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cellan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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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대회 논문 발표 후의 Q&A 준비Miscellanies 2023. 5. 23. 23:07
이번 달 초 로마에서 열리는 EuroSys 2023에 참석하고 왔다. 코로나 이후 처음 참석하는 국제학술대회인데 한국에서 많은 논문들이 발표되었다. 전체 논문 55개 중에서 국내 학교/기관이 주저자인 논문들이 10개, 한국인 저자가 포함된 다른 논문들까지 합하면 거의 1/4 아닐까 싶다. 매끄럽고 자신감 있게 발표들은 또 얼마나 잘하는지 미소 짓느라 주름이 늘었을 정도다. 발표 연습을 많이 했겠구나 싶었다. EuroSys 2023 학회는 이태리의 서울대에 해당되는 La Sapienza University의 Auditorium Antonianum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청중석에서 강연을 듣기에는 음향이 훌륭했는데 반대로는 잘 안 들렸다. Q&A 진행하면서 단상에 서 있는 연사가 질문들이 잘 안 들려 답변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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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표 관상학Miscellanies 2022. 11. 17. 14:21
입시철이다. 고등학생들은 수능 준비에 여념이 없고, 대학 졸업반은 취업과 진학에 신경쓰느라 가을학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것이다. 교수들은 중요 업무가 학생 지도이다보니 학생들의 성적표와 이력서를 많이 보게 된다. 지난 20년간 최소한 수천명의 성적표를 봤고 [주1], 수백명의 학생들을 상담했다. 그러다보니 성적표만 봐도 이 학생이 어떤 학부생활을 했구나가 대충 짐작이 간다. 성적표만으로 판단하지는 않지만, 일단 한 학생이 어떻게 성장해왔는지 큰 흐름을 잡을 수는 있다. 나름 통계에 기반한 성적표의 관상학을 풀어놔본다. 우선, 기초 교양 과목 성적과 전공 과목 성적이 차이가 제법 나는 학생들이 있다. 전공 성적이 좋으면 전공이 적성에 잘 맞는 거라서 대학원 진학 시 자기 소개서에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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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치아픔: 팬데믹 시대의 해외 출장비 계정 처리Miscellanies 2022. 1. 6. 19:15
작년 말이다. 2월말 해외 행사 참여를 고심하다가 그 때쯤이면 팬데믹 상황이 좀 좋아지지 않을까 희망을 가지고 출장을 결정했다. 지난 2년간 해외 학회에 가보지 못한 학생 한 명도 같이. 헌데 일정이 2.28부터 3.1까지 이틀. 출장비를 쓰려던 계정은 2.28에 닫혀서 3.1에는 적용이 안 된단다. 학교 본부 연구처에 전화해서 2.28까지 열린 계정이니 만에 하나 법적으로 문제가 되면 책임지겠다고 얘기하고는 출장 허가를 받았다. 과제 자체는 2022.2.28까지 공식 기간이지만 실질적인 정산은 작년 12월에 마감이였다. 1~2월에는 인건비 이외의 다른 비용은 처리가 어려워 비행기표를 12월에 바로 결재했다. 오늘 새로운 반전. 막 이멜로 해당 행사가 온라인으로 변경되었다고 알려왔다. 비행기표는 다행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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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기고문: "아이들 미래 위한다면 코딩부터 가르쳐야"Miscellanies 2021. 9. 13. 12:27
https://n.news.naver.com/article/310/0000090494 50대의 나는 어린 시절 미닫이문이 달렸던 흑백 텔레비전을 기억한다. 드라마 '여로'가 끝나면 채널을 돌리러 달려가는 건 집안 막내 담당. 그러나 동생은 너무 어려서 내가 많이 했던 것 같다. 그 후 컬러 텔레비전도 좋았지만, 리모컨의 등장은 가히 혁명이었다. 소파에 누워서 손가락만 까딱하면 되는 편리함이라니. 텔레비전에 오디오 시스템이 붙고, VHS 플레이어, 케이블 TV 셋탑박스가 추가되면서 조작해야 하는 리모컨 수가 서너 개로 늘었다. 아버지는 여러 개의 리모컨에 적응하셨지만, 어머니는 아버지에 의존해 VHS 비디오 플레이어를 샀을 때부터 전자제품엔 손을 놓으셨다. 전자제품 작동에 능숙해지려면 시간과 노력이 좀 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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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사회 서열화의 단면Miscellanies 2021. 8. 6. 14:14
책상 앞에 앉아 이런 저런 궁금한 게 생기면 논문을 찾아보기도 하고 웹 검색을 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다른 과 교수들, 다른 학교 교수들이 어느 학과에 소속되어 있고 무슨 연구를 하나 살펴보기도 한다. 검색 결과에는 어느 과 소속이라고 나오는데 막상 그 과에 가 보면 학과 이름이 틀렸는지 소속을 옮겼는지 없는 경우도 있다. 헌데 그 학과에 있는지 없는지를 보는게 쉽지 않을 때도 있다. 구성원이 가나다 순으로 나열되어 있지 않아서이다. 외부인으로써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순서로 구성원들이 웹 페이지에 소개되어 있다. 학과 부임 순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웹 페이지는 학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 유지하는 사이버 공간이다. 그 웹페이지에 찾아오는 사람들 중에서 학과 교수들 부임 순서를 궁금해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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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 기고문] 빨간 돼지저금통에서 클라우드로Miscellanies 2019. 8. 20. 09:45
http://www.daejonilbo.com/news/newsitem.asp?pk_no=1383372 대전일보 :: [외부기고] 빨간 돼지저금통에서 클라우드로 어릴 때 문방구점에 가면 한구석 가득 빨간 돼지저금통이 쌓여 있었다. 설날 세뱃돈으로 그 빨간 저금통을 ... www.daejonilbo.com 어릴 때 문방구점에 가면 한구석 가득 빨간 돼지저금통이 쌓여 있었다. 설날 세뱃돈으로 그 빨간 저금통을 사서 용돈을 모았던 기억이 있다. 요즘엔 학생들을 위한 용돈관리 특화 신용카드가 나와서 현금으로 받는 용돈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 필자가 자랄 때 용돈을 모아 샀던 것 중에 제일 큰 물건이 컴퓨터였다. 전공이 컴퓨터라서 대학 들어와 알바비와 용돈을 긁어모아 샀다. 플로피 디스크에 이런저런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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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 인력 양성을 위한 재고Miscellanies 2018. 11. 30. 18:52
다음 주에 '여성 과학 기술인 정책, 4차 산업 혁명시대를 준비하는가'라는 주제로 한림원탁토론회가 열린다. 패널로 초청받아 짧게 준비한 의견을 적어봤다. 자세한 정책 자료는 발제맡으신 분들이 준비하셨는데 그 분들 자료에 비하면 준비가 미약하지만, 내 나름 고민한 내용이다. 무슨 내용을 어떻게 더 얘기해야할지 주말에도 꾸준히 고민해봐야겠다. 초연결성, 초지능화, 융합화로 특징지어지는 4차 산업혁명은 융합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 인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융합적 인재 교육방법론에 대해서는 아직 적당한 대응책이 없다고 판단됩니다. 대부분의 학문은 전공자들 위주로 설계되어 있고, 융합을 고려한 교과과정 설계는 흔하지 않습니다. 전산학 분야 국제학술협회인 ACM(Association for Compu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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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나믹 코리아 (I): 아프리카와 우리Miscellanies 2015. 2. 9. 16:07
방학이지만 강의만 없다 뿐이지, 여늬 때처럼 학교 안팎으로 분주하다. 이번 주에는 중국 칭화대에서 방문단이 학교에 오는데 우리 전산학과에도 한 시간 방문하기로 되어 있어서 학과장님께서 국제협력위의 참석을 부탁해오셨다. 작년 한 해 우리 학과 국제협력위에서 챙겼던 교류 내역을 살펴보면 러시아, 태국, 우즈베키스탄, 독일, 덴마크, 이스라엘 등등이다. 미국보다는 유럽, 아시아권 대학들이 더 많다. 거리상의 잇점도 있을테고, 국가별 국제 협력에 대한 우선순위가 다른 이유도 있는 것 같다. 학과 차원 교류를 빼고, 초청 세미나, 공동 과제, 과제비 수주 등으로 살펴보면 아마도 미국이 제일 많았겠지만.몇 년 전인가 아프리카 유수 대학의 전산학과 학과장과 단대 학장들을 초청해서 국제교류 가능성 타진을 위한 워크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