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cellan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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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구반포Miscellanies 2006. 8. 11. 00:52
오랫만에 구반포에 갔다. 정확히 말하면 십수년만에 가 본 셈이다. 지하철 4호선 동작역에서 내려 복층 아파트인 97, 96동 앞을 지나, 예전에 뉴욕제과가 있던 상가 건물 앞을 거쳐 삼거리에서 세화여고쪽으로 틀어서 지하철 9호선 공사통에 있는 식당까지 걸어봤다. 어릴 적 자전거를 타고 맘껏 누빌 수 있게 여유롭던 주차장들이 이제는 꽉꽉 차있고, 앙상하게 어리기만 했던 나무들이 4,5층 건물 높이로 올라와 5층짜리 아파트를 덮어버릴듯 무성해졌고, 매미 소리들은 어찌나 시끄럽던지. 서울 사는 사람들에게도 고향이란게 있을까? 나는 뚝섬, 반포, 말죽거리에서 살아봤는데 어디가 고향일까? 고향이 시골인 사람들은 고향에 가면 오랜 친구들이 있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시고, 보고픈 사촌들이 있고 그렇겠지. 나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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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가기Miscellanies 2006. 7. 29. 19:28
다음 달이면 신규 아파트로 입주를 해야한다. 새 아파트라서 별 할 일이 없겠거니 했는데 실제로는 일이 참 많다. 붙박이장, 찬장, 벽지, 베란다 탄성팅 등에서 나오는 유독성분을 없애기 위해 "bake out"도 여러 번 해줘야하고, 구석구석 살펴서 시공 잘못된 곳도 손봐달라고 해야하고, 커텐, 블라인드도 정해서 달아야한다. 큰 맘 먹고 베란다에 정원도 만들기로 맘먹은 이상 정원가꾸기에 대한 공부도 해야한다. 제일 오래 죽이지 않고 가꾼 화분이라고해야 일 년 넘게 버티고 있는 내 사무실 앞의 홀리페페 화분이고, 그 흔한 양란 하나 겁이 나서 가져다 키워보지 못한 나로써는 큰 맘을 먹은 셈이다. 맘 먹은 것과 잘 키우는 것은 다른 얘기니까 두고볼 일이지만. 어릴 적 소꿉장난할 때 종이인형집 그려놓고는 놀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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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궁이 불 때는 법Miscellanies 2006. 3. 30. 02:30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게 바베큐하려고 숯달구는 거와는 엄청 다르게 힘들다는 것을 깨달은 주말이였다. 불이 왜 지펴지지 않았는지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나무가 잘 마르지 않아서라는 결론을 내렸다. 잘 마른 장작거리를 파는데가 없어서 길에서 굴러다니는 나뭇가지들을 모아 지피려고 했더니, 신문, 프린트물의 불쏘시개에서 전혀 나뭇가지로 불이 옮겨붙지 못하고 껍질만 좀 타는 듯 하다가는 꺼졌다. 옛날 대학 다닐 때 지리산 학교 수련관으로 엠티를 가면 아궁이에 불때서 가마솥밥을 해먹었었다. 그 때 동기친구가 어떻게 했었는지 기억을 좀 잘 해놓을걸. 처음에 숯을 좀 달궈 쓰면 좋았을까? 덜마른 나무로는 불을 못때나? 불쏘시개는 어느 정도나 필요한지? 방구들 화끈화끈하게 한두시간 때려면 나무가 얼마나 필요한지? 모르는거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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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까지 달려가기Miscellanies 2006. 3. 19. 23:41
이번 주에는 서울에 2번 다녀왔다. KTX를 자주 타게 되니까 점점 대범해져서 학교에서 택시로 출발하는 시간도 점점 짧아져 이번 목요일엔 결국 20분 남겨놓고 학교를 출발했다. 기차 출발 3분전에 대전역앞에서 택시내려서 길건너가 광장을 가로질러 2층으로 에스칼레이터를 뛰어올라가 공무할인권 제시하고, 이미 모니터로 플랫폼에 들어와있는게 보여서 기차표를 안파려는 매표원에게 다음 기차 자유권을 달라고해서는 달려가서 탔다. 서울서 주말에 내려올때는 서부역쪽 입구에 4분전에 도착해서 마찬가지로 에스칼레이터를 뛰어올라가, 철도회원권에 비즈니스카드로 역방향 (순방향보다 더 싸다) 티켓을 사서 넘어질듯이 에스칼레이터를 뛰어내려가 기차를 잡아탔다. "못 타세요" 말리는 매표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엔 2번이나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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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나도 blog 장만!Miscellanies 2006. 3. 7. 14:14
학생들 어깨너머 blog하는 걸 보면서 나도 장만해야지 생각만 하다가, 지난 2주 해외출장 다녀온 김에 드디어 만들었다! blog란게 개인적 기록이기는 한데, 누구나 다 볼 수 있는 내용이라, 아마 적응하는데 나름대로 시간이 걸릴 매체라고 생각된다. 학생들 blog를 보면, 행간의 뜻을 읽어하는 듯, 거의 암호문처럼 적혀있는데 싸이질을 안해본 나로써는 쉽지 않을 듯. 지극히 개인적인 내용을 공개적으로 쓰다보니 생겨난, 내겐 다소 생소한 문체다. (나도 이미 구사하고 있는 건가? 적응된 건가?) 나는 일단은 여행을 다녀온 후기처럼, 친구들, 학생들, 가족들과 나누고 싶은 내용을 올려놓는데 쓸 것 같다. http://cs.kaist.ac.kr/~sbmoon 의 홈피에는 늘 그랬듯이 공식적인 내용을 정리해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