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cellan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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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대하는 대학원생 이상형Miscellanies 2012. 5. 12. 16:21
매년 8월말이면 우리 학교에서는 차기년도 대학원생 선발을 위한 입시가 치뤄진다. 1차 서류 전형, 2차 면접, 3차 입시 사정 회의를 거쳐서 석박사 신입생들을 선발하고, 우리 과의 경우에는 그 다음해 입학 후 랩소개 및 교수 면담을 거쳐서 지도교수를 결정하게 된다. 매년 100-200건이 넘는 서류 전형에 사나흘에 걸친 면접에서는 학부 때 착실하게 기본을 다졌는지, 그리고 입학 후 랩소개 및 개별 면담을 할 때도 학생들 개개인의 능력을 살펴보느라 바쁜다. 내가 원하는 대학원생 상은 나름 뚜렷한데 막상 입시 및 랩 소개 때는 얘기할 기회가 없어서 한 번 정리보기로 한다. 우선 학부 때 전산과 기초를 다지는 과목들을 충실히 들었가 중요하다. 이산 수학, 확률과 통계, 알고리즘, 오토마타 외에도 수학, 통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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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과 아쉬운 언론의 순기능Miscellanies 2012. 5. 8. 21:48
2008년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고에서 안식년할 때다. 안식년의 멋진 마무리를 위해서 Yosemite National Park로 캠핑을 갔다. 공원내 여러 군데 다녀봤지만 제일 인상에 남았던 건 Half Dome. 90도를 넘는 느낌의 경사벽을 밧줄에 매달려 올라가야되는 암벽으로 요세미티 공원의 상징이다. 너다섯시간 걸려 암벽 밑에 도달해서 바라보니 마지막 경사벽을 올라가는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내 머리 위로 줄줄줄 올라가는 사람들 중에 하나라도 줄을 놓쳐서 내 머리위로 떨어지면 엄청난 사고가 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녀온 친구들 중 한둘은 위험하니까 가지 말라고 말리기도 했다. 내가 가기 바로 전인가 다녀와서 얼마 안 가서인가는 쳐놓은 밧줄 잡지 않고 따로 옆으로 올라가던 사람이 떨어져 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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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여론수집 만병통치약Miscellanies 2011. 11. 30. 13:07
연말이면 몰려오는 설문조사를 이멜함에서 지우기도 지친다. 마음 같아서야 다 해주고 싶어도 시간이 없다. 이런 설문조사 열심히 하고, 의견란에 정책에 대해 건의하고 싶은 내용 열심히 쓰면 언젠가 바뀔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희망때문이라도 해주고 싶다. 근데 내가 뭔가 잘못 해서 나한테만 이렇게 많이 오는지 다른 교수들도 마찬가지인지 궁금하다. 대한민국만 이런지 다른 나라 교수들도 설문조사로 바쁜지 궁금하다. 설문조사가 여론 수집의 "만병통치약"이 된 듯한데 정말 그럴까? 더 좋은 방법이 정말 없는 걸까? 2011-01-07 NTIS사업단 "현 정부의 과학기술정책 평가를 위한 전문가 설문조사" 2011-01-15 KAIST "KAIST 40년 기념 엠블렘 시안 선정 설문조사" 2011-01-24 KAIST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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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능 물질, 서일본에도Miscellanies 2011. 11. 17. 12:50
http://www.asahi.com/national/update/1114/TKY201111140338.html 「福島原発の放射性物質、西日本にも」研究チーム解析 2011년 11월 15일 아사히 신문 기사 번역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능 물질, 서일본에도' 연구팀 해석 도쿄 전력 후쿠시마 제일 원자력 발전의 사고로 대기중에 방출된 방사성 물질이, 서일본이나 홋카이도에도 확산하고 있다고 일.미.유럽의 연구팀이 해석했다.15일의 PNAS의 전자판에 발표한다.문부 과학성은 나가노·군마현경계에서 오염의 확대가 멈췄다는 견해를 나타냈지만, 그 서쪽에서도 「적은 양이지만 침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미 우주 연구 대학 연합(USRA)의 야스나리 텟페이 외 연구원들은, 대기중의 오염물질의 확산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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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Miscellanies 2011. 10. 12. 12:47
KAIST 온 지 벌써 9년째. 공식적으로는 내년 가을에 두 번째 안식년을 갈 수 있는 햇수다. 그리고 낼모레면 곧 50대. 이쯤 되면 신임교원들의 패기와 정열이 부러워지기 시작하고, 딸리는 체력에 시름만 늘어서 내가 앞으로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들기 시작한다. 이럴 때면 옛날에 심악 이숭녕 선생님께 들었던 말씀을 되새기면서 내 자신을 추스린다. 대학에 갓 들어갔을 때였나보다. 이모, 이모부께서 부모님과 같이 사촌 오빠 한둘을 데리고 심악 선생님께 세배를 드리러 갔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조그만 이층집에 사셨더랬는데 일이층 마루 모두 책장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고, 이층 책장 사이를 지나 서재에서 뵈었던 것 같다. 이런저런 말씀을 나누다가 선생님께서 어떻게 평생 연구를 해오셨나 얘기를 해주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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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비수도권과 국내 비수도권에 대한 인식차Miscellanies 2011. 5. 3. 17:16
올여름 일정이 거의 확정되어 가고 있다. 내가 가야하는 외국 출장도 몇 개 있고, 카이스트에 방문하는 외국 교수들 호스팅도 여럿이다. 그 중 한 명은 6월과 8월에 두 번이나 카이스트를 방문한다. 6월 방문은 한국에 다른 일정 때문에 왔다가 카이스트에 오고 싶다고 연락이 와서 호스팅하는 것이고, 8월 방문은 국내 행사에 내가 초청한 경우이다. 연구 같이 하는 외국 몇몇 친구들도 일이주 방문할 계획이고. 들락날락하면서 방문하는 친구들 챙기느라 나름 바쁠 것 같다. 10년 넘는 외국 생활에서 사귄 외국 친구들이 많이들 나를 보러 왔다갔다. 몇몇은 서너번도 넘게 다녀가기도 했으니 서울 사시는 부모님보다 더 자주 다녀간 셈인가? 외국 친구들에게 있어서 대전은 공항에서 버스타고 2시간 반 오면 되는 친구가 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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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의 뜻읽기Miscellanies 2011. 4. 12. 23:55
아침에 부모님이 거신 전화에 놀라 깼다. 아버지께서 대뜸 "뉴스에 감사 결과 카이스트 교수 177명이나 징계당했단다" 하시는게 아닌가? 아무리 잠결이라고 해도 500명이 채 안되는 교수들 중에서 177명이나? 내가 도대체 사깃꾼 집단에서 일하고 있단 말인가? 벌떡 일어나 "저도 지난 번 감사 때 출장비 중복 지급 받았다고 지적되서 40만원쯤 토해냈어요.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를 하고 있는 학교에서 교수들 삼 분의 일이나 이상한 짓을 하고 있다면 그게 더 이상한 거죠! 행간의 뜻을 좀 읽어주세요!" 하고 전화끊고는 학교로 달려왔다. 지난 1-2월에 교과부 감사 때문에 학교 행정이 마비됐었다. 지난 3년간 사용한 모든 경비 내역 및 출장시 강의 보강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내용이 나한테는 주였다. 학기 중에 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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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강의에 부쳐Miscellanies 2011. 4. 10. 16:56
지지난 주에 보스톤에서 열린 학회에 다녀왔다. 내 지도학생이 하필이면 학술대회 첫 논문 발표자가 되는 바람에 나까지 무척 긴장했더랬다. 초청 강연 없이 8시 45분에 학술대회 준비 과정에 대한 간단한 대회장의 소개 후 9시부터 바로 논문 발표에 들어가는데 내 학생이 일번 타자가 되었으니 긴장될 밖에. 그 학생은 학부 때 여름방학 영어 연수와 대학원 과정 중에 미국에 8개월 다녀온 적이 있어서 영어가 조금 되기는 하지만, 전통 한국식 영어 발음을 구사하는 토종이다. 발표는 영어도 중요하지만 연구 내용을 짜임새, 조리있게 구성해서 전달해줘야하는데 발표 내용도 많이 다듬었고 연습만 열번 가까이 해봤더래서였는지 크게 떨지 않고 잘 마쳤다. 질문도 많이 들어왔더랬는데, 원체 토론에는 강한 학생이라 영어로 답해야했..