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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등학교 졸업 30주년 홈커밍을 준비하며
    Miscellanies 2014. 9. 19. 18:36

    오늘 난생 처음으로 여중생들을 대상으로 전산학에 대해서 40분짜리 강의를 했다.  얼마만인가 여중생들을 이렇게 우르르 만나본게.  중학교 졸업하곤 처음 아닌가?  그렇쟎아도 모교에서 마침 가을 축제한다고 동문 선배들이 가셔서는 카톡방에 사진을 우르르 올려주셔서 보면서 옛날 생각하는 하루다.

    공부 마치고 직장 잡고 귀국했던 때다.  고등학교에서 부모님 댁으로 연락이 몇 번 왔었다고 들었는데 그 땐 너무 바빠서 무슨 일일까 생각해볼 틈도 없었다.  아이러브스쿨이 유행이였다고는 하지만, 거기도 들어가볼 짬이 없었고.  비단 나만이 아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20년쯤 후면, 대부분 직장에서 한참 과장, 부장하면서 바쁠때다.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도 애가 막 초등학교 졸업하고 중학교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학원 보내고, 뒤치닥거리가 신경쓰이기 시작할 때고.  해서 그 땐 보고 싶어도 짬을 내기가 정말 힘들었다.

    작년부턴가 홈커밍 30주년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10년 전과는 상황이 많이 바뀌어있었다.  나도 귀국해서 자리 잡은지 10년이 넘어 한숨 돌리고 있었고, 친구들도 아이들이 다 커서 대학을 들어갔고, 늦둥이들만 좀 남아있는 상황이였다.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냥 시간적인 여유만은 아니다.  더 늙기 전에, 아직 젊은 모습이 남아있을 때 한번 얼굴이라도 보고 싶어졌다.  졸업하고 30년, 길다면 꽤 긴 시간이였다.  철없던 어릴 땐 생각도 못했던 일들을 해봤고, 겪어냈고, 계속 살고 있다.  어릴 때 친했던 친구들도 많지만, 토닥거리고 투덕거리던 친구들도 있었고, 나는 친했다고 생각했는데 쟤는 아니라고 하고.  정신없이 엇갈리는 우정 전선에 갈등하던 기억들도 새록새록 돌아오겠지.  그래도 이젠 그 때 더 잘 지내지 못하고 더 놀지 못한 것만을 아쉬워할만한 너그러움을 가지고 싶다. "우리가 찬란한 지난 날들을 다 기록으로 남기지는 않지만 ... 여전히 그 날들에 대해 이야기할 수는 있지" (메이저 크라임스에서 어느 형사왈)

    우리나라 여성 평균 수명은 이미 80세를 넘어섰다.  앞으로도 30년은 더 남은 인생.  같이 갈 친구들 "지금 만나러 갑니다~"

    p.s. 메이저 크라임스는 본 적이 없다.  위의 글을 보여줬더니 친구가 보내준 인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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