수전공 또는 부전공이 최선이라고 판단됩니다. 새로운 학문이 자리를 잡고 필요한 교육인력을 배출해내는데는 적어도 2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모든 학문과의 융합을 고려한 재설계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복수전공, 부전공은 재학 기간을 연장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장학금 및 기숙사 등등 학교 인프라 재정비가 필요합니다.
융합 교육은 대학교에서만 한정해서는 안 됩니다. 초중고 교과과정에도 반영되어야 합니다. 국어, 수학과 같은 핵심 교과목으로 정보과학이 포함되어야 하고, 융합과 팀 프로젝트를 경험해보는 교과를 제안합니다. 지식을 응용해서 적용하는 노력을 방과 후 활동이나 동아리 활동으로 미루지 말고, 교과과정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4차 산업 시대에 여성 인력의 역할에 대해 간략하게 적어보겠습니다. 제가 대학교 입학할 때 공대 여학생의 비율이 3%였습니다. 저에겐 평생 제 분야에 제 또래는 3%이라는 선고입니다. 현재 카이스트 전산학부 여학생의 비율은 학부 15%, 석사 12%, 박사 10%입니다. 30년 전에 비해서는 크게 호전되었지만, 아직 요원합니다. 학부 여학생의 비율을 높이려면 과학고 여학생 비율을 높여야하고, 그러려면 여중생들을 적극 지원해야합니다. 전국 공대 여성교수 비율이 5%가 안되는 현실에서 이 비율이 20%까지 올라오는데 20년 이상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여성 인력 양성은 산업계에서도 절대 중요합니다. 소비자의 반이 여성인 현실에서 소비자를 대변하지 않는 인력 구조는 큰 약점입니다. 여성 인력 양성을 위한 획기적이며 적극적인 정부 지원이 절실합니다.
p.s. 한국과학기술한림원(KAST)과 공학한림원(NAEK)에서 다양한 정책 관련 포럼을 주최하고 자료집을 배포하고 있다. 국내외 상황과 관련된 자료는 아래 링크에서 쉽게 살펴 볼 수있다. 해당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이 정리되어 있어서 국내 과학계 현황과 미래 정책 방향에 대해 훑어보기 좋다.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탁토론회 자료: https://kast.or.kr/kr/space/data.php?h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