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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공 비결
    Professional 2007. 4. 25. 21:19
    지난 주에는 IT붐 때 한창 유명했던 벤쳐에서 일해서 제법 부자가 된 한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였다. 그 친구는 서울대 학사에 카이스트 석사 출신이였는데, 자기 학번 아래위로 카이스트 출신 창업성공담이 부지기수이다. 한창 바빴던 90년대를 유학으로 외국에서 보내고 돌아와 카이스트 교수가 된 나로써는 카이스트의 무엇이 지난 10년간 한국의 IT붐을 이끌어오게 했는지 궁금했다. 그 친구 왈, 기숙사에서 같이들 보낸 시간이 아이디어를 공유하기에 너무 좋았고, 대학원 시절 했던 과제들 중에서 실제 업무에 가까우면서도 또 완전 노가다가 아닌 그런 과제들이 실무를 익히고 전산분야에 대한 감을 잡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내 생각컨데, 지금도 그것은 하고 있으니까 지속적으로 다음 세대 IT 주자들이 나올 수 있으리라고 낙관해본다.

    똑같은 질문을 오늘 점심 먹으면서 학과 교수님들께 해봤다. 어떻게 생각하시느냐. 그랬더니, 참 재밌는 답이 돌아왔다. 실은 이런저런 학번의 학생들은 잘 챙겨주지 못했다. 카이스트가 서울에서 대전으로 이전하면서 아직 인프라가 많이 부족했던 대전으로 교수들이 가족과 함께 옮기지 못했고, 자연히 서울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많았단다. 그래서 학생들이 공부할 것도 많이 없고, 또 대전이 아직 개발이 덜 되어서 놀 곳도 별로 없고 해서, 죽어라 연구실에서 컴퓨터 게임하면서 (그 때는 아주 단순한 텍스트기반의 게임들을 했었더랬다) 놀다보니까 더 나은 게임개발도 하고, 뭐도 하고 그런 것 아니겠냐. 똑똑한 학생들은 학생들이 알아서하게 내버려둬야한다. 뭐 이런 얘기. ㅍㅎㅎㅎㅎ

    그래서 초보 교수는 갈등한다. 학생들을 쪼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카이스트 전산학과는 1973년 응용수학과 대학원 과정으로 시작해서 1975년 전산학과로 이름을 바꿨다. 서울대 계산통계학과가 1975년, 컴퓨터공학과가 1978년에 학사과정을 시작해서 1979년, 1982년에서야 대학원 과정이 생겼음을 상기하면 거의 10년을 다른 곳보다 먼저 전산학을 시작한 곳이다. 그만큼 졸업생들의 경력도 화려하며 국내 전산업계의 역사를 써 온 셈이다. 이제부터는 어떻게 지금까지의 성공을 계속 할 수 있느냐는게 중요하다. 국내에 없던 컴퓨터 산업시장이 제법 커진 지금,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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