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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잔공대(EPFL) 교수와의 대화 후기
    Visits 2016. 6. 16. 20:35

    EPFL의 Babak Falsafi 교수가 오늘 전산학부에서 세미나를 했다.  난 Falsafi 교수가 준비했던 2015년 독일 Dagstuhl Seminar on Rackscale Computing에서 처음 그를 처음 만났고, 오늘이 두번째였다. 

    스위스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ETH Zurich과 EPFL. ETH는 여러 번 가봤지만, EPFL은 아직 못가봤다. 양쪽 대학 모두 내 분야에는 잘 하는 교수들이 있어서 비슷하려니 했는데 세미나 끝나고 잠시 얘기하면서 EPFL에 대해 내가 전혀 몰랐음을 깨달았다. 다 알다시피 ETH는 독일어를 쓰고, EPFL은 불어를 쓴다. ETH가 수십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전통깊은 연구/교육기관임에 비해, EPFL은 20년 전까지만 해도 박사과정없이 학부생만 4000명 규모의 학교였단다. 지방정부에서 학교 규모 확장에 의지를 세워 적극 투자를 시작한게 불과 15년 전. 학생수는 4천명에서 만명으로 늘었다. ETH가 독일식으로 운영되는데 반해 EPFL은 미국식으로 운영된다기에 그 차이가 뭐냐 했더니 학생 선발 (12월 지원서 마감, 봄에 prospective candidate 초청 워크샵, 학과내 fellowship 운영, 석박사 기간중 업계 인턴쉽 장려, 매년 전체 학생 리뷰 등등), 교수 선발 및 승진 (12월 지원서 마감, 2-3월 인터뷰, 외부 추천서 적극 활용, 학과내 교수들로 선발/승진 위원회 구성, 신임교원 후보 개별 심층 인터뷰, 테뉴어제도)라고 한다. 독일식 제도하에서는 테뉴어 없이 조교수 6년을 하고 나면 다른 학교로 옮겨 자리잡고, 신임교원 후보 선발위원회 위원장이 타과 교수이고, 후보들을 모두 같은 날 불러 모아놓고 비교해서 결정한다고 한다.

    4천명에서 만명으로 늘리는게 문제없었냐, 기숙사/강의실은 어쩌구 있냐 했더니 지금 확장하느라고 바쁘단다. 몇 년전 우리 학교 같겠구나 싶었다. 학부생들은 모두 스위스 학생들이냐고 물었더니, 불어권에서는 EPFL이 제일 좋기 때문에 10%는 프랑스 학생들을 받는단다. 쿼터가 없으면 프랑스 학생들이 100%가 될수도 있다고 한다. 학부 교육은 철저하게 지방정부의 요구에 부응해 양적 팽창을 했지만, 대학원은 스위스 학생이 0%라고 한다. 스위스는 금융이 발달했고, 실제 금융권 종사자들이 돈을 잘 벌어서 이공계 대학원을 오는 학생들이 없단다. 좋은 대학원이 있어야 학부 교육도 세계적 수준이 되는 건 이해하겠지만, 대학원에 들어가는 스위스 세금은 어떻게 정당화하냐 물었더니 스위스는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살아남았기 때문에 교육에 투자하는게 쉽게 정당화된다고 한다. 최근 EPFL 전산과 박사 졸업생들이 미국 코넬대, 미시건대 교수가 된 것만으로도 EPFL의 역량을 보인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난 우리 학교 졸업생들도 외국 대학 교수로 자리잡고 있지만, 영어 애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포닥을 많이 한다, 그는 EPFL에 포닥을 보내달라 하고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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